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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16일 이틀 동안 학부모용 '교원 정년에 관한 설문지'를 아이들이 가져왔다. 한국초등교장협의회에서 앞으로 추진할 정책의 참고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설문지는 시작된다.

2번 문항부터 너무 노골적으로 교원정년을 65세로 환원해야 된다는 강요하고 있다. "적절하지 않았다",  "공감하지 않는다" 등 교원정년을 65세로 연장하는데 부정적인 체크를 한 경우에는 (    )에 이유를 기록하게 하였다.

아래는 설문에 '적극 참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로 끝나는 설문에 기자가 적극 참여한 내용이다.

2번에서 4번문항
▲ 교원 정년에 관한 설문지 2번에서 4번문항
ⓒ 송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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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 문항에서 요즘 학교폭력 등의 교육문제가 심각하게 부각되는 상황이 학교 현장에 지혜와 경륜이 넘치는 숙력된 선생님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문에 답하도록 유도한다. 원로교사면 무조건 학교 현장의 지혜와 경륜이 넘친다는 것은 일반화의 오류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3번 문항에서 기간제 교사의 비율의 증가와 교원 정년 65세 연장과 관계지어 교육경쟁력 약화를 이야기한다. 기간제 교사 비율 증가와 교원 정년을 늘리는 것은 상관관계가 없는 내용이라 생각된다. 비정규직이 늘어난 것은 사회 전반적인 현상이지 교원 정년과 무슨 관계가 있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4번 문항에서 고령화 사회에 대한 합리적 대안으로 교원 정년을 65세 환원이라고 주장한다. 사오정, 청년 백수가 심각한 상황에서 교원 정년을 65세로 환원한다면 사회 전반에 대한 거부감이 클 것이다. "65세 환원"이란 말 자체가 당연히 정년을 65세에 동의해야 한다는 전제하에 설문이 이루어지고 있다.

5번 문항에서 8번 문항까지
▲ 교원 정년에 관한 설문지 5번 문항에서 8번 문항까지
ⓒ 송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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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번 문항에서 교원의 정년이 65세 환원되면 실질적 경제참여인구가 늘어나서 국가경제력이 향상된다는 것은 교직 사회 안에 있는 사람들만의 이야기라고 생각된다. 국가경제력이 향상된다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 심하다는 느낌이다. 이 논리라면 우리나라 모든 공무원의 정년을 늘린다면 안정적인 노동력창출이 가능해져 손쉽게 국가 경제력이 늘어나는 것이 아닌가? '밥그릇 늘리기(혹은 챙기기)'라는 느낌이다.

6번 문항에서 "교원 정년 65세는 연장이 아니라 환원입니다"라고 하며 환원이 되야 하는 까닭을 묻는다. 교원 정년 65세 환원에 대한 동의하지 않을 답안조차 없다.

7번 문항에선 원론적으로 옳은 표현한 다음 고령화 사회로의 연착륙을 갖다 붙여 놓았다. 별개의 내용같이 느껴지는 질문이다.

8번 문항에선 '가치사슬', '융합과 소통' 그리고 '글로벌 교육경쟁력' 등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를 사용하여 그럴듯한 표현인 것 같이 느끼게 하였다. 저경력 교사, 중견교사, 원로교사가 적절한 비율과 역할을 하는 것은 옳다고 생각한다.

9번 문항에서 12번 문항
▲ 교원 정년에 관한 설문지 9번 문항에서 12번 문항
ⓒ 송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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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번 문항에서 교원의 정년 연장에 대한 공감대가 전 교사에게 생겼다고 믿을 수 없다. 연령별로 큰 차이가 있다. 지혜와 경륜이 넘치는 원로교사들이 앞을 다투어 명예퇴직을 신청하는 것은 무엇 때문인지 묻고 싶다.

'교원의 사기진작과 교육발전을 도모'도 확신할 수 없다. 교육공무원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발의(2012.10.10) 때 관리자(교장, 교감)와 평교사에 대한 차별적 정년환원은 교직 사회에서 많은 반발을 있었다고 한다.

13번 문항에서 14번 문항
▲ 교원 정년에 관한 설문지 13번 문항에서 14번 문항
ⓒ 송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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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번, 14번 문항은 만약이라고는 했지만, 교원 정년을 65세로 환원을 당연시하며 질문을 마무리한다. "적극 참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의 문구를 끝으로 설문을 마쳤다. 교원 정년을 65세 환원을 추진할 참고자료로 활용하고자 만들어진 너무나 노골적인 설문에 많은 불쾌감을 느낀다.


태그:#교원정년, #한국초등교장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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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폐지, 헌옷, 고물 수거 중 하루하루 살아남기. 콜포비아(전화공포증)이 있음. 자비로 2018년 9월「시(詩)가 있는 교실 시(時)가 없는 학교」 출간했음, 2018년 1학기동안 물리기간제교사와 학생들의 소소한 이야기임, 책은 출판사 사정으로 절판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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