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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진 경남교육감 부인이 법인 이사장으로 있었던 사립 진주외국어고등학교에서 벌어진 2건의 학교폭력 사망사건과 관련한 지역언론의 보도는 '교육감 눈치 보기식(?)'이거나 '감추기식'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6일 경남민주언론시민연합(대표 이건혁)은 '진주외고 학교폭력 사망사건 보도'와 관련한 성명을 통해 '지역 언론의 반성'을 촉구했다. 경남지역 방송과 일간신문을 모니터링 대상으로 삼았다.

경남민언련은 "첫 사망이 있은 뒤 언론과 교육당국은 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는지" "진주외고가 고영진 교육감 부인이 이사장으로 있는 학교" "연이은 사망사건에도 이사장은 남편을 위해 사전선거운동을 하고 있었다는 의혹" 등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경상남도교육청 전경.
 경상남도교육청 전경.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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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단체는 "지역 언론과 교육당국이 첫 사망사건 뒤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이번 사건에 접근했다면 두 번째 사망사건은 예방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경남민언련은 "아직도 지역언론이 실명 보도에 소극적이고, 해당 학교 이사장이 현 교육감의 부인이라는 사실을 보도하지 않은 점 등에서 이해할 수 없는 소극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을 보건대, 지역언론이 사회의 공기니 정론직필을 내세우면서 정작 언론으로서 해야 될 도리는 매우 소홀히 했다"고 판단했다.

고영진 교육감의 부인이 이 학교 법인 이사장이라는 사실은 <오마이뉴스>가 지난 13일 자 보도한 것이 처음이었다. 경남민언련은 "(지역언론들은) <오마이뉴스>가 첫 보도를 한 뒤 마지못해 실명을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남민언련은 "첫 사망사고가 난 뒤 지난 4월 1일부터 시작해서 많은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정작 '고영진 교육감 부인이 이사장으로 있는 학교'라고 밝히는 보도는 무려 14일이나 지난 뒤에나 나왔다"며 "그동안 고 교육감과 이사장과의 관계를 지역언론에서 의도적으로 숨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은 "안타까운 것은 그동안 지역언론이 보호하고자 했던 것이, 사람 목숨보다 더 소중한 것이 무엇이었는지, 되묻고자 한다"며 "교육청과 우호적인 관계를 깨기 싫지 않았다면 이렇게 봐주기식 보도는 상상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경남민언련은 "일부 신문은 경남교육청의 입장을 알리는데 중점을 뒀다"며 "지역언론은 각성해야 하고, 다시는 비슷한 비극이 재발되지 않도록 언론을 포함하여 지역사회 전체의 각성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제시했다.

"국회는 뭐하나?"... 학부모들 '사죄' 등 촉구

고 교육감의 사과와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계속 나오고 있다. 통합진보당 강병기 경남지사 후보는 16일 논평을 내고 "학부모와 여성단체들은 고 교육감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며 "참으로 안타깝고 유감스러운 일이고, 무엇보다 자식을 잃은 가족들의 아픔과 상처가 얼마나 클지 가슴이 미어진다"고 밝혔다.

강 후보는 "정작 국회는 학생 2명이 숨지는 학교폭력 사태에도 강 건너 불구경 하는 듯하다. 너무나 조용히 지켜보고만 있는 것 아닌가"라며 "가장 먼저 현장에 달려와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고 유가족들의 아픔을 어루만지며 재발방지 대책을 강구해야 할 이들이 오히려 국회의 책무를 방관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밝혔다.

강 후보는 "지금이라도 국회는 학교현장으로 달려와 여러 가지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과 관련해 진상을 파악하고 책임을 묻는 등 국회 차원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며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는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근본대책을 강구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김미화씨를 비롯한 고성지역 학부모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경남교육 관계자 여러분, 다시는 파릇파릇한 청춘들이 서로를 패고 죽이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사람을 길러내는 교육을 해달라"며 "친구를 적으로 삼지 않는 교육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이들은 "공부하는 기계가 아닌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사람으로 만들어 달라"며 "다시 한 번 간곡하게 당부 드린다. 이제 제발 사람을 길러내는 학교가 되게 해달라"고 덧붙였다.

전교조 경남지부와 경남교육연대, 경남진보교육네트워크, 경남교육희망, 창원여성회, 진해여성회, 마산사랑여성회는 이날 기자회견과 보도자료를 통해 고 교육감의 사과와 교육감직 사퇴를 요구했다.

진주외고에서는 지난 3월 31일 학생 1명이, 4월 11일 저녁 이 학교 기숙사에서 또 학생 1명이 학교폭력으로 사망했다. 진주경찰서는 폭력을 생사한 학생을 폭행치사 혐의로 구속하고, 11일 사건과 관련해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고 교육감 부인은 지난 14일 학교 법인 이사장 사임서를 냈다.

지난 11일 사망한 학생의 장례식은 17일 오전 고성 영락원 장례식장에서 열린다.



태그:#경상남도교육청, #학교폭력, #경남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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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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