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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명의 쌍용차 해고자가 숨을 거두었다. 법원으로부터 '해고무효'라는 판결을 받았지만 작업 현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유명을 달리하게 됐다.

24일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자동차지부 창원지회(지회장 이갑호)는 복직투쟁하던 정아무개(50) 조합원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하루 전날인 23일 오전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 있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

발견 당시 정씨는 베란다에 쓰러져 있었다. '재료시험' 전문가였던 그는 해고 뒤 복직투쟁을 하면서 생계를 위해 한 대학에 시간강사로 출강해 왔다. 이날 시험감독이 예정돼 있었지만, 학교에 나오지 못했던 것.

대학 관계자에 따르면 전화를 해도 받지 않자 자택에 가 보니 정씨가 베란다에  쓰러져 있었다고 한다. 부인과 대학생·고등학생의 두 자녀는 부산에 살고 있었으며, 고인은 혼자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자동차 창원공장에서 일하다 해고된 뒤 복직투쟁해 오던 정아무개(50)씨가 사망했다. 사진은 사진은 쌍용자동차 창원공장에서 희망퇴직했던 한 노동자가 2011년 자살한 뒤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추모제가 열렸을 때 모습.
 쌍용자동차 창원공장에서 일하다 해고된 뒤 복직투쟁해 오던 정아무개(50)씨가 사망했다. 사진은 사진은 쌍용자동차 창원공장에서 희망퇴직했던 한 노동자가 2011년 자살한 뒤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추모제가 열렸을 때 모습.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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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는 2009년 평택·창원공장에 대한 정리해고를 단행했으며, 창원공장에 다녔던 정씨도 포함되어 있었다. 정씨는 쌍용차 창원공장이 만들어진 1993년경부터 입사해 일해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씨는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해고자들이 사측을 상대로 법원에 낸 '해고무효 확인소송'을 함께 하기도 했다. 서울고등법원 민사2부(조해진 부장판사)는 지난 2월 쌍용차 해고자들이 낸 '해고무효 확인소송'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을 뒤집어 '해고 무효'라 선고했고, 사측은 대법원에 상고해 놓은 상태다.

이갑호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창원지회장은 "정아무개 조합원은 며칠 전 해고자 간담회 때도 만났고, 그동안 복직투쟁을 함께 해왔다"며 "해고된 뒤 생계의 어려움을 겪어, 대학 시간 강사로 나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법원에서 해고무효 판결을 받아 복직이 눈앞에 있는데, 이런 일이 벌어져 안타깝다"며 "사측은 더 이상의 희생을 막기 위해 대법원 상고를 포기하고 빨리 해고자들을 복직시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09년 쌍용차 정리해고 뒤 평택·창원공장의 해고자와 가족 등 24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사망했다. 정아무개씨는 25번째 희생자인 셈이다. 고인의 빈소는 부산전문장례식장에 마련되었다.


태그:#쌍용자동차, #해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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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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