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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오프닝부터 눈길을 사로잡으며 가히 놀라울 정도의 무대 미술을 보여준다. 어딘가 모르게 낯익은 느낌도 들지만, 배우들의 고음 행진과 충분한 볼거리들로 어느 정도의 아쉬움은 무마된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빅터 프랑켄슈타인의 정교한 실험 기계와 시체들의 군무 등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빅터 프랑켄슈타인의 정교한 실험 기계와 시체들의 군무 등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 충무아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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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아트홀이 개관 10주년을 맞아 직접 제작에 나선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국내 내로라하는 제작진과 출연진의 참여로 지난해 이미 2014년 상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떠올랐다. 무대의 크기와 순수 창작물이라는 점이 우려 섞인 시선과 기대감을 교차시켰으나, 개막 한 달 만에 누적 관객 4만을 달성하며 9회 연장 공연을 확정지었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극의 스피디한 흐름 안에서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빅터 프랑켄슈타인(아래 빅터)의 정교한 실험 기계와 시체들의 군무, 주연배우 11인의 1인 2역 연기 등이 그것이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놀라울 정도의 무대 미술을 보여준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놀라울 정도의 무대 미술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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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을 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1막은 빅터가 신의 영역인 생명 창조에 집착하는 배경과 앙리 뒤프레(이하 앙리)의 희생, 2막은 창조주인 빅터로부터 버림받은 괴물이 뭇 사람들로부터 받아야했던 멸시와 학대 그리고 빅터를 향한 복수를 그리고 있다.

볼거리만 놓고 보면 2막도 1막 못지않지만, 1막보다 2막을 지루하게 느끼는 관객들이 많다. 빅터와 괴물의 갈등 전개 속도가 느려지면서 극의 긴장이 풀리기도 하거니와 신이 되고자한 인간이 차츰 괴물로 변해가는 모습과 인간을 동경한 괴물의 모습이 교차 조명되면서 과학과 생명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건네는 탓이다.

배우들의 열연은 극의 이해도 측면에서 기여하는 바가 크다. 촘촘하지 못한 극의 짜임새를 따라가다 놓치는 부분들을 배우들이 캐릭터에 대한 나름의 해석과 연기력으로 채워나가기 때문이다. 덕분에 큰 그림에서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 장면들도 캐릭터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달리 보이기도 한다.

박은태는 1막과 2막에서 180도 다른 배역을 소화하며 이질감은커녕 차분한 연기와 넘버의 안정적인 소화로 절정을 절정답게 만드는데 일조한다.
 박은태는 1막과 2막에서 180도 다른 배역을 소화하며 이질감은커녕 차분한 연기와 넘버의 안정적인 소화로 절정을 절정답게 만드는데 일조한다.
ⓒ 충무아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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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태의 저력은 1막과 2막에서 모두 확인된다. 180도 다른 배역을 소화하면서 이질감은커녕 흔들림 없이 차분한 연기와 넘버의 안정적인 소화로 절정을 절정답게 만드는데 일조한다. 넘버 마다 고음의 홍수 속에서도 군더더기 하나 없이 소름 돋는 고음 처리는 관객들의 조마조마함 따위는 애당초 기우였다는 듯 열렬한 박수와 환호를 끌어낸다.

1막에서 누명을 쓰고 사형대에 오르기 전, 빅터를 향한 믿음과 그의 연구가 성공하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은 앙리의 넘버 <너의 꿈속에서>는 러브 테마곡으로도 손색이 없을 만큼 아름다워 깊은 잔상을 남긴다. 2막의 정점을 찍는 넘버 <나는 괴물>은 고음 중에서도 초고음인 3옥타브까지 들려주면서 괴물에 대한 연민을 배가시킨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창작물이자 초연작임을 감안하면 꽤 높은 완성도를 보인다. 그러나 몰아치는 전개와 더불어 정서적으로 잠시도 쉴 틈을 허락지 않는 점은 못내 아쉽다. 조일 때는 조이더라도, 풀 때는 확실히 풀어주는 틈의 미덕이 필요하다.

5월 18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서 공연.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문화공감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정지선의 공연樂서, #문화공감,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박은태, #류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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