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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실종자들의 휴대폰이 침몰 뒤의 세월호 내부 상황을 알 수 있는 단서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휴대폰 내장 메모리 복구 가능성이 있고, 특히 휴대폰 전원이 꺼진 시각이 세월호 내부 침수 상황의 단서가 될 거란 게 전문가 의견이다.

사고 8일째가 지나고 선체 수색을 통해 수습되는 시신이 늘어나면서 누리꾼들은 사망·실종자의 휴대폰에 대한 조사도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야구 커뮤니티 'MLB파크'의 아이디 '아스터킴'은 23일 오후에 올린 글에서 "사망자의 휴대폰은 침수됐을 가능성이 대부분이겠지만 메모리는 살아있다"며 "외장메모리는 다른 리더기나 휴대폰에 꽂아 쉽게 데이터 확인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했다.

"휴대폰 메모리 복구 가능할 수도"

'아스터킴'은 "침몰돼 휴대폰 통신은 안 되지만 잠시라도 사용은 가능했으리라 본다"며 "특히 스마트폰 사용자 비율이 매우 높을 텐데, 칠흑같이 어두운 곳에서 LED 램프 사용을 많이 했을 것이고 동영상이나 사진촬영 또는 녹음도 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이어 "실종자, 사망자의 휴대폰은 반드시 유가족들에게 그대로 돌려져야 한다. 사망자의 중요한 유언이나 발송되지 않은 메시지들이 있을 가능성이 크니까"라면서 "이런 부분에 대해선 언론의 보도가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영화배우 문성근씨도 23일 오후 트위터에 "손전화는 오랜 시간 물에 잠겨 있어도 입력된 자료는 복원되지 않나요? 발견된 학생들이 배에 갇혀있는 동안 보냈을 문자나 카톡이 '미송신' 상태로 남아있거나, 메모 기능에 글을 남겼을 수도 있을 텐데"라고 썼다. 세월호 침몰 뒤 사망·실종자가 기록을 남겼을 수도 있으니 휴대폰 메모리 복구를 시도해볼 만하지 않느냐는 것.

한 디지털포렌식 전문가는 복구 성공을 장담하진 않았지만 일단 시도를 해봤으면 좋겠고, 데이터가 복구되면 침몰 뒤 내부 침수상황을 추정하는 자료로 쓰일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전원 꺼진 시각 파악 가능, 하지만 장기 침수면..."

법원의 휴대폰 감정 촉탁을 맡는 한 디지털포렌식 업체 관계자는 지난 23일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휴대폰의 내장 메모리는 비휘발성 메모리여서 휴대폰이 고장나거나 바닷물이 들어가도 메모리 자체에 손상이 없다면 데이터가 복구될 가능성이 높다"며 "T-플래시인 외장 메모리도 살려낼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바다에 빠져 내부 기판과 부품이 부식된 휴대폰이라도 내부 메모리의 데이터는 복구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전파가 안 통해 전송실패한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 메시지 등도 내부 메모리의 데이터베이스 파일을 통해 복구할 수 있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스마트폰이든 그냥 휴대폰이든 내장 메모리가 복구되면 휴대폰 전원이 꺼진 시각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사망·실종자들의 휴대폰은 침수로 인해 전원이 꺼졌을 가능성이 높다. 특별한 기록은 남기지 않았더라도 휴대폰이 꺼진 시각을 알 수 있고, 그를 통해 세월호 내부 침수상황을 짐작할 단서로 삼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데이터 복구를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바닷물에 빠진 뒤 3~4일 경과한 휴대폰 데이터 복구는 대부분 성공했지만, 바닷물에 장시간 침수된 휴대폰에 대한 데이터복구 작업을 해보진 않았다"며 "지금 사건이 일어난 지 8일째인데 거기서 수습한 휴대폰 데이터를 살려낼 수 있을지 장담을 할 순 없지만 한 번 시도를 해봤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세월호 사망자 시신과 휴대폰이 같이 수습되는 경우가 있지만 이에 대한 별도의 조사는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사망자 휴대폰 수습시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문의에 해양수산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핸드폰을 비롯한 모든 유품은 유족 확인시 사망자 시신과 함께 유족에게 인계되고 있다"고 밝혔다.


태그:#스마트폰, #세월호, #데이터복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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