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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세월호 침몰사고 학부모들이 기자회견을 갖고 애타는 호소를 전했다.

그들은 "아직 구조되지 못한 아이들, 하늘로 간 아이들, 살아남은 아이들 모두 우리가 책임지고 보살펴야 할 아이들"이라며, "살아남은 아이들마저 죄인이 된 심정이다. 생존아이들에 대한 지속적인 보살핌을 위해서도 전 시민사회가 애써달라"며 언론에는 취재 경쟁 자제를, 정부에는 신속한 구조 작업을 촉구했다.

생존자 가족대표 장동원씨는 이날 울먹이며 호소문을 읽으며 간곡히 부탁했다. 

노란 리본은 현재 온라인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노란 리본은 현재 온라인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 노란 리본 방송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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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리본은 현재 온라인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노란 리본은 현재 온라인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 인터넷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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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즈음하여 23일 현재 전날부터 이어져 온 노란 리본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 엄청난 반향을 이루며 커다란 물결을 이루어가고 있다.

노란 리본은 "다시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며 기원합니다"라는 의미라고 전해지며, 진도 학부모들이 자신의 카카오톡(아래 카톡)을 열었을 때 모든 카톡이 노락색으로 되어 그들을 위로하기 위해서다. 온라인 상에서는 카톡으로 노란 리본을 서로 공유하며 위로해 주기위해 노력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참가자들의 촛불들
 참가자들의 촛불들
ⓒ 박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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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마음이 전해졌는지 같은 날 오후 7시경 경기도의 작은 도시 광주에서도 노란 리본이 달렸다. 시민들은 세월호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위한 촛불을 밝히고 있었다. 참가자의 가슴에는 하나 둘씩 노란 리본이 하나 둘 연이어 달리기 시작했다. 촛불을 밝히며 그들의 눈은 점점 붉어졌다. 소수의 인원으로 시작한 이날의 촛불. 그 촛불과 함께한 노란 리본은 쌀쌀한 날씨임에도 시민들의 참여는 점차 늘어갔다.

피켓을 들고 있는 참가자.
 피켓을 들고 있는 참가자.
ⓒ 박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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앳된 아이를 데리고 나온 부부, 임산부,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나온 엄마, 중학생 딸과 나온 중년의 어머니, 이제 갓 20살을 넘긴 청년들. 그리고 그저 마음으로 함께 하고 싶어 참가했다는 시민들. 그 옆에 어색한 날씨만이 함께 촛불과 노란 리본이 끝까지 자리를 지켜주었다.

세월호 실종자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촛불과 노란리본행사에 참가해 포스트잇에 기원하는 문구를 적고 있는 시민들
 세월호 실종자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촛불과 노란리본행사에 참가해 포스트잇에 기원하는 문구를 적고 있는 시민들
ⓒ 박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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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한 시민들 모두 세월호 사고 이후 오늘까지의 황당한 현실에 당황하고 답답해 했다. 그들의 마음 마음이 모여 서로의 촛불을 밝히고 노란 리본을 달아주고 있었다. 그 사이 날씨는 조용히 침묵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자발적으로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애타는 마음을 담기 시작했다. 그 마을을 담은 포스트잇은 애타는 기원의 흔적을 남기며 서로를 토닥여주고 있었다. 시민들 모두 공통적으로 국민이 국가의 주인임을 인지했고 국가와 언론에 대한 강한 불신을 표출했다.

유모차를 몰고 나온 시민
 유모차를 몰고 나온 시민
ⓒ 박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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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이한 정부의 대처가 화가 났습니다. 지진 등의 재해를 적절히 대응하는 일본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달라도 너무 다르네요. 이상한 제도들은 선진국을 따라간다고 하면서도 재난 대응하는 요령은 못 따라 가는 거 같습니다. 언론에 대한 불신도 커져 공중파 보다는 케이블의 일부 채널만 보게 됩니다."

유모차를 몰고 아기와 나온 주정아(31)씨는 촛불을 곧게 잡고 어두운 마음을 전했다.

"답답하죠. 이번 일로 언론에 대한 신뢰가 없어졌습니다. 언론이 반성해야 합니다."

만삭의 부인, 아기와 함께 나온 이기석(38)씨는 자신의 답답한 심정을 강하게 표현했다.

모녀가 함께하는 노란리본과 촛불
 모녀가 함께하는 노란리본과 촛불
ⓒ 박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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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상황이 닥치면 본인 스스로 안전에 대처하라고 해야 할 거 같아요. 세월호 사고 이후 안전에 대한 걱정이 부쩍 늘었습니다. 어딜 보내기도 무섭기도 합니다."

김애희양의 어머니(38)는 놀란 마음을 나타냈다. 두 모녀는 촛불과 함께 노란 리본을 가슴 앞에 조용히 부여매고 있었다. 김양은 부모님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다며 어머니 곁에서 진지하게 촛불을 지키고 있었다.

촛불을 들고 참여하는 이제 갓 성인이 된 시민들.
 촛불을 들고 참여하는 이제 갓 성인이 된 시민들.
ⓒ 박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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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름끼치고 화가 나요. 요 근래가 고난 주간이라 이 사고 이후 무사귀환을 위해 새벽기도를 열심히 했어요. 하지만 현재의 이 상황이 너무 화가 나고 맘이 아픕니다."

이제 막 성인이 된 배유리(19)양, 이민혁(19)군도 자신들의 아픈마음과 분노를 피력했다.

시민들은 분노와 분통을 터트리면서도 중심을 잃지는 않았다. 먼저 세월호 관련 학생과 학부모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촛불과 함께 노란 리본에 의지하며 진정하고 있었다. 어둠이 내리고 밤은 깊어가고 있었다.

어두워져가는 날씨만큼 촛불과 노란 리본 앞을 지나가는 시민들의 행렬은 점차 줄어들고 있었다. 쌀쌀해지는 날씨를 따라가듯 사람들의 행렬도 서서히 줄어들었다. 하지만 현장의 노란 리본을 담은 시민들의 눈빛은 더욱 초롱초롱 밝아졌다. 더불어 날이 어두울수록 촛불의 빛은 더욱 환해지고 있었다.

참가한 시민들은 22일 저녁을 시작으로 광주 이마트 앞에서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위한 촛불과 노란 리본행사는 당분간 계속될 예정이라고 전해주었다. 그 말을 전하는 그들의 눈빛 속으로 세월호 희생자의 아픔을 위로하고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바람이 더욱 퍼져나가기를 소망함이 전해지고 있었다.


태그:#세월호, #노란리본, #촛불, #무사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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