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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종자 가족에 '작은 힘'... 세월호 침몰사고 자원봉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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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하나도 안 힘들죠. 실종자 가족을 생각하면 마음이 참 힘들어요."

21일 진도군 실내체육관에서 연신 밥을 퍼나르던 주인숙(57)씨는 "실종자 가족들이 밥을 잘 못 먹는 걸 보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전남 신안의 지도에서 와 이틀째 급식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주씨는 "밥을 가져다 드려도 드시지 않는 이들이 많다"며 "자식 잃은 마음을 헤아릴 순 없지만 밥을 잘 챙겨 먹고 힘을 냈으면 좋겠다"고 안타까워 했다.

전국 각지에서 '세월호 침몰사고' 실종자 가족을 돕기 위한 자원봉사자들이 모이고 있다. 실종자 가족들이 기자들을 향해 "카메라 내려놓고, 여기서 일하는 자원봉사자나 도우라"고 할 정도로 자원봉사자들은 실종자 가족에 작은 힘이 되고 있다(관련기사 : "카메라 내려놓고 자원봉사자나 도와라").

성별·연령·직업·종교 따로 없이 실종자 가족 위한 '한 마음'

전국에서 모인 민·관·군·기업 자원봉사자들이 '세월호 침몰사고' 실종자 가족들의 작은 힘이 되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이 21일 진도군실내체육관에서 급식 봉사를 하고 있다.
 전국에서 모인 민·관·군·기업 자원봉사자들이 '세월호 침몰사고' 실종자 가족들의 작은 힘이 되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이 21일 진도군실내체육관에서 급식 봉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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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자들이 21일 진도군실내체육관에서 구호물품 관리를 위한 대장을 정리하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이 21일 진도군실내체육관에서 구호물품 관리를 위한 대장을 정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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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 자원봉사자가 21일 진도군실내체육관을 돌며 세탁물을 거두고 있다.
 세탁 자원봉사자가 21일 진도군실내체육관을 돌며 세탁물을 거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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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19일까지 244개 단체 총 5000여 명이 진도를 찾아 자원봉사 활동을 펼쳤다. 민·관·군·기업이 따로 없었고, 성별·연령·직업·종교가 따로 없었다.

자원봉사자들은 실종자 가족들이 머물고 있는 진도군 실내체육관, 팽목항 등에 머무르며 실종자 가족의 마음을 달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기본적인 생필품부터 급식, 의료, 세탁, 청소, 통화, 휴대폰 충전, 무선인터넷, 은행 업무 등 실종자 가족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다양한 분야의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이제 막 스무살이 된 이현우씨는 경기 여주에서 진도를 찾아 자원봉사에 나섰다. 세월호 침몰사고 직후 자원봉사를 하기 위해 두 달 동안 일하던 경비업체를 그만뒀다. 이씨는 "제 또래 아이들이 안타까운 일을 당해 마음이 아팠다"며 "일 구하는 건 언제든 다시 할 수 있지만 실종자 가족을 돕는 건 이번 말고는 할 수 없을 거 같아 진도를 찾았다"고 말했다.

이씨는 실종자 가족들을 향해 "어떤 준비든 돼 있으니 필요할 때 언제든 찾아달라"며 "힘들겠지만 우리에게 의지해 준다면 꼭 좋은 일이 생길거라고 믿는다. 모두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최선을 다 하겠다"고 덧붙였다.

자원봉사자 대부분은 아직 몸과 마음을 추스르지 못하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을 보며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한 기업의 봉사단원으로 참여해 팽목항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조운희씨는 "실종자 가족들이 애를 태우는 모습을 차마 볼 수가 없어서 그 분들이 있는 천막 근처에 가는 것조차 힘들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경기도 광주의 한 교회에서 급식 봉사를 하러 진도군 실내체육관을 찾은 신정필 장로(68)도 "아무리 맛있는 걸 해드려도 어찌 실종자 가족들을 달랠 수 있겠냐"면서 "그래도 실종자 가족들이 잠시 기운을 차려 끼니를 잘 챙겼으면 한다"고 위로했다.

"정부, 실종자 포기했나" 쓴소리도

의료 지원을 나온 군인이 21일 진도군실내체육관에서 한 실종자 가족의 혈압을 재고 있다.
 의료 지원을 나온 군인이 21일 진도군실내체육관에서 한 실종자 가족의 혈압을 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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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 자원봉사자들이 21일 진도군실내체육관에서 양파를 다듬고 있다.
 급식 자원봉사자들이 21일 진도군실내체육관에서 양파를 다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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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 가족이 주로 모여 있는 진도군실내체육관과 팽목항엔 휴대폰 충전을 해주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실종자 가족이 주로 모여 있는 진도군실내체육관과 팽목항엔 휴대폰 충전을 해주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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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자들은 정부에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팽목항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조아무개씨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도 안타까운데 정부 관계자가 실종자 가족들을 '유가족'이라고 하는 모습을 보니 분통이 터진다"며 "정부가 이미 포기한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어 씁쓸하다"고 아쉬워했다.

외국인 자원봉사자도 눈에 띄었다.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시집을 온 부티옥차우(31, 한국 이름 한미라)씨는 "쓰레기 정리를 하고 점심을 갖다 주는 일을 하고 있다"며 "마음이 아프고 눈물이 난다"며 어수룩한 발음으로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세월호 침몰사고 실종자 가족을 위한 자원봉사나 후원, 물품 기부는 해양수산부 현장팀 가족지원반(044-200-6068), 진도군 자원봉사센터(061-542-9985), 전라남도 재난안전대책본부(061-286-3290~2)로 연락하면 된다.


태그:#세월호 침몰사고, #진도, #자원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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