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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24일 누적 기본료가 70만 원을 넘을 경우 기기변경시 단말기 잔여 할부금을 면제해주는 '스펀지 플랜'을 선보였다.
 KT는 24일 누적 기본료가 70만 원을 넘을 경우 기기변경시 단말기 잔여 할부금을 면제해주는 '스펀지 플랜'을 선보였다.
ⓒ 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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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7일 영업재개를 앞둔 KT(회장 황창규)가 24일 조기 기기변경(기변) 프로그램인 '스펀지 플랜'을 내놨다. 1년 이상 쓴 스마트폰을 교체할 때 남은 단말기 할부금을 면제해주겠다는 것인데, 쓰던 단말기도 반납해야 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KT는 이날 "'스펀지'는 핸드폰 교체 시 모든 불편을 흡수하겠다는 의미로 고객들이 꼽은 최대 불편사항인 남은 약정, 잔여 할부금, 중고폰 처리 등을 한 번에 해결한다는 취지로 도입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신규 가입시 '스펀지 플랜'에 가입하면, 24개월 약정을 채우지 않고 기기 변경을 하더라도, 12개월만 넘으면 잔여 할부금을 면제해 주겠다는 것이다. 다만 약정 할인을 제외한 누적 기본료가 70만 원을 넘어야 해 실질적인 대상자는 고가 요금제 가입자로 한정될 전망이다.

12개월 쓰면 할부금 면제? 7만 원대 고가 요금제 써야

최소 월 7만 7천 원(약정할인 제외 기본료 5만9천 원)인 '완전무한77' 요금제에 가입해야 12개월이 됐을 때 누적 기본료가 70만 8천 원이 된다. 반면 월 5만 2천 원(약정할인 제외 3만8천 원) 요금제는 19개월, 월 4만 2천 원(약정할인 제외 3만1000원)은 23개월이 돼야 대상이 될 수 있다. 사실상 중저가 요금제는 거의 혜택을 볼 수 없다는 의미다.

쓰던 단말기를 반납하는 것도 문제다. 1년 정도 지난 스마트폰은 중고시장에서도 활발하게 거래된다. 중고 단말기 거래사이트인 '세티즌'에서 출시된 지 1년이 넘은 애플 아이폰5 중고 시세는 40만 원(16GB 기준)이고, 삼성 갤럭시S4도 30만 원 안팎에 거래된다.

가장 최근 출시된 삼성 갤럭시S5의 출고가는 86만 원대로, 보조금 27만 원을 받았다고 가정하면 할부 원금은 60만 원대로 떨어진다. 결국 1년 뒤 남은 할부금은 30만 원대 수준이어서, 중고시세와 큰 차이가 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중고 단말기 시세와 큰 차이 없어... 보조금 과열 되면 '무용지물'

KT는 이미 단말기를 1년만 사용하고 반납할 경우 할부금을 면제해주는 '2배 빠른 기변'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다만 갤럭시노트3, 아이폰5 이상으로 교체하고 월 7만5천 원 이상 요금제를 1년 이상 유지하는 조건을 걸었다는 게 다를 뿐이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단말기 상태가 좋다면 중고로 제 값 받고 팔 수도 있겠지만 '스펀지 플랜'은 통화가 되고 액정 상태만 좋으면 반납이 가능해 가입자 선택의 폭을 키운 것"이라면서 "'2배 빠른 기변'과 달리 기변 단말기나 요금제 제약이 없어 기존 가입자들의 기기 변경을 늘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변수는 보조금 경쟁이다. 지금 이통3사가 약속하듯 보조금 경쟁이 진정되는 분위기가 이어지면 '스펀지 플랜' 같은 12개월 약정 프로그램도 자리잡을 수 있다. 하지만 신규나 번호이동 가입자 대상 보조금 경쟁이 치열해지면, 잔여 할부금을 물더라도 쓰던 단말기를 중고로 팔고, 타사로 번호 이동해서 새 단말기를 싸게 구입하는 게 기기 변경보다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한편 KT는 이날 오전 광화문사옥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스펀지 플랜' 등 영업재개에 따른 마케팅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세월호 침몰 사고에 따른 사회적 분위기를 감안해 하루 전 급히 취소했다. 하지만 남규택 마케팅담당 부사장은 이날 오전 광화문사옥 기자실을 찾아 출입기자들을 상대 질의응답은 예정대로 진행했다.   


태그:#KT, #스펀지 플랜, #기기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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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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