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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사고' 발생 3일째, 사망자가 28명까지 늘어난 가운데 안산 단원고 재학생들이 실종 학생들에게 "살아서 돌아오라"는 편지를 남겨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18일 오전 현재, 사고 학생들이 속한 경기 안산 단원고 3층 2학년 각 반 교실 출입문에는 실종 학생들의 무사 귀가를 바라는 재학생들의 쪽지가 붙어있다. 학생들은 포스트잇 등에 "기도 밖에 못해줘서 정말 미안해", "추울 텐데 장난 그만 치고 얼른 나와", "포기하지 않고 기다릴 테니 살아서 와" 등 간절한 마음을 담아 편지를 썼다. 교실문은 자물쇠로 잠겨 출입이 금지된 상태다.

사고 3일째인 18일 오후1시 현재, 세월호 탑승객 총 475명 중 사망 28명, 실종 268명, 구조 179명으로 집계됐다(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인솔자를 포함해 배에 탑승한 단원고 학생과 교사 등은 총 340명으로, 이 중 78명이 구조돼 귀가하거나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다음은 재학생들이 사고 학생들에게 남긴 쪽지들이다. 한편 재학생 30여 명은 단원고 4층 강당에서 실종자 가족들과 함께 실종자들의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사망자가 28명까지 늘어난 가운데  안산 단원고 재학생들이 실종 학생들에게 "살아서 돌아오라"는 편지를 남겨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 "아무것도 못해줘서 미안"... 교실엔 빈자리만 사망자가 28명까지 늘어난 가운데 안산 단원고 재학생들이 실종 학생들에게 "살아서 돌아오라"는 편지를 남겨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 유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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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OO, 장난 그만 치고 얼른 나와. 이미 충분하니까 얼른 애들 데리고 나와서 깐죽거리면서 놀래켜 달라고... 무사한 거 아니까 얼른 연락해라. 걱정 좀 그만 시키고..."

"안녕 OO아, 오빠야. 많이 보고 싶고 너무 걱정된다. 그러니까 빨리 배에서 나와서 네가 좋아하는 고구마랑 치즈랑 귤 먹으러 가자. 배는 많이 춥지? 오빠가 아무것도 못해줘서 정말 미안해. 기도밖에 못해줘서 정말 미칠 것 같다. 네가 얼마나 무서울지 상상도 하기 싫을 정도야. 그래도 제발 살아서 만났으면 좋겠다. 오빠도 포기하지 않고 기다릴게. 만나면 꼭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싶다. 아직 제대로 사랑한다고 하지도 못해서 정말 미안해. 아니지, 어차피 나올 거니까 내가 매일 사랑한다고 해줄게. 그러니까 제발 살아만 있어주라. 우리 아직 한 달도 못 사귀었는데 이렇게 보낼 수 없어. 우리 결혼도 해야 하잖아. 그 어둠 속에서 힘들어하지 말고 가족이랑 나 생각하면서 참아 내야 돼. 희망 잃지 말고."

"얘들아, 꼭 무사하길 빌어. 시끄러워도 좋으니까 꼭 돌아와줘."

"해줄 수 있는 게 없어서 너무 미안해. 다시 인사하고 싶다. 기다릴게."

'세월호 침몰 사고' 발생 3일째, 단원고 재학생들이 실종 학생들에게 쪽지를 남겼다. "장난 그만치고 돌아와, 걱정 그만시키고"라는 내용이 안타까움을 더한다.
▲ "장난 그만치고 나와.. 기다린다" '세월호 침몰 사고' 발생 3일째, 단원고 재학생들이 실종 학생들에게 쪽지를 남겼다. "장난 그만치고 돌아와, 걱정 그만시키고"라는 내용이 안타까움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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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야 제발... 너 나한테 잘못한 거 많잖아. 나도 너한테 미안한 거 많단 말이야. 너 컬러링 내가 편지에 써 줬었던 노래더라. 진짜 나도 미안해, 욕해서 미안해. 제발 살아서 와줘. 살아있지? 제발 한 번만."

"모두 살아 돌아올 겁니다. 추운 곳에 있지 말고 얼른 오세요."

"OO야, 너 왜 추운데 거기 있어... 애들 말 들어보니까 너 팔도 다쳤다며. 빨리 와, 너 나 밥도 사주기로 했잖아. 어떻게 나한테 수학여행 간다고 말도 안하고 가니, 보고 싶다. 너 오면 때려줄거야.. 진짜 살아만 있어."

침몰 사고 발생 3일째, 사망자 계속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단원고 재학생들이 실종 학생들에게 편지를 남겼다. "미안하다", "보고싶다"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 "사랑합니다, 꼭 살아올겁니다" 침몰 사고 발생 3일째, 사망자 계속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단원고 재학생들이 실종 학생들에게 편지를 남겼다. "미안하다", "보고싶다"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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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 사고 발생 3일째, 사망자 계속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안산 단원고 재학생들이 실종 학생들에게 "살아서 돌아오라, 믿는다"는 편지를 남겨 안타까움을 더했다.
▲ "살아올 수 있지? 믿는다" 침몰 사고 발생 3일째, 사망자 계속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안산 단원고 재학생들이 실종 학생들에게 "살아서 돌아오라, 믿는다"는 편지를 남겨 안타까움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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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OO 임마, 너 니 누나가 얼마나 걱정하는지 알아? 얼른 뛰어 나와서 니 누나 안심시켜주고 달래주란 말야. 제발 좀 애들 데리고 나와줘. 보고 싶다 OO야."

"OO야 너 머리도 깎고 멋있어졌더니만 지금 어디서 뭐하는 거야. 군인처럼 멋있게 살아남으라고. 애들이랑 같이 돌아올 수 있지? 믿는다. 얼른 후딱 빨리 살아온다고 연락해."

"얘들아, '살아서 돌아오기' 미션 성공해야지. 지금 많은 사람들 기다리잖아.. 오래도록 기다려줄 수 있으니 살아만 있어줘. 살아남은 아이들이든 이미 죽은 아이든 생사 불명인 애들이든... 너희는 잘못한 게 없어. 아직 살아있는 애들은 친구가 죽었어도 마음 단단히 먹고 살아만 있어줘. 그래야 죽은 애들이 살린 보람이 있잖아. 어디 다친 건 상관없으니 살아만 있어줘, 제발.., 구조대가 곧 도착할거야. 기다려.."

침몰 사고 발생 3일째, 단원고 재학생들이 실종 학생들에게 쪽지를 남겨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날 단원고 강당에서는 실종자 가족들과 함께 재학생 30여명이 실종자들의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다.
▲ 선배님... 무사히 돌아오세요 침몰 사고 발생 3일째, 단원고 재학생들이 실종 학생들에게 쪽지를 남겨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날 단원고 강당에서는 실종자 가족들과 함께 재학생 30여명이 실종자들의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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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세월호 침몰사건, #안산 단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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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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