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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예24기 시범단이 활쏘기 시범을 보이고 있다
▲ 활쏘기 무예24기 시범단이 활쏘기 시범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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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척계광이 지은 <기효신서>에 기록된 무예 6종은, 후일 조선에도 전해져 <무예제보>에 실렸다. 이 무예제보의 내용은 이후 <무예도보통지>까지 이어지면서 조선 무예의 수준을 끌어올렸다. 기효신서에는 6가지 무기의 장단점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장창은 길어 원거리에서 적을 처리하기 좋으며, 낭선은 길이와 더불어 가지의 철붙이로도 공격하니 장창은 낭선을 당하지 못한다.
그러나 낭선은 그 기법이 등패를 뚫지 못하고
등패는 낭선을 이기지만 곤방의 음양수에 당해내지 못한다.
곤방은 장도를 당해내지 못하며
장도는 당파를 당해내지 못한다.
당파는 길이에 있어서 장창을 당해내지 못한다.

이렇게 장창과 낭선, 등패, 곤방, 장도, 당파의 무기들의 장단점을 서로 보완하면서, 하나로 모아 진으로 구성하여 약점을 보완한 진법이 바로 '원앙진'이다.

무예24기 시범단이 원앙진의 시범을 보이기 위해 도열하고 있다
▲ 원앙진 무예24기 시범단이 원앙진의 시범을 보이기 위해 도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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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TV에서 방영된 '원앙진' 중 진의 구성 자료화면
▲ 자료화면 KBS1TV에서 방영된 '원앙진' 중 진의 구성 자료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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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보호해가면서 적 공격

'원앙진(鴛鴦陣)'은 명나라 장수 척계광이 고안한 진법이다. 원앙진이라 함은 진형을 이룬 형세가 마치 원앙의 모습과 흡사하여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또한 원앙은 암수 한 쌍 중 한 마리가 죽으면, 남은 한 마리가 따라죽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라고도 한다. 

원앙진은 12명이 1개 대를 이룬다. 우선 등패와 요도를 든 등패수 2명이 앞에 서고, 그 뒤로 10명의 갖가지 무기를 든 병사가 2열 종대로 진을 갖춘다. 이 원앙진은 명나라 중기 절강성을 비롯한 동중국해 연안 일대에 출몰하는 왜구를 토벌하기 위해 만든 진법이다.

원앙진은 근접전 무기인 낭선, 당파, 장창, 등패 등을 채택하여 왜구의 장기인 큰 칼을 이용한 근접전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였다. 원앙진을 사용하기 전에는 왜구가 먼저 원거리 공격이 가능한 조총으로 선제공격을 한 뒤 장검을 갖고 근접전에 대응을 하여 언제나 전투에서 우위를 점했다.

11명의 시범단이 원앙진의 전술을 선보이고 있다
▲ 원앙진 시범 11명의 시범단이 원앙진의 전술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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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명군이 원앙진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양상이 달라졌다. 조선 후기에 편찬된 <병학지남연의>라는 병서에는 원앙진의 위력을 이렇게 적고 있다.

명나라 군대가 평양으로 진입한 다음 먼저 화포를 발사하고 이어서 화전을 발사하니 연기가 하늘을 뒤덮는 듯했다. 화포와 화전의 공격에 왜적들은 기가 꺾였다. 적이 먼저 돌진해오면 낭선부대를 집중시켜 대기하고, 적이 움직이지 않으면 등패수들이 먼저 공격해 들어간다. 왜적이 패하여 도망가니 가히 천하무적이다. 

12명이 마치 한 몸처럼 움직여

원앙진은 6가지 무기를 장비한 12명을 1대로 편성한다. 한 대에는 지휘자인 대장 1명과 등패와 표창을 가진 등패수(이하 요도수) 2명, 낭선을 가진 낭선수 2명, 장창을 든 장창수 4명, 당파와 화전(火箭)으로 무장한 당파수 2명, 그리고 취사 등 잡일을 담당하는 화병(火兵) 1명이 편성되어 있다.

전투시에는 이 대의 군사 중에서 화병은 빠지고 대장을 선두로 하여 등패수-낭선수-장창수-당파수의 순으로 서서 적군을 향해 나아가 낭선, 장창, 당파 등을 이용하여 격투를 벌이게 된다. 접전시 진형은 2열 종대로 등패와 요도로 무장한 요도수 2명이 장창 4명을 보호한다. 좌측의 요도수는 작고 둥근 등패를, 우측은 대형방패인 장패를 들고 표창이나 요도로 접근을 차단한다. 낭선수는 적이 근접하지 못하도록 견제를 한다. 대열 후미에는 당파를 든 당파수가 화전을 이용하여 마찬가지로 근접하는 적을 막는다.

등패를 앞세운 시범단이 원앙진을 펼쳤다
▲ 시범 등패를 앞세운 시범단이 원앙진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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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을 중심에 두고 사방으로 펼친 진을 보여주는 시범단
▲ 원앙진 대장을 중심에 두고 사방으로 펼친 진을 보여주는 시범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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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예24기 시범단 활성화 방안 마련해야

26일 오후 3시 수원 화성 행궁의 정문인 신풍루 앞에서는 수원문화재단 소속 무예24기 시범단의 무예시범이 펼쳐졌다. 권법, 활쏘기, 창검술 등의 시범을 보인 후 뒤에 원앙진이 시범을 보였다. 11명의 인원이 각자 6가지의 무기를 들고 이리저리 치고 빠지면서 시범을 보여준 원앙진. 진법이 끝나고 나자 사람들은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수원 화성이 유형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이라면, 무예24기는 무형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이다. 화성과 무예24기는 떼어놓을 수 없는 수원의 자랑이다. 하지만 무예24기 시범단은 열악한 환경에서 매일 오전, 오후 두 차례에 걸쳐 시범을 보이고 있다.

화성과 연계된 무예 24기를 더 지원해야 한다. 이들이 생계 걱정을 하지 않고 오직 무예24기 연마와 시범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조와 화성 그리고 정조의 친위부대인 장용외영과 무예24기는 별개가 아니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e수원뉴스와 다음 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원앙진, #무예24기, #척계광, #시범, #화성 행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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