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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낮 조경태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과 국회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했다.
▲ 조경태 최고위원 14일 낮 조경태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과 국회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했다.
ⓒ 김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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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실수도 반복해 자주 하면 말실수가 아니다. 실수라는 것은 말이 달라지는 것이 말실수다. 일관되게 말하는 것은 신념이다." 

여론조사로 당내 기초단체 선거 공천을 하기로 결론이 나 당내 분란이 잠시 수습됐지만 6·4 기초단체선거 무공천을 일관되게 주장해 온 조경태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이 조금 아쉬운듯 밝힌 말이다. 

지난 14일 낮 조경태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에서 만나, 무공천, 친노, 노무현 정신, 6·4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입장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현재 새정치민주연합은 당내 쟁점이었던 6·4지방선거 기초단체 무공천 문제도 일단락됐지만, 특정인 지지선언 등으로 당내 갈등이 재연돼 보이기도 한다. 

이날 조경태 최고위원에게 일관되게 주장한 무공천이 좌절됐는데, 지금부터 새정치를 위해 새정치민주연합이 어떻게 임해야 하겠느냐 묻자 "특정 계파를 초월한 원칙있는 공천이 돼야 6·4지방선거에서 승리를 할 수 있다"고 일축했다.

먼저, 조 최고위원은 무공천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나는 일관되게 무공천을 주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정치민주연합이 약속을 지키지 못한 부분에 대해 국민 여러분에게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이 자리를 빌어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어떤 일이 있어도 새정치라는 국민적 여망을 저버려서는 안 된다. 나도 새정치의 희망을 접지 않겠다. 그런 점에서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써 특히 그동안에 해왔던 대로 쓴 소리를 하겠다. 나는 국민들을 믿는 정치가 새정치라고 생각한다.

우리 새정치민주연합은 국민을 믿지 못한 것 같다. 그러다보니 이번 기초단체 무공천 문제를 번복한 것 같다. 이 점에 대해서는 참으로 안타깝다, 국민을 믿는 정치를 실천해 보고 싶다." 

그는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이 '기초단체 무공천'을 하겠다는 공약을 먼저 지키지 않았으니 그래서 우리도 공천을 해야한다는 일부 당내 논리는 꼼수에 불과하다고도 했다. 

"이미 새누리당은 안하겠다고 했다. 이미 고백을 해버렸다. 안하겠다고 하는 사람들에게 하라고 하는 것도 이치에 맞지 않다. 예를 들어 저쪽이 도둑질을 했을 때 우리도 같이 도둑질을 해야 하나. 저쪽이 약속을 안지킨다고 우리도 약속을 안지켜야 하나. 남 탓하면 안된다. 그럴 것 같으면 공약을 할 때 '단서 조항'으로 '새누리당이 할 경우에 우리도 한다'고 해야 하는 것이 더 솔직한 것이 아닌가.

새누리당이 약속을 지키지않는다고 해 우리도 약속을 안지켜야 한다는 논리는 대단히 위험하다. 그 자체가 국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이다. 새누리당이 후환무치한 행동을 하더라도 상식을 가진 국민들은 새누리당이 안해도 너희들이라도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고 기대가 있는 것이다. 야당마저 국민의 기대를 져버리는 꼴이 됐다." 

조 최고위원은 "공천을 하느냐 하지 않느냐라는 논란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며 "핵심은 약속을 지키느냐 안지키는냐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약속을 지키는 세력과 약속을 안지키는 세력으로 싸움이 돼야 하는데 새누리당이나 새정치민주연합이나 둘다 약속을 지키지 않게 됐다. 국민들이 허탈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무소속이 의외로 선전할 가능성도 있다. 이번 결정으로 역효과, 역풍의 조짐도 느껴진다. 야당에 기대했던 국민들이 빠져 나간다는 소리도 들린다. 내가 만약 당대표였다면 절대 굴복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최근 모 신문사 기자와 인터뷰를 했는데 '친노 종북세력'이라는 말을 썼다"며 "그래서 '친노'라는 말의 의미를 수정해 줬다"고 말했다. 

"그 기자에게 뭐라고 '친노'를 수정해 줬는가하면 노무현 대통령을 이름만 팔고 정신을 계승하지 않는 그런 세력이라고 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돌아가신 사람이기 때문에 이미 역사가 된 분이다. 역사가 된 분을 더 이상 팔지 않는 것이 도리이다.

나도 친노인데, 이제 친노라는 단어를 쓰지 않겠다. 이제 '친노' 라는 단어는 적절하지 않다. 당내 패권화 된 특정 세력이라고 부르고 싶다. 이런 세력에 대해서는 국민들의 평가가 조금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연스레 당내 특정 폐권세력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패권쪽의 폐단은 자기들이 주도해야 하고, 자기들만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패권 쪽의 적은 새누리당이 아니라 자기를 비판하는 모든 세력이 적이 된다는 의미이다. 이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건강한 사회는 비판을 얼마든지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건전한 비판 조차도 수용하지 않는 그런 정당은 있으나 마나하는 정당이다." 

조 최고위원은 "일부 패권세력은 노무현 정신은 계승하지 않고 이름만 파는 꼴"이라며 " 노무현 정신을 한 마디로 얘기하면 손해보더라도 자신을 내려놓는 것"라고 강조했다. 

"첫 번째는 노태우 정권이 3당 야합을 할 때 노무현 대통령은 따라가지 않았다. 그래서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했다. 개인적으로 손해를 본 것이다. 하지만 원칙을 지켰다. 두 번째는 노무현 대통령은 종로를 버리고 부산에서 출마했다. 당선이 확실시 되는 종로를 버렸다. 또 국회의원 선거에서 떨어졌다. 손해를 봤다.

세 번째는 95년 도에 부산시장 후보로 나왔다. 그 때 민주당을 버리고 다들 무소속으로 나오라고 했다. 무소속으로 나왔으면 당선됐다고 자부한다. 원칙에 맞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그렇지 않았다. 무소속 마저도 기회주의에 편승한 하나의 형태라고 봤다. 그래서 거부했고 선거에서 패배했다. 손해를 본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손해를 봤지만 원칙을 지켰다. 그게 노무현 정신이다." 

그는 "지금 새정치민주연합이 하는 행태는 눈앞에 있는 이익을 위해 원칙을 버린 것"이라며 "여론조사를 결정하는 자체가 국민 기만행위였다"고 지적했다.

"여론조사 자체가 공천을 해야 하는 방향으로 갔다. 바로 이런 것은 노무현 정신이 아니다. 자기들의 이익을 취하려는 것은 노무현 정신이 아니다. 자기를 내려놓는 것이다." 

조경태 최고위원이 미소를 지으며 발언을 하고 있다.
▲ 조경태 최고위원 조경태 최고위원이 미소를 지으며 발언을 하고 있다.
ⓒ 김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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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최고위원은 "특정 계파의 강경한 목소리(공천)가 이번 지방선거 전략에서 받아 드려졌다"며 "무공천을 할 경우 지방선거에서 참패한다는 논리는 정말 위험한 발상이었다"고 꼬집었다. 

"지방선거에서 참패할 경우 양 대표가 책임을 지라고 압박을 했다. 안철수 대표는 굴복을 한 꼴이 됐다. 그럼 하자는대로 다 했는데 만약에 공천을 한 결론이 지방선거에서 패배할 경우에 그들이 책임을 져야한다 논리가 생긴다.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특히 그는 "당내 잡음을 털어버리고 지방선거에서는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며 "민주적이고 개혁적인 공천이 승리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저의 용기 있는 발언(무공천 등의 신념해)에 대해 비판도 있지만 칭찬하는 전화도 많이 온다. 새정치민주연합을 출범시키면서 줄서기, 줄세우기를 하지말자고 했다. 특정 후보에 대해 지지하는 것은 구태정치이다. 특히 국회의원들이 특정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이 자체가 낡은 정치이며 구태정치이다. 그런데 이미 해버렸다.

여기에 대해 최고위원회의에서 아무도 발언을 하지 않을 때 내가 했다. 원칙을 얘기했다. 광주시민들이 많이 호응을 해주고 있다.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가장 민주적이고 개혁적인 공천이 돼야 한다. 여기에 특정 계파와 힘있는 사람들이 줄서기, 줄세우기를 하는 것은 새정치가 아니라 헌정치라고 생각한다. 원칙있는 공천을 통해 지방선거를 치러야 한다." 

마지막으로 조 최고위원은 "정치를 하면서 소신과 원칙을 지켜나가려고 노력했다"며 "'정치가 소박해야 세상이 숨을 쉰다'는 말을 참 좋아한다"고 전했다. 

"정치인 또는 우리 정치가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서 거창한 구호로만 치장한 정치는 이제 지양해야 한다. 국민을 믿고 국민과 함께 하는 소박한 정치를 통해 세상이 화합할 수 있는 여유로움을 다지도록 하는데 앞장서 나가겠다."


태그:#조경태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 #무공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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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미디어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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