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취재/이선필 기자·사진/이정민 기자| 영화 <가시>에서 신예 조보아는 말 그대로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였다. 극 중 체육교사 준기(장혁 분)를 알듯 모를듯 유혹하는 제자 영은의 당돌함을 온 몸으로 표현했던 것. 데뷔 3년차 신인이라지만 주목하기에 충분한 호연이었다. 조보아는 "대놓고 유혹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고, 그저 사랑하는 사람을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비결을 말했다.

'오지상 콤플렉스'(나이가 한참 많은 남자에게 사랑을 느끼는 소녀를 일컫는 말)도 아닌 말 그대로 사랑을 갈구하는 소녀였다. 조보아는 "사랑을 얻지 못하며 자란 영은이의 슬픔과 불쌍함이 와 닿았다"고 캐릭터를 이해하고 있었다. 애초 영화 제목이 <딸기우유>에서 <가시>로 바뀐 것도 치명적 매력을 지닌 존재가 사실 상처를 줄 수 있는 이중적 존재라는 걸 말하고자 함이고, 그 주체가 바로 영은이었다. 

"오디션을 7차까지 봤어요. 몇 명이 응시했는지 몰랐는데 250명 정도의 배우가 왔다고 하더라고요. 장혁 선배님과 같은 소속사라 된 거라고 오해하지 마세요(웃음). 영은이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해 갔어요. 이런저런 영은의 모습을 시도하면서 차츰 다듬어 갔죠. 관능적 매력도 있고 백치미가 있는 아이에요. 뭔가 모자라 보이지만 다 알 것 같은 느낌? 그걸 표현하려 했죠."

<가시>는 노출 영화? "굳이 부정하지 않겠다"

 영은은 도발적이고 적극적으로 선우에게 다가간다. 조보아는 아리따운 여고생의 풋풋함과 팜므파탈적인 퇴폐미를 동시에 보여준다.

영화 <가시>의 한 장면. ⓒ (유)브이에스


영은이가 되기까지 조보아는 자신의 실제 학창시절을 꽤 끌어왔다. 운동장 수돗가에서 친구들과 물을 틀어놓고 장난을 치는 장면 등에서 조보아는 "어릴 때 뛰놀던 경험을 살려냈다"고 알렸다. 물론 영은처럼 당돌하거나 도발적이진 않았단다. 평범하고 수수한 소녀가 <가시>의 영은을 만나 새롭게 태어난 셈이다.

학생과 선생의 위험한 관계라는 소재 때문에 <가시>는 종종 노출이 있는 야한 영화로 분류되기 십상이다. 조보아는 "노출이 있는 건 사실이니 그런 시선에 반박하고 싶지 않다"며 "어떤 이유로든 일단 영화를 봐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녀 나름의 자신감이 담겨있어서 가능한 말이었다.

"직접 보시면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감정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서 생각하고 싶을 때 딱이죠. 보고난 후 더욱 생각에 잠기게 할 영화 같아요. 개인적으로 이런 작품을 좋아해요. 많은 의미가 담겨있어서 한편으로 불편할 수도 있는데, 보고 나면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해지기도 하거든요."

신인인데다 작품에 대한 애착이 컸다. 조보아는 인터뷰 중 "무조건 성공시키고 싶다", "내가 이해한 만큼 관객 분들도 이해했으면 좋겠다"며 강한 바람을 드러냈다. 동시에 "그래서인지, 그만큼 영은에게서 헤어 나오기 힘들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배우 반대하던 부모님, 내 절실함 보신 것 같아"

 영화 <가시>에서 준기에게 사랑을 느낀 영은 역의 배우 조보아가 10일 오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가시>를 직접 보시면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감정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서 생각하고 싶을 때 딱인 작품이죠. 영화를 보고난 후 더욱 생각에 잠기게 할 작품 같아요." ⓒ 이정민


고등학교 때 열정적으로 가르치던 한국지리 선생님을 좋아했다던 조보아는 사실 소극적이며 평범함 학생이었다. 부모님이 시키는 대로 피아노, 발레, 특공무술 등을 배웠고 연기자의 길은 생각지도 못했단다. 사실 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한다 했을 때도, <가시>의 배역을 말했을 때도 반대가 심할 정도로 보수적인 부모님이었던 것.

"<가시>는 부모님에게도 떳떳하게 보시라고 말할 수 있는 작품이에요. 사실 부모님은 제가 안정적인 삶을 살길 원하시는 거 같은데 배우를 하는 것 자체가 반항일 수도 있죠. 하지만 제 절실함을 보신 거 같아요. 믿는다고 하시더라고요.

어릴 땐 막연하게 연기가 재밌어보였지만 막상 연기를 전공(성균관대학교 연기예술학과)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사실 제가 재수를 넘어 삼수를 했는데 정말 하고 싶다면 해보자는 생각이 든 거죠. 그러다 우연히 <닥치고 꽃미남 밴드>로 데뷔를 하게 됐고, 배우를 끝까지 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됐어요."

최근 조보아는 휴학했던 대학교를 다시 다니기 시작했다. "힘들지만 재밌다"며 "전 이렇게 열정이 넘치는 배우입니다"라고 홍보까지 했다. 이렇게 톡톡 튀는 매력을 발산하며 조보아는 "배우 생활에 있어서 소속감이 있다는 게 그만큼 중요하다"는 생각을 전했다.

 영화 <가시>에서 준기에게 사랑을 느낀 영은 역의 배우 조보아가 10일 오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 <가시>에서 준기에게 사랑을 느낀 영은 역의 배우 조보아가 10일 오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작품을 쉴 때는 운동도 하고 연기 레슨도 받았지만 학교 소속감이 있다는 것도 의미가 있어요. 소속이 없을 때 오는 불안감이 또 크거든요. 학교에서 배우는 것도 많고요. 지금은 학교에서 세계 영화사를 듣고 있답니다(웃음).

제가 24살이라 조급함을 갖기 쉽다고들 하시는데 조급함이라는 건 정말 무서운 거 같아요. 배우라는 직업을 갖고 있으면 어떻게든 그건 내려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게 맞는 작품이 언제 찾아올지 모르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연기를 다양하게 하면서 기다리고 싶어요."

조보아 가시 장혁 김태균 닥치고 꽃미남 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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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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