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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대·경남대·인제대 음악(교육)·무용학과 학생회가 사실이 아닌 내용까지 포함해 민주노총(경남)일반노동조합 창원시립예술단지회를 비난하는 공동성명을 내 논란을 빚고 있다.

창원시와 노조지회가 오디션(실기평정)·단체교섭 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학생회가 노조지회를 일방적으로 비난한 것이다. 노조지회는 명예훼손이라며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창원시는 창원시립예술단원에 대해 올해 두 차례 오디션을 하겠다고 했고 노조지회가 이를 거부해 갈등을 빚었다. 창원시립예술단은 옛 창원시·마산시·진해시가 통합되면서 3개 예술단도 강제로 합쳐졌던 것이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를 비롯한 노동, 농민, 진보단체는 25일 오후 창원 성산아트홀 옆 도로에서 3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국민파업 집회를 열었다. 사진은 민주노총일반노조 창원시립예술단지회 조합원들이 공연하는 모습.
 민주노총 경남본부를 비롯한 노동, 농민, 진보단체는 25일 오후 창원 성산아트홀 옆 도로에서 3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국민파업 집회를 열었다. 사진은 민주노총일반노조 창원시립예술단지회 조합원들이 공연하는 모습.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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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노조지회는 올해 단체교섭하면서 '무기계약직 전환'과 '오디션은 신청자에 한해 실시', '오디션 결과를 이유로 조합원 해고·해촉 금지' 등을 요구했다.

노조지회는 '지휘자·안무자·훈련장·부지휘자·악장·단무장·반주자·사무국장 채용시 조합원의 의견을 반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지회는 "예술단원 전체의 하모니가 중요하기에 화합을 저해할 수 있는 고용불안 등을 해소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4개 학생회 "지역 문화예술 발전 저해 규탄"

창원대 예술대학 무용학과·음악학과, 경남대 사범대학 음악교육과, 인제대 음악학과 학생회는 지난 16일 '지역 문화예술의 발전을 저해하고 싹을 짓밟는 창원시립예술단노조를 규탄한다'는 제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학생회는 창원시립예술단에 대해 '혈세 낭비'라 주장했다. 학생회는 "창원시립예술단은 비정상적으로 많은 인력을 유지하고, 그로 인해 불필요한 인력에 우리의, 또는 우리 부모님의 혈세가 매년 수 십억이 낭비되고 있다"며 "시립예술단 예산으로 더 저명한 예술단체나 외국의 유수 악단을 초청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학생회는 창원시에 대해 '부당한 단체협약 해지'와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지역 출신 음악도의 가산점 부여'를 요구했다. 또 학생회는 "창원시는 정기평정 거부, 공립예술단원으로서 있을 수 없는 불법집회와 정치참여(촛불문화제, 국민파업 경남대회 등)를 자행하는 단원에게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 징계할 것"을 요구했다.

노조지회 "학생회가 사실 아닌 내용으로 명예훼손"

학생회의 성명이 일부 언론을 통해 알려진 뒤, 노조지회는 발끈하고 나섰다. 노조지회는 학생회가 사실이 아닌 내용을 언급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법적 대응하기로 했다.

'불법집회·정치참여' 언급에 대해, 노조지회는 "민주노총 조합원 자격으로, 법적으로 허용된 야간집회와 경찰서에 신고가 된 집회에 참석했던 것"이라며 "경찰도 불법집회가 아니라고 했는데, 무슨 근거로 불법집회라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정기평정 거부'에 대해, 노조지회는 "무조건 거부하지 않았고, 창원시가 한 해 두 차례 오디션을 실시하겠다고 해서 부당하기에 한 차례만 하자고 한 것"이라며 "마치 단원들이 오디션 자체를 거부하는 것처럼 표현해 단원들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설명했다.

또 '부당한 단체협약 해지' 주장에 대해, 노조지회는 "단체협약은 노사 합의를 통해 체결되는 것인데, 제3자인 학생회가 '부당하다'고 개입할 사안이 아니다"고 밝혔다.

'지역 출신 음악도 가산점'에 대해, 노조지회는 "이전에 있었던 단체교섭 과정에서 노조측이 그같은 제안을 했던 적이 있지만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그런데 마치 노조가 그같은 제도를 거부하는 것처럼 표현하면 안된다"고 밝혔다.

또 4개 학과 학생회는 공동성명서에 직인을 찍어 놓았는데, 직인의 글씨체가 같다.

경남대, 인제대, 창원대 예술분야 학생회가 지난 16일 민주노총(경남)일반노동조합 창원시립예술단지회를 규탄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냈는데, 노조는 사실이 아닌 내용을 주장했다며 명예훼손으로 법적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성명서에 보면 4개 학과 학생회가 직인을 찍어 놓았는데 모두 같은 글씨체로 되어 있다.
 경남대, 인제대, 창원대 예술분야 학생회가 지난 16일 민주노총(경남)일반노동조합 창원시립예술단지회를 규탄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냈는데, 노조는 사실이 아닌 내용을 주장했다며 명예훼손으로 법적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성명서에 보면 4개 학과 학생회가 직인을 찍어 놓았는데 모두 같은 글씨체로 되어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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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립예술단 소속인 허광훈 민주노총일반노조 위원장은 "학생회가 노사문제에 왜 개입하려고 하는지 의도가 의심스럽고, 학생회가 성명을 내기 전에 양측 입장을 다 들어보아야 하는데 노조지회에는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고 밝혔다.

허 위원장은 "올해 교섭과정에서 노측이 '무기계약직' 등의 요구안을 제시한 것"이라며 "그리고 예술단원을 계약직으로 해 고용불안이 생겨나고 있다, 학생들의 주장은 비정규직을 양산하자는 것으로 사회 흐름과 정부 방침에도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공동성명 발표 뒤 노조지회는 학생회의 입장을 들어보기 위해 만나자고 했지만 연락이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 학과 학생회 대표는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같은 예술을 하다 보니 주변에서 하는 말을 듣고 알았다"며 "학생회 회의를 거쳐 동의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학생회가 허위의 주장을 했다"는 지적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나머지 학과 학생회 대표들은 여러 차례 전화를 하거나 문자메시지를 남겨도 연락이 되지 않았다. 창원대 대학본부·학과 관계자들은 "우리도 연락이 되지 않는다"거나 "학생회 문제라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태그:#창원시립예술단, #민주노총일반노조, #음악학과, #무용학과, #창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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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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