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김기태 감독이 최근 성적의 부진을 이유로 자진사퇴했다. 김기태 감독은 23일 대구시민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스와의 시리즈 2차전을 앞두고 갑자기 더그아웃에서 모습을 감춰 많은 이들의 시선이 집중된 상태였다.

일단 조계현 수석코치가 임시로 경기 작전을 지휘했고, 구단 측에서는 경기가 끝날 때까지 "개인적인 사정으로 김 감독이 경기에 나오지 못했다"며 말을 아꼈다. 그리고 경기가 끝난 뒤, 김기태 감독의 자진사퇴를 발표했다.

김기태 감독은 1991년 쌍방울 레이더스에서 데뷔해 삼성 라이온스(1999 ~ 2001), SK 와이번스(2002 ~ 2005)를 거치며 통산 타율 0.294, 249홈런에 923타점을 기록한 스타 플레이어 출신이었다.

선수 은퇴 후 한신 타이거즈에서 지도자 연수를 한 뒤 2007년부터 요미우리 자이언츠 코치로 활약했다. 2009년부터 LG 트윈스 2군 감독, 2011년 후반기 1군 수석코치를 거쳐 2012년부터 3년 계약으로 감독에 부임했다.

김 감독은 특유의 카리스마를 앞세운 강력한 리더십으로 유명했다. 그리고 2013년, 2002년 한국 시리즈 준우승 이후 한 번도 가을야구에 참가하지 못했던 LG는 지난해 11년 만에 정규 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하는 성과를 올렸다.

그러나 3년 계약의 마지막 해인 올해, 김 감독은 시즌 초반부터 성적 부진으로 인하여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10경기에서 1승 9패라는 극심한 부진에 빠졌고, 전날 선수단 전원의 삭발 투혼에도 불구하고 연패를 끊지 못했다.

LG 감독 부임 첫해였던 2012년, 김 감독의 행보는 고난 속에 시작되었다 선수 2명이 승부조작 의혹으로 영구제명되었고, 2013년에는 임찬규의 물벼락 사건과 레다메스 리즈의 빈볼 사건 등이 있었고 그 때마다 김 감독이 공식 사과했다.

그리고 2013년 LG는 분위기 반전을 이끌어 내며 포스트 시즌에 진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G 프런트는 겨울 FA 시장에서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그러다 20일 정찬헌의 빈볼 퇴장 사건 이후 김 감독은 사퇴의사를 굳힌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22일 삼성과의 경기에서 패한 후 "감독 책임이다"라는 말만 남기고 경기장을 떠났다.

LG 백순길 단장은 22일 이후 적극적으로 김 감독을 붙잡고자 했다고 한다. 그러나 김 감독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고, 그는 이날 경기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리고 구단에서는 경기가 끝난 이후에 김 감독의 사퇴를 공식 발표했다.

김 감독은 시즌 18경기 만에 사퇴함으로써 1982년 삼미 슈퍼스타즈 박현식 감독과 해태 타이거즈 김동엽 감독(이상 13경기), 그리고 1983년 MBC 청룡 백인천 감독(16경기)에 이어 최단경기 사퇴 역대 4번째 감독에 이름을 올려 구단과 팬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LG는 감독이 자리를 비운 이날 경기에서 신예 선발투수 임지섭이 5회까지 3실점으로 버텼으나 6회말 동점 상황에서 무너졌다. 임지섭은 박석민에게 2루타를 허용하고, 이승엽에게 진루타, 이영욱에게 2루타를 허용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구원투수 유원상이 김상수에게 후속타를 허용하면서 임지섭의 최종 기록은 5.1이닝 5실점이 되었다.

LG는 삼성 선발 백정현을 4이닝 2실점으로 조기에 끌어내렸으나 차우찬-심창민-박근홍-안지만-김희걸-임창용으로 이어진 삼성의 계투진을 뚫지 못하고 오히려 8회말 추가 실점을 허용하며 3-7로 패배, 4연패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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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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