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콤비'... 한선수(가운데)는 2013 월드리그 세터 부문 1위에 올랐다

'환상의 콤비'... 한선수(가운데)는 2013 월드리그 세터 부문 1위에 올랐다 ⓒ 대한배구협회


남자배구가 다음 달 월드리그 출전을 시작으로 국제무대 사냥에 나선다. 올 시즌 남자배구는 월드리그(5.31~7.20), 폴란드 세계선수권대회(8.30~9.21), 인천 아시안게임(9.19~10.4) 등 중요한 국제대회를 앞두고 있다.

다른 종목과 마찬가지로 배구계도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에서 열리기 때문에 국민적 관심이 높은데다, 금메달을 딸 경우 병역 면제 혜택까지 주어지기 때문이다.

5월 31일부터 시작하는 월드리그 국제배구대회는 그 출발점이다. 유럽 팀들과의 경기를 통해 주전 선수 확정과 경기력·조직력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

한국은 체코·네델란드·포르투갈과 2그룹 E조에 편성됐다. E조에서 1위를 할 경우 같은 2그룹인 C조(캐나다·호주·핀란드·벨기에) 1위, D조(아르헨티나·독일·프랑스·일본) 1위, 호주(주최국)와 함께 4팀이 결승라운드 진출 결정전(7.11~13)을 치른다.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결승라운드(7.16~20)는 1그룹인 A조(브라질·이탈리아·폴란드·이란)와 B조(러시아·미국·불가리아·세르비아)의 각각 1~2위(4팀), C·D·E조의 최종 승자(1팀), 주최국 이탈리아 등 6개 팀이 참가해 월드리그 우승을 놓고 겨루게 된다.

'한선수 합류' 여부, 최대 관심사

대한배구협회는 지난 11일 월드리그 대표팀의 예비 엔트리 22명과 아시안게임 사전등록 엔트리 32명을 발표했다. 전광인·문성민·곽승석·송명근·최홍석·신영수(이상 레프트), 김정환·서재덕·박철우·김요한(이상 라이트), 신영석·박상하·윤봉우·최민호(이상 센터), 이강주·부용찬(이상 리베로), 한선수·이민규·권영민(이상 세터) 등 주요 선수들이 대부분 발탁됐다.

특히 현재 상근예비역으로 군 복무 중인 한선수 세터가 이번 대표팀 엔트리에 포함되면서 큰 화제가 됐다. 대한배구협회 관계자는 17일 "육군본부 측에 한선수 선수의 국가대표팀 강화훈련 응소와 국제대회 파견 승인 요청서를 이미 보냈다"며 "한선수 선수가 대표팀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국방부 측에 충분히 설명한 상태라 긍정적인 답변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육군본부와 소속 부대장의 승인이 날 경우 한선수도 이번 대표팀 훈련에 합류할 수 있게 된다.

한선수는 지난해까지 국가대표팀의 부동의 주전 세터였다. 2013 월드리그 대륙간라운드에서 세터 부문 세계 1위(9.45개)에 오를 정도로 기량도 최절정기였다. 그런데 작년 11윌 초 V리그 개막을 코앞에 두고 느닷없이 군 입대가 결정되면서 국가대표팀과 소속팀인 대한항공은 물론 많은 배구팬들에게 충격을 안겨 주었다.

특히 국가대표 주전 선수들이 야전사령관이나 다름없는 한선수 세터와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 온 상태에서 갑작스런 세터 교체는 큰 혼란과 전력 약화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됐다. 따라서 대표팀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한선수의 조기 합류가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전광인·송명근·이민규 등 2013~2014 V리그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 신인들과 최민호·최홍석 등 기량이 발전한 선수들이 국가대표팀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도 관전 포인트다.

'떠오르는 신흥 강호' 체코... 네델란드·포르투갈도 만만치 않아

이번 월드리그에서 한국(세계랭킹 21위)은 체코(22위), 네델란드(31위), 포르투갈(38위)과 홈 앤드 어웨이로 E조 예선라운드를 치른다. 첫 경기는 현재 프로축구 박지성 선수가 뛰고 있는 네델란드 에인트호번(Eindhoven)에서 펼쳐진다. 한국이 세계랭킹에선 앞서지만, 결코 만만한 상대들이 아니다. 주전 선수 상당수가 러시아·이탈리아·폴란드 등 세계 정상급 리그에서 뛰고 있다.

체코는 유럽의 떠오르는 신흥 강호다. 지난 1월 세계선수권대회 유럽지역 예선에서 세계랭킹 6위 불가리아를 3-2로 꺾기도 했다. 주전 라이트 공격수인 Jan STOKR(206cm·러시아 Dinamo Krasnodar)와 중앙 센터진의 블로킹·속공이 주 경계 대상이다.

네델란드와 포르투갈은 작년 월드리그에서도 맞붙었던 팀이다. 네델란드는 유럽 최장신 팀으로 센터 KOOISTRA(209·폴란드 Czarni Radom)의 블로킹·속공이 특징이다. KLAPWIJK(200·이탈리아 CMC Ravenna), RAUWERDINK(200·이탈리아 Cuneo), KOOY(202·폴란드 Kedzierzyn-Kozle)의 공격 3각 편대도 위력적이다. 작년 월드리그에서 한국 팀에게 2전 전승을 거둘 정도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포르투갈은 최근 LUCAS GASPAR(200·포르투갈 Benfica)와 FERREIRA(203·이탈리아 Trentino)의 좌우 쌍포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문성민 선수와 독일 프리드리히스하펜 시절 함께 뛰었던 노장 센터 JOSE(194·포르투갈 Azores)도 아직 건재하다. 지난해 한국에 2전 전패를 당해 설욕을 벼르고 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 경쟁, 이란·중국·일본의 전력은?

 .

. ⓒ 김영국


아시아 최강인 이란은 이번 월드리그에서 1그룹 A조에 편성돼 브라질·이탈리아·폴란드 등 세계적인 강팀들과 대결을 펼친다. 일본은 2그룹 D조에서 아르헨티나·독일·프랑스 등 강호들과 힘겨운 싸움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3그룹 G조에서 푸에르토리코·스페인·슬로바키아와 경쟁을 펼친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놓고 경쟁할 팀들의 전력을 간접 비교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은 월드리그에 대비한 소집훈련을 다음 주 월요일부터 시작한다. 21~25일까지는 제주도에서 체력훈련 위주로 진행하고, 27일부터는 진천 선수촌에 입촌해 본격적인 담금질을 할 예정이다. 월드리그에 출전할 최종 엔트리 12명은 합동훈련 결과 등을 토대로 5월 20일쯤 확정할 방침이다.

한편 이번 월드리그는 스포츠 전문채널인 SBS Sports가 국내 주관 방송사로서 생중계를 한다. 대한배구협회 관계자는 "방송사 중계는 16일 결정됐고, 아직 장소가 정해지지 않은 한국-네델란드전(6.28~29)의 국내 경기장 문제도 현재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된 홈경기 반납에 대해선 "그런 일은 없다"고 일축했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배구 월드리그 국가대표 한선수 V리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