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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금강길 자전거대행진’ 출발을 알리는 삼색 폭죽이 터지고 있다.
 ‘2014 금강길 자전거대행진’ 출발을 알리는 삼색 폭죽이 터지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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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20일 오후 2시 25분]

세월호 침몰사고로 전 국민이 큰 슬픔과 걱정에 빠져 있는 가운데, 충남 공주시가 '2014 금강길 자전거대행진'과 '수문병교대식' 행사를 열면서 폭죽을 쏘고 북을 치는 등 떠들썩한 잔치를 벌여 눈총을 사고 있다. 

19일 오전 10시부터 공주시가 주최하고 <충청투데이>가 주관한 '금강길 자전거대행진'이 금강신관공원 일원에서 열렸다. 금강신관공원에서 석장리 박물관까지 왕복 12km를 자전거를 타고 돌아오는 행사였다. 이 행사에는 이준원 공주시장과 김도훈 <충청투데이> 충청본부장, 김영환 중부지방산림청장과 고광철·정연상 새누리당 공주시장 예비후보, 김선환 무소속 공주시장 예비후보, 윤석우·조길행 새누리당 공주시 도의원 예비후보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8월 1500년 된 산성 공산성(사적 12호)이 무너지면서 성곽의 절반에 해당하는 금강변 쪽이 출입통제 되고 있다. 그런데 이날 오전 11시시부터 음악을 틀어 놓고 북을 치면서 웅진성 수문병 교대식을 열어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출발을 알리는 폭죽이 터지면서 이준원 공주시장이 웃으면서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출발을 알리는 폭죽이 터지면서 이준원 공주시장이 웃으면서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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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공주시 공산성 일원에서 북을 치면서 웅진성 수문병 교대식이 진행되고 있다.
 충남 공주시 공산성 일원에서 북을 치면서 웅진성 수문병 교대식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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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원 공주시장 책임지고 시장직에서 물러나라"

신관동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2009년도 노무현 대통령 서거 때도 공주시가 행사를 하면서 실수한 적이 있다, 지금은 우리나라 전체가 초상집이라 할 정도로 모든 국민이 가슴 졸이며 바라보고 있는데 먼 나라 얘기처럼 행동하는 것이 무서울 정도로 이기적이다"라며 "사회가 함께 더불어서 살아가는데 자신들만 나와 상관이 없다면 괜찮다는 이기주의가 공주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크나큰 문제이다"고 비난했다.

현장에서 만난 또 다른 주민은 "지금 사람들이 마음 아파하면서도 표현을 자제하고 있는 마당에 자전거를 타고 웃으면서 손을 흔들어 대는 이준원 공주시장의 행동은 사이코패스트들이나 하는 행동으로 국민들의 가슴에 못을 박았다"며 "실종자 가족을 떠나서 전 국민에게 상처를 안겨주는 행동이었다, 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 있느냐"고 분노에 눈물까지 보였다. 

수문병 교대식을 참관했던 전아무개(서울시 거주)씨는 "전 국민이 멘붕에 빠져 있다, 이런 시국에 행사를 취소하기 어렵다고 한다면 조용히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음악을 크게 틀어 놓고 북까지 치면서 사람들을 흥분시키고 있다"라며 "공주에 사는 친척 집에 왔다가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본 것 같아서 얼굴이 홍당무가 되었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상선 충남참여자치연대 상임대표는 "세월호 사고로 유가족은 물론 모든 국민의 귀와 눈이 생존자 구조에 손을 모으고 애도하는 마당에 공주시만 별천지에 사는 사람들인지 폭죽을 쏘고 북을 치면서 잔치를 하는 것은 국민은 물론 공주시민의 얼굴에 먹칠하는 행위이다, 더욱이 이준원 공주시장이 앞장서서 웃고 손까지 흔들었다는 행위는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일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상선 대표는 "지금이라도 이준원 공주시장은 개념 없이 한 행위에 대해서 관련자를 문책하고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 또한 자신도 오늘 한 행위에 책임지고 시장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며 "이준원 시장이 자리에 연연하며 꼼수를 부린다면 더 큰 재앙에 처하게 될 것이다"고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이준원 공주시장이 ‘2014 금강길 자전거대행진’에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준원 공주시장이 ‘2014 금강길 자전거대행진’에 인사말을 하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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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훈 충청투데이 충청본부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도훈 충청투데이 충청본부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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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시쪽 "폭죽도 한발 쐈다... 북만 치고 음악만 틀었다"

공주시 축제담당자는 "사전에 묵념 애도를 하고 리본도 달았다"라며 "당초에는 북도 치고 식전 행사로 30분 가량 하는데 내빈소개까지 다 빼고 자전거만 타는 것으로 진행했다"라고 해명했다. 이 담당자는 처음에는 "오늘 폭죽을 쏘지 않았다"고 주장하다가 기자가 현장에 있었다고 하자 "폭죽이 아니고 출발할 때 한 발 쐈다"고 시인했다. 하지만 오늘 폭죽은 세발이 터졌다.   

웅진성 수문병 교대식을 담당하는 공주시 관광과의 한 관계자는 "올해 첫 행사인데 식을 축소해서 그냥 북만 치고 음악만 틀어 놓았다"라며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시간당 한 번씩 교대하는 행사인데 오후부터는 음악을 줄이고 북을 치지 않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최악의 해상 참사가 우려되는 가운데 17일 국무총리실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세월호 침몰 사고 후 사실상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했다. 모든 공직자는 사고수습 때까지 공직자로서 품위를 손상시키는 음주와 회식 등 부적절한 행위를 금지한다는 근무복무관리 지침 준수 등 공직기강 확립 지시가 내려졌다.

인근 부여군은 제10회 세도방울토마토축제를 취소하고, 시민단체들도 행사와 집회를 취소하고 있다. 전국 모든 자치단체는 각종 축제성 행사를 취소하고 있다. 한참 뜨겁게 달아올라야 할 6·4지방선거 일정이 줄줄이 중단되고 정치인들도 몸을 낮추고 있다. 수학여행은 물론 시골의 마을잔치까지 취소되고 있다.

‘2014 금강길 자전거대행진’에 참가한 학생 및 시민들
 ‘2014 금강길 자전거대행진’에 참가한 학생 및 시민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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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공주시, #‘2014 금강길 자전거대행진’, #웅진성 수문병 교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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