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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사고' 4일째인 19일 오전 수학여행에 나섰다 실종된 안산 단원고등학교 학생들의 가족이 모여 있는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한 학부모가 영국 방송사인 BBC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이은 오보사태로 인해 국내언론에 분노를 표현하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은 해외언론의 인터뷰 등 취재에는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
▲ '세월호' 실종자 학부모 BBC와 인터뷰 '세월호 침몰사고' 4일째인 19일 오전 수학여행에 나섰다 실종된 안산 단원고등학교 학생들의 가족이 모여 있는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한 학부모가 영국 방송사인 BBC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이은 오보사태로 인해 국내언론에 분노를 표현하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은 해외언론의 인터뷰 등 취재에는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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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의 이목이 한국의 섬 진도에 집중되고 있다. 지난 16일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해외 언론인들이 전남 진도군 팽목항과 진도체육관에서 이번 사고를 생중계하고 있다. 23일과 24일 진도에는 일본 NHK, 아사히TV, 후지TV, TBS를 비롯해 미국의 AP통신, CBS, CNN, NBC, 중국의 CCTV, 중동의 알자지라 등의 취재진이 어림잡아 200명은 넘어 보인다.

이 중에서 미국, 일본, 중국, 독일의 기자들을 만나 이번 사고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이들은 실내체육관에서 라면 먹은 교육부 장관, 기념촬영 논란을 일으킨 안전행정부 국장 등 한국 정부 공직자들의 태도와 대형 오보를 낸 한국 언론의 행태를 비판했다.

"정부 관료는 실종자 가족 배려하는 게 우선"

독일의 주간지인 <슈피겔(Der Spiegel)> 중국 편집장인 베른하르트 찬트(Bernhard Zand)는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했다. 그는 "정리가 잘 돼 있는 팽목항과는 달리 한국 정부에 이해가 안 되는 점이 있다"며 박 대통령의 지난 21일 발언을 언급했다. 지난 21일 박 대통령은 나홀로 탈출한 선장을 두고 "살인과도 같은 행태"라고 말한 바 있다. (관련기사 : 박 대통령 "승객 버린 선장, 살인과도 같은 행태")

그는 "이 발언은 수사나 재판에 영향에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놀라운 일"이라며 "선장이 먼저 탈출한 것을 비판할 수 있다, 하지만 사법 체계를 고려할 때 정부 책임자로서 편견이 담긴 발언은 적절치 못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독일이라는 한 나라를 떠나서 전 세계적으로 이목이 집중된 사고"라며 "단순히 재난 사고가 아니라 생명에 대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전 세계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한 일간지 A기자는 서남수 교육부 장관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 "그곳에서 어떻게 식사를 할 수 있냐, 일본 공직자라면 다른 곳에서 (라면을) 먹었을 것"이라며 "정부 관료가 (진도에서) 우선적으로 할 일은 실종자 가족들의 마음을 배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고 직후부터 목포와 진도를 오가며 9일째 취재중인 그는 "지난 16일 일본에서 비행기를 탈 때는 (학생들이) 거의 구조가 돼서 며칠 안에 출장이 끝날 줄 알았다"며 "공항에 내리는데 숫자가 달라져서 깜짝 놀랐다, 복잡한 상황이어서 몇 명은 틀릴 수 있지만 완전히 말이 안 되게 틀렸다"고 말했다.

미국의 한 방송사 C기자도 한국 언론의 오보를 두고 비판했다. 명확하지 않은 출처는 기본도 안 돼 있다는 것이다. C기자는 "공식적인 취재원이 아니면 받아쓰지 않는 게 취재의 기본"이라며 "지금 현장에서도 뜬 소문이 들려오지만 그걸 받아쓰면 오보다, 오보를 위한 보도는 그만둬야 한다"고 말했다.

세월호 침몰 사고 10일째인 25일 전남 진도군 팽목항을 찾은 외신기자들이 취재를 마치고 돌아가고 있다.
 세월호 침몰 사고 10일째인 25일 전남 진도군 팽목항을 찾은 외신기자들이 취재를 마치고 돌아가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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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진도에서 만난 해외 언론인들과의 대화를 정리한 것이다.

[독일 주간지 슈피겔 중국 편집장 베른하르트 찬트]
"박 대통령의 선장 편견 발언은 적절치 못해"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여러 재난 현장과 중동 분쟁 지역을 취재해왔다. 진도 팽목항에 와보니 정리가 잘 돼 있다. 설치된 상황판, 의료소와 자원봉사자 등은 지금까지 가 본 곳에 비해서 잘 돼 있다.

정리가 잘 돼 있는 팽목항과는 달리 한국 정부의 태도에 대해 이해가 안 되는 점이 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며칠 전 언급한 내용도 그렇다. 선장에 대한 사법적인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선장의 탈출을 '살인과도 같은 행태'라고 말했다. 이 말은 수사나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놀라운 일이다. 선장이 제일 먼저 탈출한 것은 비판할 수 있다. 하지만 사법 체계를 고려할 때 정부 책임자로서 편견이 담긴 발언은 적절치 못하다.

독일이라는 한 나라를 떠나서 전 세계적으로 관심이 있는 뉴스다. 단순히 재난 사고가 아니다. 생명에 대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

[일본의 한 일간지 A기자]
"서남수 장관, 어떻게 거기서 라면을 먹을 수 있나"

"사고 당일인 16일 후쿠오카에서 비행기를 타고 광주 공항으로 왔다. 출발할 때는 세월호 승객들이 거의 구조됐다고 뉴스가 나왔다. 그래서 며칠 안에 출장이 끝날 줄 알았다. 광주 공항에 내려서 택시를 탔는데 300명이 넘게 실종됐다고 나왔다. 깜짝 놀랐다. 복잡한 상황이어서 몇 명은 틀릴 수 있지만 완전히 말이 안 되게 틀렸다. 이해가 안 갔다.

본사에서도 (사고 수습과 관련해) 빨리 확인하라고 요구한다. 그렇더라도 현장에서 내가 확인하지 않으면 못 썼다. 한국 언론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오보를 하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의 부적절한 행동과 관련해) 거기서 어떻게 라면을 먹을 수 있나, 일본 공직자라면 다른 곳에서 먹었을 것이다. 자원봉사자에게도 실내체육관에서는 웃지 않아야 한다고 가르친다. 정부 관계자가 (진도에서) 우선적으로 할 일은 실종자 가족들의 마음을 배려하는 것이다.

한국처럼 일본 부모들의 마음도 비슷하다. 그런 상황에서 오보가 많이 나와서 일본 국민들도 상처를 받았다. 오보가 한두 번은 있을 수 있지만 지금은 심각하다. 실종자 가족을 취재하는 것도 그렇다. 정부나 선사에 할 말이 있다면 그 얘기는 취재할 수 있다. 그 외에 이런저런 질문을 해서는 안 된다. 그들을 가슴 아프게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한 언론사 서울지국 B기자]
"속보만 생각하다 오보 두드러져... 한국 너무 과했다"

"일본 국민들도 안타까워 한다. 특히 학생들이 많이 타고 있어서 더 안타까워 한다. 일본 일간지에서는 계속 1면에 나오고 있다. 한국은 바다가 3면이지만 일본은 4면이 바다이다. 일본에도 배사고가 많다. 그런 경험이 많다 보니까 더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서남수 장관의 행동은 분위기 파악을 못 했고 바람직하지 않다. 안전행정부 송아무개 국장의 기념사진 촬영도 이해가 안 된다. 실종자 가족들이 예민해서 그냥 넘어갈 수 있는 것도 무조건 경계하는 상황이다. 고위 공직자라면 더 조심해야 했다.

저희들도 평소에 YTN과 <연합뉴스>를 참고해서 속보를 냈다. 이번에는 그렇게 못하겠더라. 지금은 인용하기가 꺼려진다. 큰 사고는 정확히 보도하는 게 중요한데 속보만 생각하다 오보가 두드러졌다. 일본도 물론 속보 경쟁을 하지만 그래도 기본은 크로스체크다. 한국은 이번에 너무 과했다."

[미국의 한 방송사 C기자]
"성수대교, 삼풍백화점 사고가 20년 전인데 여전"

"한국은 이런 큰 사고가 나야 사회가 바뀌는 것 같다. 성수대교, 삼풍백화점 사고가 20년 전인데 여전하다. 대응 매뉴얼도 없는 것 같다. 매번 비슷한 사고가 나는데 희생자 숫자는 똑같다. 이번에 정말 제대로 바뀌었으면 좋겠다.

구조가 늦다고 비판을 많이 하지만 현장에서는 최선을 다하는 것 같다. 조류 때문에 구조대가 배 안에 들어가기 힘든 상황이었다. 한국 언론이 '진입했다', '시신 확인했다'는 등 무리하게 쓰는 게 구조대를 더 힘들게 하는 것 같다.

공식적인 취재원, 출처가 아니면 받아쓰지 않는 게 취재 기자의 기본이다. 지금도 현장에서는 뜬 소문들이 들려온다. 그걸 다 받아 쓰면 오보가 안 날 수 없다. 오보를 위한 보도는 그만해야 한다."

[중국 국영 광동TV 추이웬휘 기자]
"한국 학생들 희생에 중국 국민들도 슬퍼해"

"아이들은 말 잘 듣는 학생일 뿐이었다. 시킨대로 했는데 참사를 당했다. 선장과 선원은 도망을 갔다. 그래서 더 슬프다. 중국 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 사람의 마음이 비슷할 것 같다. 한국의 부모님 마음처럼. 그 마음을 알기에 실종자 가족에게는 접근을 안 하고 있다. 할 수가 없다. 지켜볼 뿐이다.

앞서 말레이시아 여객기 사고로 많은 중국인이 숨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또 대형 참사가 일어났다. 한국 학생들의 희생에 중국 국민들도 슬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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