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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북지역버스지부 소속 전주 시내버스 노조 한 간부가 16일 오후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숨졌다. 노조와 노동계는 장시간 노동 등 열악한 노동조건이 부른 타살이라고 주장했다.

주변 동료들에 따르면 전주 시내버스 신성여객지회 김아무개 부지회장은 16일 오후 2시께 사내에 있는 노동조합 사무실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동료들은 119에 곧바로 신고하고 몸 구석구석을 주무르는 등 응급조치를 취했지만 끝내 의식이 돌아오지 않았다.

당시 현장에 있던 동료는 "김 부지회장은 평소 배드민턴 등 운동을 하고 최근에는 등산도 시작하는 등 건강한 사람이었다"며 이번 일이 갑작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현재 고인의 빈소는 전주시 평화동에 위치한 대한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민주노총, "김 부지회장 죽음, 장시간 노동 등이 원인"

김 부지회장의 죽음에 대해 노동계에서는 장시간·저임금 노동이 원인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노총 전북버스지부는 17일 오전 전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부지회장의 죽음을 애도하는 한편, 이번 사고는 "산업재해와 심근경색 등에 시달려 온 버스노동자의 현재를 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전북지역버스지부는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사망한 신성여객지회 김 부지회장의 죽음을 애도하며 버스노동자들의 장시간 노동 등 근로조건 개선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전북지역버스지부는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사망한 신성여객지회 김 부지회장의 죽음을 애도하며 버스노동자들의 장시간 노동 등 근로조건 개선을 촉구했다.
ⓒ 문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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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버스지부는 "김 부지회장이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근무 일수는 무려 78일이다. 적정 근무 일수는 66일인데 12일이 초과한 것"이라면서 "버스노동자들의 임금이 너무 열악한 관계로 하루라도 더 일을 해야 먹고 살 수 있는 현실 속에서 김 부지회장의 죽음은 이미 예견된 일"이라고 말했다.

김 부지회장은 노조 간부지만 버스 운전을 해왔다.

전북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 '아래로부터 전북노동연대'도 17일 성명을 통해 "운수노동은 뇌심혈관계질환의 발생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진 대표적인 직종"이라면서 "저임금으로 인한 초장시강 노동, 사실상 구금상태와 다름없는 운전환경, 승객들과 마찰 속에서 겪는 스트레스 등이 모두 뇌심혈관계질환을 유발한다"며 열악한 노동조건이 김 부지회장의 죽음을 초래했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전북본부도 17일 긴급 논평을 발표했다.

전북본부는 "2010년 전북지역 버스노동자들이 민주노총을 결성한 이후 열악한 근로환경을 바꾸고자 노력해왔지만, 교대제 근무, 버스공영제, 인력 충원, 편의시설 및 휴게시간, 주행시간 보장 등의 개선책도 버스사업주의 황제적 기득권 앞에서는 별 변화가 없다"면서 "이런 가운데, 사업주들은 이러한 활동을 빌미로 민주노총 조합원에 대한 차별, 과도한 징계 및 해고를 자행하고, 한국노총과 차별을 통해 노노갈등을 유발하고 있다. 김 부지회장의 죽음은 이런 상황에서 일어난 타살"이라고 밝혔다.

한편, 신성여객은 김 부지회장의 죽음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신성여객 한 관계자는 "돌아가시기 전 3일간 쉬셨고, 당일에도 동료들과 식사를 하실 정도로 건강하셨는데 갑자기 돌아가셔서 우리도 놀란 상황이다"면서 "일단 내부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 어떤 것도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북인터넷대안언론 참소리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전주시내버스, #민주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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