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서울은 23일 오후 7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F조 조별예선 6차전 홈경기에서 전반 43분 터진 강승조의 선제골과 후반 12분 윤주태의 쐐기골에 힘입어 후반 43분 유양이 한 골을 만회한 베이징 궈안(중국)에 2-1 승리를 거두고 F조 1위로 당당히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여러 가지의 경우의 수가 난무했다. 서울(승점 8점)을 제외한 나머지 3팀 모두가 승점 6점으로 동률을 이루고 있었다. 서울이 유리한 상황인 점은 분명했지만 만약 패한다면 자칫 16강 진출에 실패하는 가능성도 존재했다. 서울로서는 이날 베이징과의 경기에서 최소 무승부만 기록해도 16강 진출 티켓을 손에 거머쥘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최용수 서울 감독은 깔끔하게 승리를 거두겠다고 공표했다. 승리를 위해 최 감독은 가용 자원을 총 동원해 총력전을 펼쳤다. 서울은 최전방에 에스쿠데로, 윤일록, 윤주태를 배치한 것을 시작으로 중원에 고명진, 강승조, 오스마르를 내세웠다. 수비진은 김치우, 김주영, 김진규, 차두리가 구성했고, 최후방 골문은 어김없이 '수호신' 김용대가 지켰다.

전반전, 강승조의 행운의 선제골... 기분 좋은 출발

초반 분위기는 원정팀 베이징이 가져갔다. 베이징은 전반 시작과 동시에 발빠른 공격 전개에 이은 게롱과 우타카가 연이어 슈팅을 시도하며 서울의 골문을 위협했다. 이후 베이징의 초반 기세를 무사히 막아낸 서울이 서서히 점유율을 높여갔다. 서울은 최근 가벼운 몸 상태를 과시하고 있는 윤일록을 주 루트로 베이징 수비진을 흔들기 위해 서서히 간을 재기 시작했다.

여기에 양쪽 풀백 김치우와 차두리도 활발한 공격 가담을 통해 지원사격에 나섰다. 서울은 전반 25분 에스쿠데로가 상대 수비를 등지고 왼발 슈팅으로 베이징의 골문을 노려봤지만, 다소 약하게 맞으며 공은 골키퍼의 품에 안기고 말았다. 이후 양 팀의 지루한 공방전이 계속되었다. 양 팀 모두 전방에서의 패스미스가 반복해서 이어지며 아쉬운 광경을 연출했다.

서울은 전반 34분 고명진의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분위기 반전을 모색했다. 고명진은 문전에서 약 30m 떨어진 부근에서 앞 공간이 활짝 열린 것을 보고 과감한 왼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다. 공은 빠른 속도로 포물선을 그리고 골문 구석으로 향했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베이징 양쯔 골키퍼의 다이빙에 막히며 아쉬움을 삼켰다.

그러던 전반 43분, 서울이 마침내 선제골을 뽑는 데 성공했다. 주인공은 강승조였다. 패널티 박스 우측 부근 먼 거리에서 강승조가 문전으로 감아 찬 프리킥이 원바운드로 튀긴 뒤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가는 행운의 골로 연결되었다. 기다리던 선제골이 터졌음에도 서울 선수들은 세월호 침몰 사건을 추모하며 과도한 골 셀러브레이션을 자제했다. 전반전 경기는 서울이 강승조의 골에 힘입어 1대 0 리드를 지킨 채 마무리했다.

후반전, 승리와 함께 주전들의 체력 비축까지

양 팀 모두 특별한 선수 교체 없이 그대로 후반전 경기에 나섰다. 한 골차 리드를 잡은 홈팀 서울이 후반 초반에도 공격적인 경기 운영으로 흐름을 잡았다. 서울은 후반 2분 에스쿠데로가 강승조의 프리킥을 받아 감각적인 헤딩 슈팅으로 연결해봤지만 위력이 없었다. 후반 5분에는 윤주태가 골키퍼와 1대 1 기회를 잡았지만 아쉽게 오프사이드가 선언되고 말았다.

후반 12분 서울은 발 빠른 역습에 이은 윤주태의 추가골이 터지며 쾌속의 질주를 이어갔다. 그야말로 완벽한 과정에 이은 완벽한 득점이었다. 에스쿠데로가 내준 환상적인 로빙 스루 패스를 받은 윤일록이 매섭게 골문으로 질주한 뒤 이선에서 침투하던 윤주태에게 연결했고, 윤주태가 빈 골문을 향해 침착한 오른발 인사이드 슈팅으로 밀어 넣으며 추가골을 뽑았다.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펼치다가 불의의 일격을 맞은 원정팀 베이징이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그러던 후반 18분 서울은 결정적인 실점 위기를 넘겼다. 패널티박스 좌측 부근에서 상대 샤오지아위가 찬 프리킥이 수비에 맞고 굴절된 뒤 골포스트를 강타하며 튀어 나온 것. 위기를 넘긴 서울은 안도의 한숨을, 득점 기회를 놓친 베이징은 아쉬움의 탄식을 내뱉었다.

두 골차 리드를 잡은 최용수 서울 감독은 후반 18분 윤일록 대신 최현태, 후반 25분 김치우를 대신 심상민, 후반 35분 에스쿠대로 대신 김현성을 연속해서 투입하며 주말에 예정된 수원 삼성과의 리그 10라운드 '슈퍼매치'를 대비해 체력을 비축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궁지에 몰린 베이징의 반격이 이뤄졌고, 서울은 후반 43분 결국 만회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문전 혼전 상황에서 유양의 헤딩이 골문을 갈랐다. 공이 그물을 흔들기 전에 윤주태가 급하게 처리해봤지만 공은 이미 골라인을 통과한 후였다. 마지막까지 베이징이 동점골을 뽑기 위해 매서운 반격이 펼쳐졌지만 서울은 침착함을 유지한 채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다. 이후 추가 시간까지 모두 흘렀고, 결국 이날 경기는 서울의 2-1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이날 승리로 승점 3점을 획득한 서울은 3승 2무 1패(승점 11점)의 성적으로 F조 1위로 당당히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서울은 16강전에서 H조 2위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와 맞붙게 되었다. 그밖에 포항 스틸러스가 E조 1위로, 전북 현대가 G조 2위로 16강 진출에 성공했고, 울산 현대만 H조 3위로 유일하게 K리그 클래식 팀 중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FC서울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베이징 궈안 K리그 클래식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