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여왕' 김연아(23,올댓스포츠)에 대한 판정문제는 소치올림픽이 끝난 지 2달 가까이 되도록 식지 않고 있다. 대한체육회와 빙상경기연맹은 지난달 21일 김연아의 이번 판정과 관련해 국제빙상연맹(ISU)에 공식적으로 제소할 것을 밝혔지만, 당시 세계선수권에 출전한 한국 선수들에게 불이익이 갈 것을 우려, 대회가 끝난 뒤인 지난 10일 최종적으로 제소했음을 밝혔다.

 김연아에 대한 소치올림픽 편파판정 논란이 아직도 거센 가운데, 16일 대한빙상연맹이 국제빙상연맹에 공식적으로 제소했음이 확인됐다. 사진은 지난 2월 올림픽 전 출국 기자회견에서 모습

김연아에 대한 소치올림픽 편파판정 논란이 아직도 거센 가운데, 16일 대한빙상연맹이 국제빙상연맹에 공식적으로 제소했음이 확인됐다. 사진은 지난 2월 올림픽 전 출국 기자회견에서 모습 ⓒ 박영진


한국 체육계의 안일한 대처와 공개되지 않은 제소과정

무엇보다 팬들을 분노하게 하고 있는 것은 한국 체육계의 안일한 대처다. 이번 판정에 대한 제소는 김연아의 경기가 모두 종료된지 한 달이 넘어서야 진행됐다.

지난달 21일 대한체육회와 빙상연맹이 공식적으로 제소의사를 밝혔지만 이후 ISU에선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당시 세계선수권 방문차 일본에 머물렀던 친콴타 ISU 회장은 "이번 문제에 대해 한국 측으로부터 어떠한 문건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의 반응에 또다시 체육계의 미온적인 반응논란이 불거졌고, 연맹에 대한 비난은 더 커졌다.

한 국제협상전문가는 케이블 채널에 출연해 이번 판정에 대한 연맹의 반응을 비판하면서 "공동 금메달을 수여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푸틴과 러시아 측의 협조와 함께, 러시아에 반감을 가지고 있는 서구사회에 여론을 환기시켜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하게 얘기했다.

한편 팬들은 지난달 21일에 올림픽공원에서 집회를 가졌고, 지난 12, 13일 양일간 서울 명동에서 2차 제소집회를 가졌다. 또한 유튜브를 비롯한 SNS를 통해 이번 김연아의 판정에 대한 부당함을 알리는 영상들을 수차례 제작해 배포해왔으며, ISU 문서에 이번 일과 관련된 사항들을 열거해 조목조목 비판해왔다. 나아가 이들은 연맹 사무실에도 직접 방문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왔다.

결국 지난 10일 대한빙상연맹이 공식적으로 접수했다는 단신 보도가 나왔다. 하지만 당시 연맹은 이번 제소와 관련된 문건과 상세 과정들에 대해선 언론들에 일절 공개하지 않았다.

독일 언론 제소접수 발표, 본격궤도 올라

한편 16일 오전 독일의 한 언론이 이번 제소건에 대해 한국빙상연맹이 국제빙상연맹에 최종적으로 접수했다고 밝혔다. 독일 언론사는 "ISU에 한국연맹의 제소가 접수됐으며, 이는 ISU의 징계위원장인 폴커 발테크로부터 확인한 사실이다"라고 보도했다.

폴커 발테크 ISU 징계위원회장은 "앞으로 3주 안에 이 문제가 ISU에 결정권이 있는 사안인지, 아니면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서 결정할 사안인지를 두고 판단을 내려야 한다, 결과는 그 이후에 나올 것"이라고 뉴스는 전했다.

한편 이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친콴타 ISU 회장 사퇴를 촉구하는 서명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다. 전 동계올림픽 메달리스트와 해외 피겨 전문기자들이 연합해, 인터넷 청원 사이트인 청원지에 그의 사퇴를 촉구하는 청원을 낸 것이다.

그들은 "친콴타의 임기가 오는 6월까지였으나, 임기연장을 요구하고 승낙 받아 전례 없는 일이 발생했다, 친콴타는 피겨의 예술성을 떨어뜨리고 심판 익명제를 도입해 피겨의 공정성을 해쳤으며, 도입한 채점제는 정치적으로 명성에 집착하는 채점제"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김연아의 판정문제가 공식적으로 접수되면서 길고 길었던 제소 준비시간이 마무리 되고 본격궤도에 올랐다. 하지만 아직까지 본격적인 문제는 지금부터다. 만약 ISU가 이번 문제를 받아들이지 않고 기각될 시 ISU의 상위격인 국제올림픽위원회(IOC)나 스포츠중재재판소(CAS)으로 넘어가야만 한다. 전 세계 스포츠계에 파장을 몰고 온 이번 사태가 과연 어떻게 진척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김연아 소치올림픽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동계스포츠와 스포츠외교 분야를 취재하는 박영진입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