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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사고 발생 8일째인 23일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실종자 가족들이 사고해역을 바라보며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 기다림에 지친 실종자 가족들 세월호 침몰 사고 발생 8일째인 23일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실종자 가족들이 사고해역을 바라보며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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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오겠습니다'로 시작한 여행, 다녀왔습니다로 끝내줘요."
"기적처럼 태어났으니 기적처럼 돌아오세요."

'세월호 침몰사고' 실종자 가족에 희망을 전하는 메시지가 전국 각지에서 모이고 있다.

22일 대자보와 쪽지가 진도군실내체육관에 붙은 데 이어 23일 오후 4시께 진도 팽목항 '가족임시대기실' 앞 게시판엔 전국민의 정성이 담긴 편지와 쪽지가 나붙었다.

편지와 쪽지에는 "기적이 일어나길" "도움을 드리고 싶어 구호물품을 보냅니다" "조금만 더 참고 견뎌주세요" 등 실종자 가족를 응원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할 수 있는 게 기도 뿐이라 죄송합니다"

특히 단원고 학생과 가족을 위로하는 중고생이 쓴 쪽지가 눈에 많이 띄었다.

"제가 작년에 수학여행을 갈 때 들 떠 있었던 게 생각나고 그렇게 들떠 있었던 모습을 생각하니 더 안타깝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여기서 기도하는 일 뿐이라는 것도 죄송합니다. 더 이상 나쁜 일이 일어나지않았으면 좋겠고 구조됐으면 좋겠어요." - 광주 첨단고 2학년 이○○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제발 조금만 더 버텨주세요. 단원고등학교에 기적이 일어나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언니, 오빠들 힘내세요." - 사천여자중학교 3학년 김○○

곳곳에선 최근 많은 이들이 동참하고 잇는 온라인 추모방식 '노란리본'을 직접 손으로 그린 쪽지도 볼 수 있었다. 노란 리본과 함께 실종자의 무사 귀환을 바라는 'R=VD'라는 문구도 눈에 띄었다. R=VD는 'Realization=Vivid Dream'의 약자로 '생생하게 꿈꾸면 이뤄진다'는 뜻이다.

편지와 쪽지 앞에서 오랜 시간 머문 한 실종자 가족은 "아" 하고 탄식과 함께 "눈물 날 거 같다"며 자리를 뜨기도 했다.

팽목항 일부 천막엔 실종자 가족의 손글씨가 새겨져 보는 이에게 안타까움을 선사했다. 한 단원고 학부모가 쓴 것으로 보이는 글이 천막에 적혀 있다.
 팽목항 일부 천막엔 실종자 가족의 손글씨가 새겨져 보는 이에게 안타까움을 선사했다. 한 단원고 학부모가 쓴 것으로 보이는 글이 천막에 적혀 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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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편지와 쪽지가 붙은 것에 앞서 팽목항 일부 천막엔 실종자 가족의 손글씨가 새겨져 보는 이에게 안타까움을 선사했다. 아래는 그 내용 중 일부이다.

"아가야, 아가야, 내 아가야. 엄마 품에 돌아와. 토닥여 줄게. 영원히 사랑해, 우리 큰 아들 ○○야."

"지금 우리 ○○이, 바다에 있든 하늘에 있든 정말 보고싶다. ○○아 사랑해."

"사랑하는 우리 아빠! 춥고, 배고프고, 무섭고…. 얼마나 고생이 많으세요. 아빠의 가족들 모두 간절히 간절히 두 손 모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꼭 무사히 끝까지 버티시고 조금만 더 힘내세요. 아빠, 꼭 조만간 봐요. 사랑합니다. 정말 사랑합니다. 아빠. -아빠 딸 올림"

"어찌 이렇게 참담할 수가 있습니까? 부모의 입장에서, 부모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게 너무도 아프고 또 아프기만 합니다. 저 또한 대한민국의 한 사람으로 이 땅에 살아가고 있지만 현재 살아 있다는 자체가 부끄럽기만 합니다. 저는 (실종자가 아닌) 제 둘째 자식에게 이렇게 가르치렵니다. 이 나라, 이 땅에 사는 한 이 무능한 정부와 관료들을 믿지 말라고요. 그리고 이 땅을 떠나라고 가르치렵니다. 지금도 눈 앞에 아른거려 눈물을 흘리려 해도 나올 눈물도 없네요. - 2학년 ○반 학부모"

세월호 침몰 사고 발생 8일째인 23일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 기다림에 지친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하는 편지가 빼곡히 붙어 있다.
▲ 실종자 가족 위로하는 편지 행렬 세월호 침몰 사고 발생 8일째인 23일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 기다림에 지친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하는 편지가 빼곡히 붙어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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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세월호 침몰사고, #진도, #팽목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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