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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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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사고로 온 국민이 비탄에 빠진 가운데 정부의 공무원 출장자제 지침에도,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DGFEZ) 소속 일부 공무원들이 외유성 해외출장을 떠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비난이 일고 있다.

경제자유구역청 직원 15명은 지난 22일 대구를 출발해 인천을 거쳐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을 도는 5박6일 일정으로 '상반기 해외선진지 연수'를 떠났다. 

이들은 도시개발 사례를 견학하기 위해 개발부서 직원들을 중심으로 추천을 받아 떠났다고 밝혔다. 하지만 개발부서뿐 아니라 총무과, 기획예산과 직원들이 포함됐고 부장 1명과 과장 1명, 팀장 등도 포함됐다. 여기에 행정직뿐 아니라 운전직, 사무직 등이 포함돼 선심성 해외연수라는 지적도 있다.

직원들의 해외연수는 연례적으로 행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여행경비는 1인당 186만 원씩 총 2790만 원이다. 특히 견학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고 관광성 일정이 대부분이다. 

일정표를 보면 신도시개발계획지구 견학과 도심재개발지구 벤치마킹, 인공섬 개발 조성단지 방문 및 시설견학 등이 잡혀 있지만 왕궁과 회교사원을 둘러보고 싱가포르 주룽새공원, 국립식물원 등을 관람하는 관광이 대부분이다. 여기에 이색교통수단을 체험한다며 트라이쇼 및 수상택시 등을 타는 계획도 있다.

경제자유구역청 직원들은 모두 112명으로 이 중 14%에 해당하는 15명이 자리를 비우고 집단으로 해외연수를 떠나자 민원인들도 상당한 불편을 겪고 있다. 24일 오전 경제자유구역청을 찾은 A씨는 "바쁜 민원을 가지고 왔는데 담당자가 해외출장을 가서 처리해 줄 사람이 없다는 소리를 듣고 당황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세월호 침몰사고로 온 국민이 슬픔에 잠겨있는 이 때 모범을 보여야 할 공무원들이 집단적으로 출장을 갔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정말 중요한 일정이라면 몰라도 외유성 해외연수는 비난받아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전남 진도 앞 해상에서 '세월호' 여객선 침몰로 인해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가 해외연수를 자제하고 있는 가운데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직원들이 해외여행성 연수를 떠나 비난을 받고 있다. 사진은 경상북도가 해외출장을 자제하라며 일선에 내려보낸 공문.
 전남 진도 앞 해상에서 '세월호' 여객선 침몰로 인해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가 해외연수를 자제하고 있는 가운데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직원들이 해외여행성 연수를 떠나 비난을 받고 있다. 사진은 경상북도가 해외출장을 자제하라며 일선에 내려보낸 공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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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이미 오래전 결정된 내용으로 일정을 변경할 경우 위약금을 물 수밖에 없어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세월호 침몰사고가 일어난 지난 16일 일정을 연기하기 위해 여행사와 협의했으나 위약금이 30%에서 50%에 이른다는 답을 듣고 예산을 낭비할 수 없어 연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홍원 국무총리가 지난 18일 공직기강 확립과 비상근무 철저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하고 안전행정부도 해외출장을 자제하라는 지침을 시달한 시점 이후에 해외연수를 떠난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이들은 또 대구시와 경상북도가 단순 시찰성 해외출장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도록 요구했지만 이를 듣지 않았다.

논란이 일자 이들은 일정을 앞당겨 귀국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연수를 떠난 직원들이 유가족과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리게 되어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비행기표를 구하는데로 일정을 앞당겨 귀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부산 해운대구청 간부급 공무원을 비롯한 5명이 8박9일 일정으로 터키로 여행을 떠났다가 비난이 일자 귀국하기로 한 가운데 일부는 직위해제 등의 징계를 받았다.


태그:#해외연수, #세월호?침몰?사고,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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