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점골을 넣은 뒤 겨우 11분만에 한 골을 더 얻어맞고 아쉽게 패했지만 유벤투스 선수들의 결승 진출 의지는 매우 강하게 느껴졌다. 일주일 뒤에 안방에서 벌어지는 2차전 기회가 남아있기 때문이었다. 그만큼 테베스가 터뜨린 동점골의 의미는 1골 이상의 가치를 지니게 되었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이끌고 있는 유벤투스(이탈리아)가 우리 시각으로 25일 새벽 4시 5분 에스타디오 도 스포르트 리스보아 에 벤피카에서 열린 2013-2014 UEFA(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준결승 1차전 SL 벤피카(포르투갈)와의 방문 경기에서 1-2로 아쉽게 패했다.

너무 일찍 실점한 유벤투스

역시 축구장의 세트 피스는 예측하기 힘든 결과를 만들어낸다. 카키르(터키) 주심의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리고 2분만에 안방 팀 벤피카의 선취골이 터졌다. 왼쪽 코너킥 세트 피스 기회를 잘 살린 것이다.

술레이마니가 차 올린 왼쪽 코너킥을 두 명의 가운데 수비수가 합작하여 골을 만들어냈다. 민머리 수비수 루이장은 유벤투스 선수들을 두 명이나 이끌고 시선을 앞쪽으로 유도했고 그 키를 넘어가는 공을 또 다른 수비수 에즈키엘 카라이가 이마로 꽂아넣은 것. 오른쪽 구석으로 낮게 빨려들어가는 이 공을 향해 방문 팀 문지기 부폰이 몸을 날렸지만 소용이 없는 일이었다.

이른 시간에 넣은 선취골 덕분에 홈 팀 벤피카의 초반 기세는 리스본의 하늘을 찌를 듯 느껴졌지만 유벤투스도 그냥 물러설 팀이 아니었다. 그 중심에 아르헨티나 출신의 노련한 골잡이 카를로스 테베스가 있었다.

방문 팀 유벤투스의 콘테 감독은 후반전 시작 후 10분만에 부치니치를 빼고 지오빈코를 들여보내며 동점골을 뽑아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 덕분에 테베스가 움직이는 공간에 더 여유가 생겼고 결국 그들은 뜻을 이뤘다.

테베스, 두 번째 터치도 섬세하게

72분, 테베스의 오른발 끝에서 동점골이 나왔다. 가나 출신의 미드필더 콰드오 아사모아가 왼쪽에서 밀어준 공을 잡은 테베스는 첫 번째 터치도 훌륭했지만 달라붙는 벤피카 수비수 둘의 중심을 빼앗는 두 번째 터치가 더 기막혔다. 이 순간 벤피카 간판 수비수 루이장은 중심을 잃고 쓰러졌다.

테베스는 이렇게 만든 1:1 기회에서 각도를 줄이고 달려나오는 벤피카 문지기 아르투르의 다리 사이로 절묘하게 공을 굴려넣었다. 유럽 클럽대항전에서 방문 팀의 골을 우대하는 규정을 무시할 수 없기에 유벤투스의 앞길에 서광이 비치는 골이었다.

유벤투스는 그로부터 11분 뒤에 후반전 교체 선수 리마에게 오른발 결승골을 내주며 패하기는 했지만 딱 일주일 뒤에 장소를 토리노에 있는 자신들의 앞마당(유벤투스 스타디움)으로 옮겨 한판 더 맞붙기 때문에 결승 진출에 대한 열망이 식어버리지는 않았다.

유벤투스가 만약에 다음 주 안방에서 벤피카를 물리치고 결승에 진출한다면 5월 15일에 벌어지는 결승전 분위기가 더 특별할 것으로 보인다. 그 장소가 바로 유벤투스의 홈 경기장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유벤투스는 이번 시즌 이탈리안 세리에 A 우승 트로피를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에 더 감격적인 시즌 마무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리그 2위 AS 로마(82점)보다 승점 8점을 앞서고 있으면서 네 경기 일정만 남겨놓고 있는 유벤투스(34경기 90점, 29승 3무 2패 72득점 22실점)는 앞으로 큰 이변이 없는 한 정규리그 세 시즌 연속 우승(2011-2012, 2012-2013, 2013-2014)과 통산 서른 두 번째 우승이라는 감격을 누릴 수 있게 된다.

이제 유벤투스 선수들은 세리에 A 35라운드 일정으로 오는 29일 새벽 3시 45분(한국 시각)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사수올로와의 방문 경기를 위해 시타 델 트리콜로레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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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2013-2014 UEFA 유로파리그 준결승 1차전 결과(25일 새벽 4시 5분, 에스타디오 도 스포르트 리스보아 에 벤피카)

★ 벤피카 2-1 유벤투스 [득점 : 카라이(2분,도움-술레이마니), 리마(83분,도움-엔조 페레스) / 카를로스 테베스(72분,도움-아사모아)]

◎ 벤피카 선수들
FW : 술레이마니(60분↔알메이다), 오스카 카르도소(62분↔리마), 허드리구
MF : 안드레 고메스(82분↔카발레이루), 페레스, 마르코비치
DF : 시케이라, 가라이, 루이장, 막시 페레이라
GK : 아르투르

◎ 유벤투스 선수들
FW : 부치니치(65분↔지오빈코), 카를로스 테베스(82분↔오스발도)
MF : 아사모아, 마르키시오, 피를로, 포그바, 리히츠타이너
DF : 키엘리니, 보누치, 마틴 카세레스
GK : 잔루이지 부폰

★ 세비야 FC 2-0 발렌시아 CF

◇ 준결승 2차전 일정(5월 2일 새벽 4시 5분, 왼쪽이 홈 팀)
☆ 유벤투스 - SL 벤피카(유벤투스 스타디움, 토리노)
☆ 발렌시아 CF - 세비야 FC(메스타야 스타디움)
축구 유로파리그 유벤투스 SL 벤피카 카를로스 테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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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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