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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América)라는 말의 어원은 이탈리아의 탐험가 아메리고 베스푸치(Amerigo Vespucci, 1454~1512)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 물론 유럽의 입장에서 아메리카 대륙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끄리스또발 꼴론(Cristóbal Colón, 1451~1506)이다. 영어식 이름으로 읽으면 우리에게 익숙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Christopher Columbus)가 바로 그다.

하지만 그는 죽을 때까지 자기가 도착한 곳이 인도의 어느 한 곳이라고 믿었다고 한다.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들겠지만 15세기 말만 하더라도 유럽인들의 사고 체계에서 지구란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로만 구성되어 있었기 때문에 꼴론의 반응은 당시로선 당연한 귀결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어디나 이단아는 존재하듯, 아메리카를 네 차례 항해하였던 아메리고 베스푸치는 자신의 경험에 근거해서 이곳이 인도가 아닌 '새로운 대륙'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항해에서 돌아온 그는 <신세계>(Mundus Novus, 1503)라는 작은 책자를 발간하게 되는데, 결국 아메리고의 이러한 공로가 인정되어 '신대륙'은 '아메리고의 땅'이라는 의미의 아메리카가 되었다. 유럽에 의해서 말이다.

지리적으로 아메리카는 파나마(빠나마)를 기점으로 위쪽을 북미, 콜롬비아(꼴롬비아)를 시작으로 아래쪽을 남미로 크게 이분화 할 수 있지만 대게는 북미와 중미, 그리고 남미로 구분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이때 문제가 되는 것은 확연히 구분되는 파나마 아래의 남미와 달리 북미와 중미의 경계를 어디에 두느냐는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멕시코만(Golfo de México)과 태평양 사이에 위치한 떼우안떼뻭지협(Istmo de Tehuantepec)을 기점으로 북미와 중미를 나누게 된다. 원주민의 언어에서 유래되어 발음조차 생소한 떼우안떼뻭지협은 해발고도가 270m를 넘지 않으며 그 폭 또한 220Km 정도 밖에 되지 않아 16세기 초부터 태평양과 대서양을 연결하는 주요교통로였다고 한다. 멕시코(메히꼬)의 지도에서 보자면 멕시코시티(México D.F.) 아래쪽으로 잘록하게 들어간 부분이 바로 떼우안떼뻭지협이다.

그러나 이러한 지리적 구분은 멕시코라는 하나의 나라를 북미와 중미로 나누어 버리는 결과를 낳는다. 그러다보니 편의상 멕시코부터 위쪽을 북미, 과테말라(구아떼말라)에서 파나마까지를 중미로 일컫기도 한다. 1992년 캐나다와 미국, 그리고 멕시코가 맺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North American Free Trade Agreement) 또한 이러한 범주에서 설정된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멕시코를 북미에 포함시키기에는 뭔지 모를 부자연스러움이 느껴진다. 역사적으로 볼 때에도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한 1821년부터 아주 짧은 기간이었지만 멕시코와 중미는 하나의 나라였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아메리카대륙은 지리적 측면이 아닌 문화적 측면에서 구분해야 한다. 캐나다와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앵글로아메리카(Anglo América)와 중남미 라틴 문화권이라는 공통의 문화적, 역사적 배경을 지닌 라틴아메리카(Latin América)가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중남미국가들 중에는 영어와 프랑스어, 그리고 네덜란드어를 사용하는 카리브국가들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UN(United Nations)을 비롯한 국제기구에서는 공식적으로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국가들'(Latin America and the Caribbean Countries)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지도
▲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국가들 지도
ⓒ 유니세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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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라틴, #중남미, #경계, #카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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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과 법학을 전공하였고, 사회학으로 박사 과정을 수료하였습니다. 지금은 글을 쓰고 강의를 하는 프리랜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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