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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사고에 대한 검찰 등 사정당국의 전방위 압박이 거세다. 세월호 선박회사인 청해진해운의 실질적인 오너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뿐 아니라 계열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과 특별세무조사 등이 진행됐다. 특히 검찰 등은 유씨일가의 수천억 원대의 재산형성 과정에 대한 불법성 여부를 집중적으로 캐고 있다.

유씨일가 재산, 다 들여다본다

서울 종로구 국세청 본청
 서울 종로구 국세청 본청
ⓒ 김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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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당국 한 관계자는 23일 "청해진해운과 관련된 거의 모든 것을 들여다 본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실제 검찰은 이번 수사에 대해 유씨 일가의 재산은닉과 탈세, 로비, 횡령, 배임 등을 전반적으로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이 특정 업체와 인물 수사에 앞서 구체적인 혐의 내용을 아예 공개한 것이다. 이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다.

사정당국 인사는 "이번 사건이 전 국민적인 공분을 사고 있는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이라면서 "향후 수사에 대해 자신감을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검찰과 국세청 등은 우선 세모 유 전 회장 일가의 재산 형성과정을 집중 추적하고 있다. 유씨의 세모그룹은 지난 1997년 8월에 부도 처리됐다. 당시 유 전 회장이 이른바 오대양사건으로 연루돼 사기혐의로 징역형을 받고, 그룹이 자금난에 시달리면서 문을 닫았다. 하지만 2년 후 일부 개인주주 중심으로 자본금 34억 원을 모아 청해진해운이 만들어졌다. 이 회사는 세모가 부도 직전에 세운 세모해운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청해진해운의 최대주주인 (주)천해지는 2005년에 옛 세모의 조선사업부를 인수해 만들어졌다. 이곳은 아이원아이홀딩스라는 회사가 최대주주다. 아이원아이홀딩스는 유 전 회장의 두아들인 유대균씨와 혁기씨 등이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회사다. 이밖에 이들과 관련된 회사만 국내에 10여개에 이른다. 사실상 옛 세모그룹이 부활한 것이다.

현재 이들 유씨일가의 재산 규모는 2400억 원 정도. 유 전 회장과 두 아들이 보유한 주식과 부동산(공시지가) 이 지난해 말 기준 1665억 9200만 원이고, 유씨 일가의 특수관계인까지 넓히면 2400억 원으로 늘어난다. 특히 이들은 미국, 홍콩, 프랑스 등에 진출해 13개 국외 법인을 설립, 운영하면서 국외 법인의 자산만 최근 1000억 원대로 불린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 국세청, 금감원 등 총동원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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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국세청과 금융감독원 등은 이들의 역외탈세와 불법 외국환 거래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 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청해진해운을 비롯해 언론에 보도됐던 관련 기업들 모두와 유 전 회장 일가를 살펴보고 있다"며 "미국, 중국 등 제한하지 않고 정상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빠져나간 (유 전 회장의) 돈을 전부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금감원은 유 전 회장이 해외 자산 취득 과정에서 외국환거래법 위반 여부와 해운사 특성상 외환거래가 많은 청해진해운의 불법거래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금감원은 유씨 일가가 해외 자산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사전에 신고해야하는 의무를 위반했는지 여부도 살펴보고 있다.

현행 외국환거래법은 자본거래를 할 경우 거래 목적과 내용을 외국환 거래은행에 미리 신고하도록 돼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과태료가 부과되지만, 사안이 중대할 경우 국세청에 통보해 형사처벌도 가능하다.

국세청은 유씨 일가의 편법 증여 뿐 아니라 역외탈세 여부 등에 대해서 조사를 벌이고 있다. 또 해외재산 축적 과정에서의 불법 여부도 조사 대상이다. 국세청 고위 관계자는 "조사 착수 여부에 대해서도 확인해주기 어렵다"면서도 "(탈세 등의 혐의가 나오면) 당연히 세정을 책임지는 기관으로서 조사에 나서는 것이며, 관계 기관과의 협조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청해진 해운과 관계사들의 금융권 대출 과정에 대해서도 금융당국의 조사가 이어지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청해진해운을 비롯한 관계사들은 산업은행 등 은행을 포함해 여러 은행과 저축은행, 제2금융권에서 2000억이 넘는 돈을 빌린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유 전 회장과 그 일가가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세모, 다판다, 온지구, 문진미디어, 세모 등도 금융권에 상당한 채무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분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관계사들의 여신 상황을 조사해서 불법 여부가 있었는지 확인할 것"이라며 "대출과정에서 담보물 평가가 제대로 됐는지를 중점적으로 보겠다"고 밝혔다.

알려왔습니다
위 기사 내용과 관련해 유병언 전 회장 측은 "추정자산 2400억의 상당 부분은 기독교복음침례회 신도들의 영농조합 소유의 부동산"이라고 밝혀왔습니다.



태그:#세월호 침몰, #청해진해운, #유병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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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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