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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한 마음의 시민들 '꼭 돌아와 다오' 세월호 침몰사건 1주일째인 22일 오후 경기도 안산문화광장에서 열린 실종자 무사귀환과 희생자 추모를 위한 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묵념을 하고 있다.
▲ 간절한 마음의 시민들 '꼭 돌아와 다오' 세월호 침몰사건 1주일째인 22일 오후 경기도 안산문화광장에서 열린 실종자 무사귀환과 희생자 추모를 위한 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묵념을 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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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마다 눈이 떠진다. 그리곤 머리맡 스마트폰에 손이 간다. 여전히 생존자 소식은 없고 날마다 황망한 소식만 들려온다. 낙담하고 다시 잠을 청하게 된다. 이 짓도 벌써 일주일째다. 짜증이 나고 답답하고 힘이 빠진다. 얼마 전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아이들에게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넘겨주나…" 하고 이야기하다가 울컥해서 방송사고를 낼 뻔했다. 아내는 뉴스만 보면 눈물을 흘리더니 이제는 아예 뉴스를 보지 않으려 한다.

초등학교 4학년인 큰아들이 22일 현장학습을 갔다. 부지런히 유부초밥 도시락을 싸주는 아내, 들떠 있는 아들, 오빠를 부러워하는 둘째와 셋째. 평소 같으면 그냥 평온한 일상이겠지만, 무시무시한 저 사고가 자꾸 생각의 어깨를 짓누른다. 일이 손에 안 잡힌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유체이탈 발언과 지지율은 관계가 있을까?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해서 "단계별로 책임 있는 모든 사람들에 대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민형사상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다. 지난 21일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한 발언이다.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시사평론가 유창선씨는 이렇게 소회를 밝혔다.

"박 대통령은 아래 사람들을 질책하면서 철저하게 3자적 화법을 사용하고 있다. 정부와 국민 사이의 제 3자적 위치에서 평론이라도 하는 듯한 모습이다. 마치 정부와는 별개의 존재인 듯, 아래 사람들의 책임은 엄하게 묻겠다면서 정부의 수반인 자신의 책임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이 없다." - <폴리뉴스> 기고 글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은 전임 이명박 대통령의 소위 '유체이탈 화법'을 꼭 닮았다. 특히 집권 첫 해 동안 보인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문제에 대한 입장은 '유체이탈'의 정점을 찍었다. 그는 이렇게까지 이야기했다.

"작금에는 부정선거까지 언급하는데 저는 지난 대선에서 국정원으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지 않았고 선거에 활용한 적도 없다." - 2013년 8월 26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

이 상황에서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는 지난 4월 14일부터 18일까지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2500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전화 자동응답 RDD방식으로 여론조사를 했다.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는 ±2.0%p라고 한다. 세월호가 16일에 침몰했으니까 침몰에 대한 여론조사의 반영분은 반쯤이라 할 수 있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당 지지율 격차는 더 벌어졌다고 한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60주차 지지율(4월 셋째 주)은 64.7%를 기록했으며, 실종자 가족들과 만난 다음 날인 18일에는 일간 집계상으로는 취임 후 처음으로 71%를 기록하면서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정부의 위기관리체계가 엉망인데 여당 지지율이 이렇게 올라가고 대통령 지지율이 최고치를 경신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 도대체 박근혜 지지율의 비밀은 어디에 있을까?

사실 이번 리얼미터의 여론조사뿐 아니라 다른 여러 조사들도 마찬가지다. 노출되는 고질적인 문제점들이 있다. 예를 들어 이번 리얼미터 조사의 경우 4500만 국민 가운데 2500명을 표본으로 삼았는데, 이번 조사가 얼마나 대표성을 띨 것인가(표본추출 문제)의 문제, 가중치 보정을 어떻게 줄 것인가에 대한 전문가들 사이의 이견(異見) 등이 분명히 있다.

아직까지는 이 문제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도 의견이 분분하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서로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은 여론조사는 전체의 흐름을 나타내는 것이지 단순히 '박근혜 대통령이 71%의 지지를 받고 있다'라고 단정해서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결국 이 글은 여론조사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여전히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듯 보이는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대한 정치 공학적 분석의 글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7일 전남 진도실내체육관을 방문해 여객선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의 요구 사항을 듣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7일 전남 진도실내체육관을 방문해 여객선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의 요구 사항을 듣고 있다.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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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지지율의 비밀①] 피난민 정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정점을 찍었다는 것은 매우 의미심장한 일이다. 지지율 71%의 비밀은 바로 '위기감'이다. 현재 상황에서 국민들은 '박근혜'라는 이름을 '구원자'로 읽는 것이다. 얼마 전 필자가 쓴 책(<오마이선거 오마이전략> 매일컴 펴냄)에서도 밝혔지만 우리 국민에게는 여전히 피난민 정서가 버젓이 살아 있고, 이 정서의 근원은 사회 불안이다. 안전을 희구하며 '슈퍼맨'을 갈구한다. 이를 지식소매상 유시민은 아주 정확하게 지적했다.

책을 다 쓰고 나니 어쩌면 좋은 공부 교재가 되는 이 대화록에 대해 왜 사람들을 저런 식으로 가짜 논쟁을 할까? NLL 포기냐 아니냐, 굽신거렸냐 아니냐만 갖고 이야기를 할까 생각해봤는데 결론은 우리가 피난민 정서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싫어서, 또는 미워서 남으로 내려온 실향민들은 물론이고 남의 주민들도 북의 무력 도발에 대한 두려움이 남아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더 이상 난민촌이 아닌데, 전쟁이 끝난 이후 우리 스스로 경제적 효율성, 정치적 정당성을 갖춘 국가로 투쟁과 노력을 통해 이 나라를 60년 전과 전혀 다른 나라로 세워 놨는데, 이렇게 해놓고 왜 난민촌 정서를 못 버리는지. 최근에 군인들이 북한과 싸우면 진다고 말하는 것도 보면서 이것은 정서라는 결론을 내렸다.

기본적으로 우리는 피난민이고, 억울하게 침략을 당했고 북에서 못된 짓을 하는 바람에 우리가 많이 죽었고 그것 때문에 고생을 엄청나게 했고, 저 나쁜 놈들이 또 쳐들어올지도 모른다는, 몸은 아파트에 사는데 마음은 난민촌에 있는 것이다. 이 상태를 벗어나야 한다고 본다. - <프레시안> 2013년 11월 18일자 <유시민 "한국이 피난민 정서 벗어나야 남북화해 가능">의 일부

원래 이미지 정치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한 말이지만 현재의 상황을 아주 적확하게 설명한다. 우리는 소위 '압축성장'을 하면서 수많은 것을 무시하고 시간을 건너왔다. 전쟁 후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신생독립국의 위치에서 전 세계에 자랑하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룬 유일한 나라, 경이롭다고밖에 설명이 안 되는 '한강의 기적'을 이룬 나라, 세상에서 유일하게 일본과 중국을 무시(?)하는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다.

하지만 늘 우리 국민은 불안했다. 자살률이 세계 1위를 달리고 출산율이 세계에서 꼴지를 벗어나지 못했다. 가족 중 누군가 연락이 되지 않으면 난리가 난다. 언제 백화점이 무너질지 모르고, 타고 가던 지하철에 불이 날지 모른다. 다리가 무너지고 비행기가 추락할지도 모른다. 이런 와중에서 사람들이 찾는 것은 당연히 신(神)이다. 그래서 1970년대와 1980년대에 기독교를 비롯해서 종교인구가 폭발했다.

더군다나 우리 국민은 착하기까지 했다. 국가적 위기가 닥쳐오면 지도자를 중심으로 뭉쳤다. IMF 외환위기로 인해서 나라가 망하기 직전까지 갔지만 국민들은 나라를 그 지경으로 만든 독점재벌과 관료들을 축출하기보다는 돌반지를 빼서 '금 모으기 운동'에 동참했다. 광주시민들을 학살하고 피 묻은 권좌에서 독재정치를 통해 국민에게 고통을 준 '전두환' 일당을 국민들은 아직도 '살려'두고 있다.

어쩌면 극히 불안한 국민에게 있는 '피난민 정서'는 강력한 지도력으로 현재의 상황을 극복해달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박근혜 지지율의 비밀②] 잘 가공된 정치컨설팅 전략과 협업 언론사

정치에서 지지율을 올리는 방법으로 대체로 다음의 세 가지 방법을 사용한다.

(1) 나의 표 지키기
(2) 상대 표 깨기
(3) 부동표 흡수하기

사실 박근혜 대통령을 반대하는 정치세력들과 시민들에게는 지금의 현실이 너무나 터무니없다. 박근혜 정권의 출발부터 잘못되었다고 생각을 한다. 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정치개입을 통해 왜곡된 선거로 출발했으며, 그 후 1년 내내 국정원 정치개입 논란으로 국력을 소진하다시피 했다. 인사파동에 몸살을 앓은 것은 물론 경제민주화는 실종되었고 공약의 파기는 일상화됐다. 그런데도 지지율이 경이로울 뿐이다. 잘 생각해보면 이는 박근혜 정권이 정치컨설팅에 대단히 능수능란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라 판단할 수 있다.

우선 '나의 표 지키기' 항목을 보자. 박근혜는 자신의 지지기반을 절대로 흔들지 않는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털끝도 건드리지 않는 것이다. 심지어 원칙대로 수사하려 한 채동욱 전 검찰총장을 '찍어낸' 혐의까지 있다.

거기에 해외 '패션쇼'를 통해 '위대한 대한민국'을 국위선양하면서 아버지 '박정희'에 대한 향수를 끊임없이 확대재생산하고 있다. 보수를 단단히 결집시키며 '유신공주'를 넘어서 '국모'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는 기울어진 운동장으로서 '언론'의 왜곡이 기반이 된다. 어찌 됐든 전통적인 자신의 지지기반을 착실히 다지면서 점수를 따고 있는 것이다.

무릎 꿇고 애원하는 세월호 실종자 가족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오후 전남 진도군 세월호 침몰 사고 피해자 가족들이 모여 있는 진도체육관을 찾아 피해 가족들의 요구사항을 듣던 중 한 실종자 가족이 무릎을 꿇고 호소하고 있다.
▲ 무릎 꿇고 애원하는 세월호 실종자 가족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오후 전남 진도군 세월호 침몰 사고 피해자 가족들이 모여 있는 진도체육관을 찾아 피해 가족들의 요구사항을 듣던 중 한 실종자 가족이 무릎을 꿇고 호소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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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표 깨기' 항목을 볼까? 박근혜 대통령은 현재 새정치민주연합의 안철수·김한길 체제로 맞서기에는 너무나 거대한 존재다. 특유의 종북몰이는 새정치민주연합을 잔뜩 '쫄게' 만들었다. 통합진보당 해산시도를 비롯한 수많은 종북몰이에 야당은,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은 너무나 무력했다. 무인기에 관한 합리적 의심과 질문을 한 정청래 의원에 대해 김한길은 구두경고까지 했다. 야권 지지자들은 이러한 행태에 대해 심각하게 실망하면서 뿔뿔이 흩어졌다. 야권은 한마디로 박근혜 대통령에게 상대도 되지 않는 것이다.

'부동층 흡수하기' 항목을 보자. 부동층이란 흔히 이야기하는 중도층이다. 2014년의 중도층은 상당히 상충적인 태도를 가진다고 이야기한다. 상충적이라는 뜻의 영어 단어인 'ambivalent'의 사전적 의미는 '반대감정이 병존하는, 애증이 엇갈리는'이다. 그래서 이 상충적인 유권자들은 서로 모순돼 보이는 가치와 정책을 함께 선호하는 태도를 보인다. 예를 들어 노동 친화적인 사고를 하면서도 경제성장을 주장하는 후보에게 표를 던진다든지, 미국에 비판적 사고를 가지면서 동시에 북한에 대한 비판적 태도를 견지하는 층을 의미한다(이 지점을 안철수 공동대표는 '안보는 보수, 경제는 진보'라고 파고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 상충적 태도를 가진 중도층 유권자에게 '솔깃함'을 던져준다. 예를 들어 올 초에 박근혜 대통령이 던진 '통일은 대박'이라는 메시지는 중도층 유권자의 머릿속에서 '박근혜 정권은 반(反)통일 정권이다'라는 생각을 아예 원천봉쇄했다. 또 '규제완화' 토론회를 통해 경제성장의 이미지도 국민들에게 안겼다. 상충적 태도를 가진 중도 유권자에게 어필하는 것이다.

아무리 박근혜 정권이 이 세 가지 과제를 잘 수행했다 하더라도 이런 효과가 확산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효과는 박근혜 정권이 걱정하지 않는다. KBS, MBC, SBS는 물론이요, 종편이 그 역할을 맡아주고 있으니 말이다. 이렇게 하는데도 지지율이 오르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한 것 아닌가?

새벽에 또 눈이 떠지면 어쩌나

리얼미터의 이번 여론조사는 14일부터 진행됐기 때문에 세월호 사고 대처에 대한 여론을 완전히 반영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유가족들을 만나는 장면이 매우 정교하게 편집돼 방송됐는데, 여론조사에는 이도 반영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손바닥으로 태양을 가릴 수는 없는 법이다. 또 옛날처럼 언론을 통제한다고 해서 다 통제되는 것도 아니다. 아무리 '피난민 정서'가 저변에 깔려 있다 하더라도, 아무리 집권 여당과 청와대가 정치컨설팅에 능하여 국민들 전체의 생각까지 휘어잡고 흔든다 하더라도, 무엇이 진실인지에 대해서 목숨을 걸고 증언할 수많은 이름 없는 누리꾼들이 존재한다.

손바닥으로 태양을 가리려다 손바닥 데는 수가 있다. 옛날에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인기 없는 대통령으로 낙인 찍히고 권좌에서 내려왔지만, 어쩌면 시간이 지나고 나서 '박근혜'라는 이름 자체가 우리 국민들에게 '트라우마'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여론이란 그런 것이다.

현장학습에 갔던 큰아이는 별 탈 없이 돌아왔다. 아내는 여전히 뉴스 보기를 꺼려할 것이고 나는 새벽에 또 눈이 떠질 것 같다. 사망자 수가 150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덧붙이는 글 | 어른들 말 잘 듣는 착한 아이들이 황망하게 세상을 떠났고 또 떠나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그저 미안하다는 말밖에 못하겠네요. 이 시간이 좀 더 지나야 원래 제가 쓰던 '착한 정치컨설팅'을 연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만 좀 더 기다려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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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요한, 1969년 서울 산(産), 2000년부터 방송에 관심 있어 주변을 맴돌다 2005년 우연히 얻어 걸린 라디오 전화인터뷰부터 시사평론 방송시작, 2014년부터는 경제 Agenda에 집중, 시사경제평론을 하면서 몇몇 경제채널 출연하고 있음, 어떻게 하면 쉽게 이야기 할 수 있는지 종일 고민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