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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희재(40ㆍ태안읍 동문리ㆍ후지일식) 대표
▲ 강희재 강희재(40ㆍ태안읍 동문리ㆍ후지일식) 대표
ⓒ 이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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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동설한의 초라함이 없다면 따스한 봄날의 찬란함도 결코 없으리. 불운은 나를 단련시키고 내 마음을 더욱 굳세게 한다." - 호치민

요리하는 남자. 도왕 강희재(40ㆍ충남 태안군 태안읍 동문리ㆍ후지일식ㆍ사진) 대표를 지난 18일 그가 운영하는 일식집 한켠에서 만났다.

세계가 극찬한 명물도 내가 보아야 좋은 것이고 직접 맛봐야 그 영화로움을 아는 법.

'맛'과의 끊임없는 사투 속에서도 결코 쓰러지지 않았던 강희재 대표는 지난해 SBS 생활의달인에서 도왕으로 등극하며 전국 방방곡곡에 태안의 명성을 알리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손짓하나는 타고난 소리꾼에 착하면 척하고 알아듣는 재주까지 지닌 재주꾼인 강 대표는 태안읍 남산 장명수 마을에서 아버지 고 강길식씨와 어머니 고 김정순 여사 사이 3형제 중 막내로 태어났다.

태안중학교에 다니면서부터 시작한 꽹과리로 한때 국악고와 예대를 꿈꾸는 상쇠신동이었지만 넉넉지 못한 가정 형편에 고교시절 김덕수 연주가도 탐내던 실력을 접어야 했다고.

"어릴 때부터 손재주가 남달랐던 것 같아요."

고교 졸업 후 일찌감치 군대행을 택한 강 대표는 우연한 계기에 음식을 배우게 됐다는데.

당시 250~300만원에 달하는 주방장 월급이면 먹고 사는 데는 지장이 없을 거라는 아는 형님의 제안에 칼을 잡게 됐다.

부지런히 배워야 자신의 이름을 내건 식당이라도 차릴 수 있다는 일념하나로 시작된 주방생활.

누가 주방을 전쟁터라고 표현했는가. 4년 동안 가까스로 배운 기술에 주방장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 강 대표는 스물일곱의 나이에 최연소 주방장이 됐다.

당시에 월급의 대부분을 선배주방장에게 주면서까지 기술습득에 매진했다는데 첫 월급 70만원에서 시작해 250만원의 월급을 받을 때도 220만원은 선배주방장에게 자진 납부했다.

해서 19년간 오로지 일식 주방장으로 활동하며 6번의 사업실패 또 한 번의 도전.

둘째형과 함께 후지일식을 낸지 올해로 2년째가 됐다.

지난해 전국 내로라하는 주방장들과의 칼 대결에서 당당히 우승하며 일식의 명인으로 칼의 달인으로 그렇게 사람들은 강 대표를 기억하고 있다.

이런 기회 덕분이었을까. 내달 신진도항에서 열릴 꽃게축제를 통해 장애인 20명을 초대한 셰프코리아ㆍ생활의달인팀 전국 조리사모임을 이곳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셰프코리아와 생활의달인에 출연한 연을 삼아 3천여명의 전국 조리사들이 모임을 이어가며 연간 2차례씩 자원봉사활동을 하자는 취진데 이곳에서 강 대표는 이사로 활동하며 태안의 위상을 알리는데 일조하고 있다.

재료비나 그밖의 행사운영비는 전국의 조리사들이 십시일반하고 초밥 등의 판매부스를 운영해 얻은 수익금의 절반은 태안군장애인복지관에도 기부할 생각이다.

또 체험부스를 제작해 관광객들을 위한 나만의 요리체험 행사로 싱싱한 수산물과 함께 하는 비법전수도 이뤄질 계획.

지금의 아내 김은미(37ㆍ서산수협은행)씨를 만난 것도 백혈병어린이돕기 기부금 마련 길거리공연이었듯 좋은 일을 하면 더 좋은 일을 만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앞으로의 인생은 음식에 뛰어드는 후배들을 위한 재능기부로 채우고 싶다고 말하는 강 대표는 자신의 실패를 밑에 후배들에게는 답습시키고 싶지 않다고 했다. 또 좋은 기회가 있다면 조언자이자 든든한 조력자로 지역에서 크고 싶다고도 했다.

본인을 오지랖 넓은 성격이라고 정의한 강 대효는 경험과 노하우를 살린 싱싱한 음식으로 일식의 한계를 뛰어넘은 태안의 일식을 맛보여 드리는 게 꿈이다.

"후지일식이요? 안면도 출신 조종덕이라는 분이 서울에서 일식집을 운영해 성공했는데 지금은 다른 집으로 간판을 바꿨더라고요. 그분처럼 성공하겠다는 생각에 간판을 가져오게 됐죠. 저도 돈도 벌고 성공해서 아내와 두 아이들에게 꽤 괜찮은 남편, 아빠로 살아야 하지 않겠어요? 하하하."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태안미래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도왕, #생활의달인, #강희재, #일식, #주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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