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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사건은 젊은 청소년들의 못다핀 영혼들을 위해 어른들이 무엇을 해야할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
▲ 촛불 세월호 사건은 젊은 청소년들의 못다핀 영혼들을 위해 어른들이 무엇을 해야할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
ⓒ 남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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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질 청소년들의 주검 앞에서 모두들 할 말을 잃었다. 여객선 '세월호' 사건이 몰고 온 2014년 대한민국의 자화상은 국민 심장에 구멍을 뚫어 버렸다.

"나이든 사람으로 할 말이 없습니다. 왜 이것밖에 못하는지…."

"경찰 특공대는 뭐했나 모르겠다. 선장이나 기관사 등은 정말 평생 감옥에서 살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해상 안전과 구조 등을 담당하는 해경 등이 미처 배 밖으로 나오지 못한 학생들에게 확성기로 알리고 로프를 타고 들어가서 더 적극적으로 해야 되지 않았나 정말 화가 난다."

며칠째 희망을 걸고 TV 뉴스와 인터넷 뉴스만 보며 평정을 찾지 못했던 어르신들이 이제는 터져나오는 분노를 이야기한다.

"총체적 위기관리시스템이 전부 엉망이다. 문제가 터졌을 때 가장 먼저 그 전문가들이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 예전에 지하철 공사를 완공하고 한편에서는 완공식 행사를 진행하는데 다른 한곳에서 작은 구멍으로 물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그 때 관계자들이 급히 교수나 지하철 관련 학계인들을 찾아 나섰다. 그 때 문제를 해결한 것은 작업 근로자였다. 간단하게 나무젓가락으로 구멍을 메우고 망치로 치고 메워 버렸다. 지금도 그 곳은 그렇게 되어 있을 것이다."

백승정 관동대 교수가 더욱 목소리를 높인다.

"경찰 특공대가 배가 기울어져 있을 때 빨리 들어가서 학생들을 구했어야 했다. 구조대가 인명을 구할 수 있는 시간, 타이밍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사투를 벌이는 학생들을 구해야지 나중 뒷수습하라고 있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 해경과 해양수산부 자체에서 사고대처 매뉴얼화된 것이 제대로 가동하지 않는다면 이거 정말 총체적인 위기관리 시스템의 문제다. 정부 책임이다. 다 바꿔야 한다."

할 말이 없다던 ㈜씨앤피 이엔지 정한기 사장도 한마디 한다.

"한 번은 충남 바닷가에 유조선이 부딪혀 기름이 다 퍼졌을 때 바다와 해안 인근에 전 국민들이 자원봉사로 나서 기름 제거에 나선 적이 있어요. 그 때 사실 기름이 터져 나오는 유조선에 작업 기술자가 접근을 못해 왔다갔다를 반복하고 시간만 흘러보냈습니다. 작은 배가 안 돼서 다시  좀 더 큰 배, 다시 큰 배 등으로 왔다 갔다 하는 동안 기름이 더 많이 새어나왔습니다. 정말 문제를 해결하려면 해경 헬기로 기름이 나오는 유조선에 작업 기술자를 옮겨주면 바로 봉합처리를 해서 해결할 수 있는 데도 그것이 다 새어나올 때까지 내버려 두는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안타깝죠."

듣고 있던 기자도 한마디할 수 밖에 없었다.

"초등학교 애가 1학년일 때 학부모운영위원회 위원으로 학교행정에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교장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한 초등교사가 교장선생님을 찾아와서, 정말 학생들을 잘 가르칠 수 있는데 학교에서 관리만 더 요구하는 것에 대해 하소연을 했다는 것입니다. 학생들과 교감을 나누며 교육현장에서 학생의 눈높이에 맞춰 교사로서의 역할을 다하는 것과 '관리'적인 업무 부분은 분명히 다른데 우리사회가 탁상공리, 보고용, 전시용으로 전락한 행정체계가 너무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지난 아픈 기억을 들춰볼 수밖에 없는 것이 운영인 것 같다.

말은 못했지만 어르신들과 이야기 속에 마음 속은 부산 사격장 화재사건 때 막내 동생이 사경을 헤메고 있을 때 부산시와 정부와의 피맺힌 일들이 떠올랐다. 지금 진도에서 지쳐 쓰러져 울 힘도 없는 학생 가족들을 생각하면 화가 난다.

카톡 친구들은 세월호 사건과 관련해 촛불과 함께 '무엇이 정의고 진실인지가…', '어디에도 정답은 없을 뿐이고…' 이런 글이 올라온다.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를 몰라 애태우는 우리들의 자화상이라 더욱 서글프다.

국민안전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위기관리시스템의 총체적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 촛불 국민안전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위기관리시스템의 총체적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 남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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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청춘매거진 게재 예정



태그:#세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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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과 사물에 대한 본질적 시각 및 인간 본성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를 통해 옳고 그름을 좋고 싫음을 진검승부 펼칠 수 있어야하지 않을까... 살아있다는 증거가, 단 한순간의 아쉬움도 없게 그것이 나만의 존재방식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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