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룡군단이 막내공룡의 거센 도전을 뿌리치고 단독 2위로 치고 나갔다.

 

이만수 감독이 이끄는 SK 와이번스는 22일 인천 문학 야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 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에서 6-5의 짜릿한 재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NC는 0-3으로 뒤지던 스코어를 7회 한 번의 기회에서 4-3으로 뒤집는 저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끝내 경기를 승리로 이끌진 못했다. 이는 역전 끝내기 홈런을 포함해 홀로 4타점을 폭발시킨 SK의 간판타자 최정을 막지 못했기 때문이다.

 

FA 앞둔 중요한 시즌, 11경기 0홈런 5타점으로 출발

 

최정은 자타가 공인하는 프로야구 최고의 3루수다. 지난 2010년부터 기록한 4년 연속 3할 20홈런은 프로야구 출범 후 그 어떤 3루수도 달성하지 못한 기록이다. 만27세의 비교적 어린 나이에 우승 반지도 벌써 3개나 가지고 있을 정도로 경험도 풍부하다.

 

최정은 올 시즌을 마치면 FA자격을 얻는다. 벌써부터 해외진출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는 최정은 국내 잔류시 작년 강민호(롯데 자이언츠)가 기록했던 FA 역대 최고액(4년 75억 원)을 간단히 뛰어 넘을 것으로 보인다.

 

SK구단에서도 최정의 마음을 붙잡기 위해(혹은 최정이 떠날 것을 대비해) 올 시즌 7억 원의 거액연봉을 선물했다. 이는 FA 자격을 얻지 못한 선수 중 역대 최고액으로 최정이 SK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단적으로 증명하는 예다.

 

프로 입단 후 가장 중요한 시즌을 맞는 최정은 올 시즌 자신의 한계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3할 타율에 20홈런 80타점, 20-20클럽이 보장된 최고의 3루수가 작정하고 최선을 다한다면 어떤 성적이 나올지 야구팬들은 기대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잘하고자 하는 의욕이 과했던 탓일까? 정작 시즌이 개막된 후 최정의 활약은 기대치와는 거리가 멀었다. 개막 후 11경기에서 최정이 기록한 성적은 타율 .268(41타수 11안타) 0홈런 5타점 1도루.

 

최정의 이름값과 그동안 보여준 실적을 생각하면 다소 실망스런 성적이었다. 특히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3연전에서는 10타수 무안타로 크게 부진했다.

 

7경기 3홈런 13타점에 득점권 5할, 감 잡은 최정

 

'스테로이드보다 무서운 FA로이드'라는 우스갯소리처럼 FA를 앞두고 생애 최고의 성적을 올려 몸값을 부쩍 올리는 선수가 있는 반면에 FA를 앞둔 부담감 때문에 시즌을 그르치는 선수도 적지 않다.

 

올 시즌 타점 1위를 달리고 있는 최정의 팀동료 박정권이 'FA로이드'의 효과를 보는 대표적인 선수라면 1패1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6.14에 그치고 있는 안지만(삼성 라이온즈)은 FA를 부담으로 느껴 부진에 빠진 대표적인 선수다(물론 아직 시즌은 많이 남아 있지만).

 

그렇다면 최정의 경우는 어떨까? 개막 후 11경기 성적만 보면 최정 역시 FA에 대한 부담으로 평소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선수에 속했다. 하지만 최정은 그 부담을 빨리 떨쳐내고 어느덧 본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최근 7경기에서 최정의 성적은 타율 .379(29타수 11안타) 3홈런 13타점 8득점 2도루. 시즌 초반의 짧았던 슬럼프를 극복하고 리그에서 가장 다재다능하던 최정의 본모습으로 돌아왔다.

 

지난 13일 대구 삼성전에서는 5-9에서 경기를 원점으로 만드는 만루홈런을 터트렸고 22일 NC전에서는 역전 끝내기 홈런을 포함해 4타점을 쓸어 담았다. 3루타 하나가 부족한 히트 포 더 사이클(사이클링히트)이었다.

 

특히 최정은 올 시즌 득점권에서 무려 5할(3위)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을 만큼 찬스에 대단히 강한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여기에 홈경기에서 타율 .429(원정경기 .200)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으니 팬들이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다.

 

22일 현재 최정은 타점 부문에서 박정권에 이어 전체 2위(18개), 득점 부문에서는 김강민과 함께 공동 1위(17개)에 올라 있다. 테이블세터가 차린 밥상을 맛있게 먹으면서 후속타자 루크 스캇과 박정권에게 새로운 밥상을 차려 주는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최정은 7억 원의 고액 연봉을 받는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슈퍼스타다. 하지만 최정은 좀처럼 자신의 위치에 만족하는 법을 모른다. 그런 성실한 자세가 매년 생애 최고의 성적을 다시 쓰는 리그 최고의 3루수를 탄생시킨 원동력일 것이다.

2014.04.23 09:26 ⓒ 2014 OhmyNews
프로야구 SK와이번스 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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