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패스트푸드가 전 세계적으로 보편화되었다. 햄버거나 피자, 치킨 등을 판매하는 패스트푸드 산업은 매년 급속히 성장해왔다. 2012년 11월 29일 미국에서,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매장인 맥도날드, 웬디스, 버거킹, 도미노, KFC 등에서 일하는 뉴욕 패스트푸드 노동자들이 시간당 최저임금 15달러와 노동조합 설립 및 활동의 자유를 요구하는 일일파업을 벌였다. 시간당 평균 8.94달러, 연 평균 1만8500달러(한화로 약 1919만 원)에 준하는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는 패스트푸드 노동자들의 첫 외침이었다.

이 파업을 시작으로 다음 해인 2013년 뉴욕에서 다발적인 거리행동과 일일파업, 의회방문 등이 이어졌다. 7월 28일에는 전국 7개 도시에서, 8월 29일에는 60여개 도시에서 그리고 12월 5일에는 전국 100여개 도시에서 수 천 명의 노동자가 참여한 동맹파업이 일어났다. 이들의 주장은 최저임금을 15달러로 인상하라는 것이었다.

SEIU(Service Employees international Union, 전미서비스노조)의 국제문제 담당자인 닉 루디코프(NICK Rudikoff)씨가 한국을 방문했다. SEIU는 미국 패스트푸드 노동자들의 시급 15달러를 주장하며 파업을 주도한 노동조합으로, 200만명의 조합원을 두고 있다.

알바노조와 SEIU의 만남 알바노조 할동가들이 SEIU 국제문제 담당자인 닉 루디코프 씨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알바노조와 SEIU의 만남 알바노조 할동가들이 SEIU 국제문제 담당자인 닉 루디코프 씨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알바노조

관련사진보기


지난 10일, 국제식품연맹(IUF), 서비스연맹, 청년유니온, 알바노조가 함께 SEIU 닉 루디코프씨와 함께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닉씨는 SEIU의 패스트푸드 노동자들의 운동을 소개하고 한국의 패스트푸드와 글로벌 외식산업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또한 5월 15일, 미국 내 100여개 도시에서 패스트푸드 노동자들의 전국적인 파업이 전개될 예정이며 이날 전 세계적인 국제행동에 함께 할 것을 닉씨는 제안했다. 이어 알바노조 구교현 위원장을 비롯한 활동가 7명과 SEIU 닉씨와 간담회가 이어졌다.

아래 정리한 내용은 두 번의 간담회에서 닉씨와의 대화를 재구성한 것으로, 미국의 패스트푸드 노동자들의 시급 15달러 쟁취 투쟁을 담고 있다.

북미서비스노조 SEIU과 미국의 패스트푸드 노동자의 움직임

미국에서 가장 큰 노동조합인 SEIU는 크게 세 가지 분야로 나뉘어 있다. 정부기관이나 지자체에서 일하는 공공서비스 분야, 환경미화원이나 경비원 등으로 구성된 시설관리 분야, 요양간병인 등으로 구성된 보건의료서비스 분야가 있다.

SEIU는 노동계급의 힘과 노조의 힘이 약화되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조직화가 상당한 위기라고 평가하고 있다. 신자유주의, 자동화 설비, 제조업 공장의 해외 이전 등을 요인으로 꼽을 수 있지만, 노동조합 스스로 조직화 기반을 튼튼히 하지 못한 것도 있다.

미국 경제의 많은 부분을 서비스 산업이 차지하고 있다. 그 중에서 월마트가 1위, 맥도날드가 2위로 많은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다. 버거킹, KFC, 타코벨 같은 대형 패스트푸드 체인에서 최저임금이 지급되고 있고, '노동조합이 없다'는 것이 지금의 노동 현실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런 일자리는 '나쁜 일자리'로 고용안정 보장과 생활임금 또한 보장되지 않고 있다.

미국의 전통적인 노동운동에서는 패스트푸드 노동자들의 조직화에 집중하지 않았다. 패스트푸드 노동자들은 일단 젊고, 일시적인 노동자들이다. 반면 지역 레스토랑 등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기업별 노조와는 다른 조직화 방식이 필요하고, 사업장 내 노조를 만들더라도 조합원의 해고와 직장 폐쇄, 사업주 협박 등이 이어진다. 또한 노동조합법이 사용자 친화적으로 되어 있어 노동자 조직화가 어렵기도 하다.

알바노조 구교현 위원장과 대화 중인 SEIU 국제담당 닉  닉 씨가 한국에서의 최저임금 운동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 알바노조 구교현 위원장과 대화 중인 SEIU 국제담당 닉 닉 씨가 한국에서의 최저임금 운동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 알바노조

관련사진보기


그래서 패스트푸드 노동자들을 조직하는 방법을 하나의 사회운동 차원으로 벌이고 있다. 이 운동은 두 가지 목표가 있는데 하나는 시간당 15달러를 쟁취하고 사용자의 협박과 위협 없이 노조를 결성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좋은 일자리 캠페인을 통해 '부의 재분배' 문제를 알려내는 것이다.

미국의 최저임금은 현재 시간당 7.25달러이다. 한국은 더 낮게 정해져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SEIU에서는 패스트푸드 노동조합을 결성하는 것을 목표로 최저임금 권리보장을 받아낼 계획이다. 패스트푸드 최저임금 15달러 운동은 도시 단위의 연대나 조직화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어, 장기적으로 지자체와 주, 연방 정부 차원에서 생활임금 쟁취를 목표로 삼고 있다. 최종적으로 가장 큰 목표는 노동운동의 불씨를 살려서 퍼져나가게 하는 것이다.

최저임금을 가장 낮게 정하려고 하는 집단, 요식업계

미국에서는 최저임금이 국회에서 결정된다. 최근 5년 동안 최저임금에 대한 내용이 논의되지 않고 있다. 특히 요식업 노동자들이 최저임금을 받고 있어, 요식업 협회의 로비가 가장 크다. 그 외 소매업 등에서는 최저임금보다 몇 달러 더 높은 임금을 준다.

민주당은 7.25달러(7450원) 수준의 연방 최저임금을 10.10달러(1만450원)으로 올리자고 의회에 요구했다. 또한 오바마 대통령은 연방정부 모든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10.10달러 인상을 발표했다. 이는 직접고용노동자들에게 해당되는 것이며 국회법이 아니라 대통령시행령(행정명령)으로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공공부분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다수는 하청, 외주노동자여서 민간의 영역에 속해 해당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상당히 긍정적인 행보라고 생각한다.

SEIU는 연방정부 차원에서라기보다 주 차원에서 최저임금 투쟁을 벌여가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2014년에는 21개 주가 연방정부의 최저임금보다 높은 최저임금을 시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최저임금 인상 운동

미국에서는 다양한 방식의 연대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주노동자 권리 향상을 위한 단체, 임차인의 권리 찾기 운동, 흑인 권리를 위한 전국연합, 빈민운동 단체, 종교단체 등 전통적으로 내려온 지역사회 단체들과 패스트푸드 노동자 최저임금 인상 및 조직화에 함께 하고 있다.

한편, 대부분의 패스트푸드 노동자들은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이민자들인데 이들은 이런 지역 단체들과 관계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SEIU에서 패스트푸드 노동자들의 최저임금 인상 운동은 상명하달 방식이 아니라, 지역 조직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캠페인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종교단체와도 함께 캠페인을 펼칠 때는 패스트푸드 매장에 들어가 매장 바닥에 주저앉아 기도를 한다든가, 구호를 외치기도 한다. 경찰이 올 때까지 시위를 하다가 경찰이 오면 흩어진다. 또한 각각의 도시가 가지고 있는 정체성과 현안 등이 있어서, 공통적인 요구사항인 최저임금 15달러 쟁취를 제외하고는 요구를 담는 슬로건을 다르게 가지고 있기도 하다.

알바노조의 다양한 선전물을 보고 있는 SEIU의 닉 씨 SEIU의 닉 씨가 알바노조의 활동을 담은 책 <알바들의 유쾌한 반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 알바노조의 다양한 선전물을 보고 있는 SEIU의 닉 씨 SEIU의 닉 씨가 알바노조의 활동을 담은 책 <알바들의 유쾌한 반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 알바노조

관련사진보기


지금 패스트푸드 노동자들의 파업은 미국 전역 동시다발적으로 한꺼번에 돌입하는 방식이다. 언론에서 미국 경제위기와 함께 나쁜 일자리에 대한 문제, 노동문제 등이 보도되기 시작하면서, 패스트푸드 노동자의 파업은 언론의 주목을 받을 수 있었다. 또한 쇼셜미디어의 힘이 얼마나 큰지 실감할 수 있었다.

패스트푸드 산업의 각 브랜드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이미지 실추이다. 패스트푸드가 건강하지 못한 식품이라는 점과 패스트푸드 산업의 환경파괴 문제 등이 제기 되면서 지속가능하지 못한 비즈니스 모델이라 보는 시각이 있다. 패스트푸드 노동자들이 1년 넘게 지속적으로 시위를 지속하자, 여론을 의식한 주주들이 노동자들의 임금을 올려야겠다고 의견을 내기도 했다.

파업 외에도 대형 패스트푸드 사업장에서의 부적절한 관행에 대한 조사 및 연구, 불법행위 감시, 노동자들의 합법적 권리 보장을 위한 소송 지원 등도 펼치고 있다. 최저임금 달성을 위한 정부 정책 입안 활동도 한다. 또한 국제식품연맹과 같은 요식 노동자들과 함께 국제적인 연대를 형성함으로써 전세계 패스트푸드 기업에 대항한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전세계 패스트푸드 노동자가 함께 하는 5월 15일 국제공동행동 제안

오는 5월 15일 미국에서 또 다른 파업을 예정하고 있다. 이에 전 세계 노동자들이 미국의 노동자들과  연대해줄 것을 요청하려고 한다. 30개국에서 각 대륙별로 행동을 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패스트푸드 노동자 생활임금과 연동시켜 국제행동을 펼칠 것이다. 시내 중심가에서 집회를 열 계획을 가지고 있다. 맥도날드 로널드 가발이나 가면을 착용하고, 리플릿을 제작해 사람들에게 나눠줄 것이다. 젠노렌(일본 전국노동조합총연합회)은 30개현에서 패스트푸드 노동자들의 생활임금 쟁취 캠페인을 벌일 계획이다.

패스트푸드 노동자가 조직되어 있지 않다면 온라인에서 캠페인을 펼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 행동을 계기로 패스트푸드 노동자의 권리가 쟁취되기를 기대한다.

* 향후, 알바노조는 5월 1일 개최되는 제2회 알바데이와 5·15 공동행동 등을 통해 한국의 패스트푸드 노동과 조직사업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이에 패스트푸드와 관련한 실태조사, 알바노동자 상담 및 인터뷰, 캠페인 사업 등을 펼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 글쓴이 강서희는 알바노조 활동가입니다. www.alba.or.kr 알바노조(02-3144-0936) / 이 글은 알바노조 홈페이지에도 게재되어 있습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우리나라 최초의 아르바이트 노동조합. 알바노동자들의 권리 확보를 위해 2013년 7월 25일 설립신고를 내고 8월 6일 공식 출범했다. 최저임금을 생활임금 수준인 시급 10,000원으로 인상, 근로기준법의 수준을 높이고 인권이 살아 숨 쉬는 일터를 만들기 위한 알바인권선언 운동 등을 펼치고 있다. http://www.alb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