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대구대 총장을 거쳐 참여정부 초대 교육부장관을 지낸 윤덕홍 전 교육부총리가 오는 6월 4일 치러지는 서울교육감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윤 전 부총리는 지난 4월 28일 기자회견을 열어 교육감 후보로 나설 것임을 밝혔다.

하지만 현재 진보민주성향 후보들의 단일화 절차가 마무리된 상황이라, 경선에 참여하지 않고 뒤늦게 출마를 선언하는 것이 옳은 일인지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더불어 윤 전 총리가 출마를 선언하면서 제시한 여론조사 결과의 객관성에 대해 여러 가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론조사 기관인 '한국인텔리서치'가 지난 4월 26일 19세 이상 유권자 1010명에게 물은 결과, 윤덕홍 전 부총리는 25.5%의 지지율을, 문용린 교육감은 21.6%의 지지율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여론조사는 윤덕홍 전 부총리측의 의뢰로 진행된 것이다.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 공개된 조사대상 및 표본크기, 설문 문항 등을 살펴보면 신뢰성에 대한 의문은 더욱 커진다(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는 지난 3월 5일 만들어졌는데, 정당 지지도나 당선인을 예상하게 하는 여론조사 결과의 객관성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공직선거법 개정에 따라 설치한 것이다).

표본(응답자수)은 총 1010명으로 남성 476명, 여성 534명으로 비슷하다. 연령별로 보면 60대 이상이 530명으로 전체 표본의 52.4%를 차지하고 있고, 50대 234명, 40대 130명, 20~30대는 고작 116명이다. 연령별 가중치를 부여한다고 하더라도 60대 이상이 지나치게 많고, 젊은층의 비율이 너무 낮다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윤덕홍 전 부총리, 여론조사 1위 홍보하며 출마 선언

 윤덕홍 전 부총리가 서울교육감 출마 선언을 한 근거라는 여론조사 결과.
 윤덕홍 전 부총리가 서울교육감 출마 선언을 한 근거라는 여론조사 결과.
ⓒ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캡쳐

관련사진보기


이 조사는 지난 26일 하루 동안 19세 이상 서울 유권자를 대상으로 ARS(자동응답시스템)을 이용 RDD방식(무작위 전화 걸기)으로 진행되었는데, 무선전화는 하나도 없고 모두 유선전화로 진행됐다. 토요일에 유선전화로만 조사를 했다는 것 역시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특히 응답률이 3.0%로 너무 낮다. 물론 최근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여론조사 응답률과 조사 질의 상관관계가 모호해지고 있다는 연구 사례가 나오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지만, 낮은 응답률에 마냥 신뢰를 보낼 수 없는 건 사실이다. 이번 여론조사는 RDD방식으로 이뤄졌는데, 무작위로 9만4590건의 전화를 걸어 결번 등 비적격번호와 통화중 등 연결실패 번호 6만1450건을 제외하고 성공한 통화가 총 3만3240건이다. 이 중에서 중도에 전화를 끊거나 응답을 거부한 것이 3만2230건이고 제대로 응답을 한 경우는 1010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설문 문항에도 문제가 있다. 특히 "만약 서울교육감 선거에서 진보성향 후보들이 단일화를 한다면 단일 후보로 다음 둘 중 누가 낫다고 보십니까?"라 질문에 '이화여고 교사와 노무현 정부 교육부총리를 지낸 윤덕홍씨면 1번', '민주화를 위한전국교수협의회 의장을 지낸 성공회대 교수 조희연씨면 2번', '잘 모르시겠으면 3번'을 누르도록 기획되어 있다.

잘 알려지지 않아서 교육계 인사조차 거의 몰랐던 '이화여고 교사' 경력을 부각시킨 것은 아마도 서울시교육감 선거가 초중등교육의 수장을 뽑는 것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게다가 '노무현 정부 교육부총리'와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의장'을 대비했다는 것에서 공정한 질문으로 보기 어렵다.

윤 전 부총리 측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의 내용-신뢰성과 별개로 문제 삼지 않을 수 없는 것이 형식이다. 알려진 것처럼 이 조사는 지난 26일에 이루어졌다. 세월호 참사로 온 나라가 비통함에 빠져 있는 그 순간, 윤 전 총리 출마 명분으로 내세울 여론조사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는 정치적 도의 뿐 아니라 교육적인 면에서도 결코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출마 선언 직후 불거진 거짓말 논란, 진실은?

여론조사 논란 이외에도 윤 전 부총리의 교육감 선거 출마 선언 이후 거짓말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이미 알려진 대로 민주 진보 성향의 80여개 교육시민단체들은 지난 3월 중순, 조희연 교수를 단일후보로 선출한 바 있다. 진보성향의 서울교육감 후보 단일화는 공개적으로 진행됐고, 이 과정은 수많은 언론에 보도되었다. 나아가 이를 추진한 교육시민단체 측에서 윤 전 부총리 측에 직접 전화를 하여 알렸다고 하는데 윤 전 총리측이 "경선이 진행 중인지 몰랐다"고 밝힌 것이다. 당시 모든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윤 전 부총리가 몰랐다는 것도 이해하기 힘들지만, 정말 몰랐다면, 그건 서울교육 발전에 관심 없었다는 방증이다.

이외에도 또 다른 거짓말 논란이 현재 이어지고 있는데, 그건 바로 박원순 서울시장 관련 발언이다. 윤 전 부총리측은 박원순 서울시장 측에 '조희연 교수의 지지율이 낮으니 윤덕홍 전 부총리가 후보로 나서달라'는 권유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박 시장측은 이를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현행법상 서울시장이나 정당은 교육감선거 관련 선거운동을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영향을 미치는 행위도 할 수 없다고 돼 있다. 변호사 출신인 박원순 시장이 이를 모를 리 없다는 판단이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두 거짓말 모두 당사자들이 사실을 밝히면 된다. 제대로 된 서울시 교육 수장을 원하는 서울시민들을 위해서라면, 이 논란은 하루 빨리 해명돼야 한다.

윤덕홍 전 부총리 관련 의혹은 이것이 끝이 아니다. 참여정부 초대 교육부장관을 지낸 윤 전 부총리는 2003년 교육행정정보시스템 도입을 둘러싼 교육계 분란으로 불과 9개월 만에 낙마했다. 그는 그 후 주로 정치인의 삶을 살았다. 2004년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에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하여 낙선했고, 2008년부터는 민주당 최고위원을 역임했다.

며칠 전까지 새정연 공천심사위원장으로 활동해놓고

윤 전 부총리는 지난 2013년 4월 민주당을 탈당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정확한 탈당 시점은 아직 확인되고 있지 않다. 현행법상 최근 1년간 정당의 당적을 가졌으면 교육감 출마 자격이 없기 때문에, 만약 그 이후에 탈당을 했다면 후보 결격 사유가 된다. 현재, 새정치민주연합은 중앙선관위에 이에 대한 유권해석을 의뢰한 상태다.

더구나 윤 부총리는 지난 1월에도 새정치민주연합 대구시당 단배식에 참석하였고 서울교육감 출마 선언을 하기 불과 며칠 전인 4월 22일 새정치민주연합 경북도당 공천심사위원장으로 임명돼 활동했었다. 한 달 전 진보 교육감 단일화 경선 과정에 참여하지 않았고, 불과 며칠 전까지 새정치민주연합을 위해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윤 전 부총리가 갑작스럽게 서울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배경에 대해서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입장을 빼고는 설명하기 힘들어 보인다.

그가 정말로 대한민국 교육을 위해 애쓰고자 한다면, 이미 후보가 정해진 서울 말고 자신이 활동했던 대구·경북지역에서 출마하는 게 더 맞다. 윤 전 부총리는 고향이 대구이고, 학교도 대구에서 나왔으며, 교수 생활과 총장 역시 대구에서 했다. 지난 총선에서 출마한 곳 역시 대구다.

윤덕홍 전 부총리의 갑작스러운 서울교육감 출마 선언으로 단일화를 진행한 교육시민단체들은 당혹스러움에 빠져있다. 윤덕홍 전 부총리는 자신의 출마 결정이 정치적 도의에도 맞지 않고 교육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판에 하루 빨리 답을 내놓아야 한다.


댓글7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한국 교육에 관심이 많고 한국 사회와 민족 문제 등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글을 읽는 것도 좋아하지만 가끔씩은 세상 사는 이야기, 아이들 이야기를 세상과 나누고 싶어 글도 써 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