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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가 승객을 버리고 침몰하는 배에서 탈출한 '세월호' 선장을 비난했다.

<뉴욕타임스>는 20일(한국시각) "슬프게도 세월호 선장은 자랑스러운 전통을 깨뜨리고 승객들을 배와 함께 가라앉게 했다"며 "한국인들은 선장을 '세월호의 악마'로 부르며 비난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타이타닉호가 침몰할 때 선장이 침몰하는 배와 운명을 같이하면서 이는 해상 재난의 '전통'이 되었다"며 "하지만 최근 이탈리아와 한국에서 선장이 승객을 버리고 침몰하는 배에서 가장 먼저 달아났지만 결국 감옥에 갔다"고 지적했다.

1912년 북대서양에서 침몰한 타이타닉호의 에드워드 존 스미스 선장은 끝까지 배를 지키며 구조 작업을 이끌었고, 700명 이상의 목숨을 구해낸 뒤 배와 함께 죽음을 맞았다.

그러나 2년 전 침몰한 이탈리아 호화 크루즈선의 선장 프란세스코 스케티노는 승객을 버리고 가장 먼저 배에서 탈출했고, 결국 30명 이상의 승객이 사망하면서 법정에 서고 말았다.

16일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세월호 역시 선장을 비롯해 선원 대부분이 무사히 탈출한 반면 300명이 넘는 승객이 목숨을 잃거나 실종되어 아직 생사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세월호 선장, 자랑스러운 전통 깨뜨렸다"

신문은 해양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인용해 "배와 승객을 포기하고 먼저 탈출한 세월호 선장은 수치스럽고(disgrace), 전 세계의 자랑스러운 해양 안전 전통을 더럽힌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해군 잠수함 선장을 역임한 미 해군 예비역 소장 존 B. 패지트 3세는 "바다에서 지휘관을 맡아본 사람이라면 세월호 선장의 행동이 당혹스러울 것(embarrassment)"이라고 지적했다.

타이타닉호 사건 이후 1914년 채택된 국제해양조약은 선장이 배와 승객들의 안전을 책임질 것을 명기했고, 미 해군은 선장이 최대한 오래 난파선에 남아있어야 한다고 더욱 구체적으로 명기하고 있다.

미 해군 역사 사령부의 데이브 워너 대변인은 "만일 배가 난파되어 포기해야 할 상황이 온다면 선장이나 지휘관은 배를 가장 마지막에 떠나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1956년 미국 난터킷에서 다른 배와 충돌한 안드레아 도리아호의 선장 피에로 칼라마이는 승객들이 모두 구조된 후에도 배와 운명을 같이 하겠다고 고집하다가 선원들이 함께 탈출하지 않으면 내리지 않겠다고 하자 그제야 탈출했다.

하지만 신문은 '세월호에도 영웅은 있었다"며 "박호진(16) 군은 6살 여아가 기울어진 배에서 혼자 울고 있는 것을 발견해 다른 구조 승객들에게 전해주고 나서야 자신도 나중에 구조선에 탑승했다"고 소개했다.

또한 "승무원 박지영(22) 씨는 자신의 구명조끼를 학생들에게 벗어주면서 끝까지 배를 지켰고, 결국 숨진 채로 발견됐다"고 전했다.


태그:#세월호, #선장, #여객선 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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