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이 글은 청소년 특별면 '너아니'에 실렸습니다. '너아니'는 청소년의 글을 가감없이 싣습니다. [편집자말]
무책임한 대한민국의 문화가 무고한 학생 200여 명을 죽게 만들었다. 선장은 승객들의 안전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은 채 혼자 빠져나왔고, 배의 안전 검사를 담당하는 업체는 그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아 이번 사건을 예방하지 못했다. 정부는 빠르고 정확한 대처를 하지 못했고, 언론은 책임지지 못 할 기사들만 뿌려댔다.

이건 대한민국의 문화가 만든 사건이다. 학생들은 선장의 안내 방송을 듣고 침착하게 객실에서 대기하다가 배와 함께 바닷속으로 가라앉았다. 어른들의 말대로 살았더니 죽게 되는 이 어이없는 상황을 어떻게 납득할 수 있을까. 무책임한 사회가 만든 죽음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

사고가 난 이후에도 언론은 보험금 계산과 피해자들을 고려하지 않은 인터뷰와 기사들을 써냈으며 정부도 제대로 된 대처를 하지 못한 채 누구도 이 사건에 대해 책임자로서 나서지 않았다. 사건이 일어난 후 꽤 많은 시간이 지났음에도 정부가 보인 모습은 우왕좌왕하는 대처와 소통되지 못해서 생긴 오보의 생산 뿐이었다. 그 와중에 이를 이용한 스미싱 문자가 난무했고 피해자와 그 가족들은 더 많은 상처를 받게 되었다.

세월호의 침몰은 우리 대한민국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다. 책임사회가 구축되지 못한 우리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 주었다. 무책임함. 그것이 이 이 사고를 인재로 만들었다. 안점 점검 관리를 해경에 위탁받은 해운조합은 500여 명 이상이 타는 대형 여객선 12척을 4명이서 2시간 30분 만에 점검했다.

안전 점검 일지만 형식적으로 채워 넣었고 그마저도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또다시 다른 업체에 위탁했다. 선원 연수비는 54만 원에 그쳤고 접대비는 6천만 원을 넘겼다. 자신의 일에 대해 책임지지 않고 회피하기만 하는 우리의 문화가 이런 대형 참사를 만들어 낸 것이다.

어른들의 말들을 그대로 믿고 따르게 만드는 교육 체제 속에서 어른들은 책임질 수 없는 말들만 하고 있으며 무책임한 행동만 보여주고 있다. 정치인들은 아직도 사건에 대해 정확하게 대처하지 못한 체 의미 없는, 오히려 무례한 행동들만 보이고 있다.

오죽하면 피해자 가족들이 팽목항에 찾아온 정치인들에게 6.4 선거 때문에 온 거냐고 화를 내고 장례식장에 온 정치인에게 더 말 안 할 테니까 그냥 제발 좀 가라고 하겠는가. 박근혜 대통령이 현장을 찾았을 때에도 사람들은 또 사진 찍고 방송 나가려고 왔느냐고 울분을 터트렸지만 같은 시각 언론에는 박근혜의 발언에 박수치는 모습들만 비춰졌다.

물론 여기저기서 정말 최선을 다해 구조 활동을 벌이고 노력하고 계신 분들이 있는 것을 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이 단순하게 세월호 선장과 그 몇몇에게만 책임을 물을 일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고질적인 문제이다. 이번 세월호 사건부터 삼풍백화점 붕괴사건, 마우나오션 리조트 붕괴사건 모두 등  '나만 아니면 돼'라는 무책임한 우리의 문화가 만든 인재라는 것이다. 이번 일은 부디 세월호 관련자 처벌에서 그치지 말고 우리의 고질적인 무책임의 문화를 재고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세월호 실종자들의 무사 귀환과 사망자들의 명복을 기원한다.


태그:#세월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