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산업잠수사가 직업인 유지수씨는 잠수에 관한 한 전문 베테랑이다. 또 해경조종면허 시험관으로 활동 중인 그는 이번 사고현장에서 조카와 친구들을 구하기위해 SSU등 특수구조대원과 침몰된 세월호에 투입되어 통로를 만들고 인명구활동을 펼치고 있다.
▲ 구조작업을 마치고 나온 모습 산업잠수사가 직업인 유지수씨는 잠수에 관한 한 전문 베테랑이다. 또 해경조종면허 시험관으로 활동 중인 그는 이번 사고현장에서 조카와 친구들을 구하기위해 SSU등 특수구조대원과 침몰된 세월호에 투입되어 통로를 만들고 인명구활동을 펼치고 있다.
ⓒ 유지수제공

관련사진보기


[기사 수정 : 30일 오후 6시 56분]

세월호 여객선 침몰 사고로 실종된 조카를 구하기 위해 민간잠수부로 참가한 한 가족의 사연이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조카인 단원고 2학년 6반 구찬호(가명)군을 찾는 이모부 유지수(46)씨는 사고 소식을 듣고 곧바로 현장에 달려와 지금껏 구조 활동을 펼치고 있다.

"우리 조카, 이모부가 꼭 찾아야겠다는 맘뿐"

<바로잡습니다>
기사 중 유지수씨는 구아무개군의 고모부가 아니라 이모부였기에 이를 바로 잡습니다. 기자의 착오로 독자여러분께 혼란을 드린 점 사과드립니다.
산업잠수사가 직업인 유씨는 벌크선 등 수중에서 대형 유조선의 선체를 수리하는 수중전문가다. 잠수에 관한 한 전문 베테랑이다. 또 해경조종면허 시험관으로 활동 중인 그는 이번 사고현장에서 SSU 등 특수구조대원과 함께 침몰된 배에 투입되어 통로를 만들고 인명구조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이모부 손으로 실종된 조카를 찾겠다"며 구조 활동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바닷속에도 여러 번 투입되었다.

바닷속 상황을 묻는 질문에 "지금 물살이 거세다"면서 "밧줄을 잡고 있으면 슈퍼맨이라 생각하면 된다"라고 비유했다. 그는 특히 "시야하고 조류가 가장 힘들다"라면서 "유속이 너무 빠르고 시야가 안 나와 구조작업에 애로사항이 많다"고 바다상황을 일러줬다. 아직 찾지 못한 조카에 대한 마음도 애틋했다.

"바닷속에 들어갈 때는 조카에 대한 기대를 걸고 갑니다. 들어갈 때 만났으면 싶은 생각이 간절하죠, 못 찾고 나오면 눈물이 나요, 못 찾고 나오니까 혹시나 살아있으면 얼마나 힘들어 할까 오늘 못 찾으면 살아있는 목숨 놔버릴까 걱정이 되고 그러면 또 눈물나고 그러죠."

그는 "오늘도 여러 구의 시신이 나왔다"면서 "안 되면 시신이라도 얼른 찾아야 할 텐데..."라면서 "싸늘한 시신을 볼 때마다 좋은 데 가라고 기도할 뿐이다, 우리 조카는 이모부가 꼭 찾아야겠다는 맘뿐이다"는 심경을 전했다.

"아들아... 엄마처럼 배 안에서도 꼭 버텨주렴!"

18일 오전까지 선수가 바다에 떠 있었는데 유속과 하중으로 7m까지 배머리가 잠겼고 그 자리에 부표가 떠 있다.
 18일 오전까지 선수가 바다에 떠 있었는데 유속과 하중으로 7m까지 배머리가 잠겼고 그 자리에 부표가 떠 있다.
ⓒ 유지수 제공

관련사진보기


사고로 고통을 당한 아이들의 아픔만큼 실종 가족의 슬픔도 컸다. 찬호 엄마는 끝까지 "아들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치지 않겠다"라고 울먹였다.

"그런데 시간이 너무 오래되어 3일째를 지나다 보니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가도) 그래도 살아 있을 거란 실낱같은 희망 그거 하나 붙들고 있어요. 뉴스를 보니 배 사고 나도 여러날 만에 살아 돌아오잖아요. 찬호도 배 안에서 엄마처럼 꼭 버텨주기를 바라는 그런 맘으로 하루하루 버티고 있는 거예요."

찬호군은 참 꿈이 많은 아이였다. 커서 해양경찰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지난해 여름 방학 때 여수에서 가족과 함께 휴가를 보냈다. 이모부가 일하고 있는 웅천해수욕장 청소년연맹에서 여러날 해양레저 봉사활동을 펼쳤다.

이를 두고 엄마는 찬호와 보낸 가장 행복한 '여름휴가'로 기억했다. 그러면서 "함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었던 것 같아요, 즐겁게 웃는 그때가 가장 행복한 때였던 것 같다"라며 울먹였다.

장남이었던 찬호는 엄마, 아빠 속을 헤아리는 '효자'였다. 동생에 대한 애정도 각별했다. 엄마랑 짐을 싸면서 찬호가 "수학여행 다녀올 때 동생 초콜릿 사가지고 올게, 엄마, 아빠는 무슨 선물 사올까?"라고 묻자 "엄마, 아빠 선물은 사오지 말라"고 말렸던 엄마였다.

엄마와 찬호는 15일 오후 6시 반경 출발 전 통화를 했다. "안개가 많이 끼어 출발을 못 해 배타고 대기하고 있어" "잘 다녀와"라는 아들과의 대화가 마지막 통화였다. 다음날 아침 통화가 되지 않자 "아들아 수학여행 잘 다녀와"라는 문자를 남겼다는데 청천벽력 같은 일이 벌어졌다.

같은 반 친구들은 현재 14명이 구조되었다. 담임인 남윤철 선생님은 사고 후 끝까지 제자들을 내보내다 본인은 침몰여객선에서 돌아오지 못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아빠는 날마다 실종자 가족들과 배를 타고 사고현장에 가서 넋을 잃고 있다. 지금 가장 절실한 것은 잠수부의 투입이다. 엄마의 맘처럼 한낱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온국민의 간절한 마음이 기적을 낳았으면 좋겠다.

아들이라 평소 카톡에 닭살 같은 멘트는 없었어도 "엄마 오늘 저녁 맛있는 거 뭐야"라고 메시지를 보내던 아들 생각이 더 간절하다는 엄마는 마지막 말을 이렇게 울먹였다.

"제발 살아만 돌아와라. 보고 싶다 아들아 사랑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여수넷통> <전라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세월호 침몰, #유지수, #단원고 2학년6반
댓글11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1,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