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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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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8일)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아래 중대본)은 '선내진입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선내진입 성공을 실패로 정정한다"고 수정발표했다. 이번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 이후 이런 오락가락하는 행보는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중대본은 안전대책본부가 아니라 혼란은 부추기는 '중앙재난혼선제작본부'라고 이름을 바꿔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위급한 상황에서 속보들을 전하기 위해 몸부림을 치는 모습이 안타깝긴 하지만, 중대본의 발표 하나하나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실종자 가족과 국민들을 생각한다면 이렇게 오보를 양산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과연 이런 조직이 이 나라에 위급한 재난이 왔을 때 제대로 대응할 수 있겠는가?"하는 의구심이 든다. 이렇게 저렇게 이름이나 바꾸는 탁상행정과 보여주기식 정책에만 골몰하는 것 같아 화가 난다. 무슨 문제만 생기면 '철저하게 어쩌고',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이란 말을 하고, 대통령까지 나서서 명령을 하지만, 그 명령은 그저 구호일 뿐, 실천될 수 없는 공염불이다.

정부의 대응방식, 관련부처의 즉흥적 대처방안도 문제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오후 전남 진도군 세월호 침몰 사고 피해자 가족들이 모여 있는 진도체육관을 찾아 피해 가족들의 요구사항을 듣고 있다.
▲ 박근혜 "책임자들, 약속 안지키면 자리 내놔야"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오후 전남 진도군 세월호 침몰 사고 피해자 가족들이 모여 있는 진도체육관을 찾아 피해 가족들의 요구사항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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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세월호 사고에서 가장 안타까운 점은 사고 직후에 빨리 대피하도록 했으면 하는 점이다. '가만히 있으라'는 안내방송이 화를 키웠다는 것이다. 이것은 위급한 상황시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적절한 매뉴얼이 없어 생긴 일이라고 한다.

한가지 묻고 싶다. 그렇다면 과연 사고 이후 중대본이나 관련부처는 세월호보다 더 나은 매뉴얼을 가지고 있었나.

이번 사고를 대처하는 정부의 대응방식도 문제지만, 관련 부처가 너무 즉흥적인 대처방안을 내놓는 것도 문제다. 그 한 예가 사고 당일 경기도교육청의 "수학여행시 교통수단으로 배를 이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을 검토하겠다"는 발표다. 이런 식의 대응방식이라면, 항공기 사고가 나면 항공기도 금지하고, 대형버스 사고가 나면 대형버스도 금지할 것인가.

오히려 단체수학여행의 방식을 바꾸는 방안 등을 검토하는 것이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이 아닌가? 무슨 일만 나면, 마치 그것만 금지시키면 다 해결될 것처럼 떠들어대지만 그것이 현실적인 대안인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이 모든 것들이 탁상행정의 결과물들이다.

세월호 사고와 관련된 이런저런 속보들을 접하면서 마음이 점점 더 무거워지는 이유는 중대본의 확인되지 않은 발표들 때문이다. 6·4 지방 선거를 앞두고, 이 사고를 적절하게 이용하려는 정치인들도 있다니, 통탄할 일이다.

중대본은 좀 더 신중해고 진중하게 대응하여 더는 실종자 가족들과 국민들을 허망하게 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이 사건이 종결되면, 이후 혼선을 가져온 책임을 엄중하게 물어야 할 것이다.


태그:#중대본, #세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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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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