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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홍 방통위 상임위원이 16일 오후 방통위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당 단독 회의 진행을 비판하고 있다. 방통위는 이날 오전 정부여당 위원 3명만 참석한 가운데 허원제 위원을 전반기 부위원장으로 선출했다.
 김재홍 방통위 상임위원이 16일 오후 방통위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당 단독 회의 진행을 비판하고 있다. 방통위는 이날 오전 정부여당 위원 3명만 참석한 가운데 허원제 위원을 전반기 부위원장으로 선출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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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제 정부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성준)를 둘러싼 여야 대립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정부여당 추천 상임위원들이 16일 오전 단독으로 회의를 열어 허원제 위원을 부위원장으로 선출하자, 야당 추천 김재홍 위원이 즉각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김 위원은 이날 오후 과천정부청사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허원제 부위원장 선출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위원은 청와대가 이미 야당 추천을 받아 국회를 통과한 고삼석 상임위원 후보자를 아직 임명하지 않았다며, 회의 참석을 거부해 왔다.

김재홍 "여당 단독으로 선출한 부위원장 인정 못해"

김 위원은 이날 "부위원장 호선이 그렇게 시급한 해결 과제였는지 묻고 싶다"면서 "국민을 위한, 시간에 쫓긴 긴급 사안도 아닌데 자기들이 차지하고 싶은 방통위 권력을 위해 독단적으로 한 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 위원은 "오늘 상임위 회의에서 나온 어떤 결과도 인정할 수 없고 차후 야당 추천 위원이 오면 다시 논의해야 한다"면서 "다음 주 국회 미방위(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서 방통위원들을 불러 이 문제를 추궁할 텐데 그때 답변을 들어보고 이후 회의 참석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최성준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위원 1명이 임명되지 못한 상황은 매우 안타깝지만 현안이 산적해 있어 국민들을 위해 정책을 추진해야 해야 한다"고 회의 강행 이유를 밝혔다.

부위원장 선출을 둘러싼 논쟁도 확대됐다. 김재홍 위원이 지난 2008년 2월 방송통신특별위원회 속기록을 들어 부위원장을 야당 추천 위원 가운데 호선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새누리당 국회의원 출신인 허원제 위원이 "상임위원회와 본회의에선 얘기가 되지 않았다"며 법안대로 '위원 가운데 호선'해야 한다고 반박한 것이다.

여야 3대 2인 방통위에선 여당 위원이 부위원장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지만, 1· 2기 방통위에선 전반기엔 여당에서, 후반기엔 야당에서 부위원장을 맡았다. 이날 회의에서도 허원제 위원을 전반기(2015년 10월 5일까지) 부위원장으로 선출하면서 후반기 부위원장은 야당 위원 가운데 호선하도록 의결했다.

방통위 설치법을 만들 당시 여당(통합민주당) 국회의원이었던 김재홍 위원은 "당시 여야가 방통위 위원장은 대통령이 임명하므로 부위원장은 야당에서 호선한다고 합의했는데, 법조문에 위원 중에 호선만 하기로 하고 야당 위원 선출은 여야 합의로 속기록에 남긴 것"이라면서 "심사소위 속기록은 준입법이고 전체회의와 본회의에서 보고하지 않았다고 해서 절차적 정당성이 폄훼되지는 않는다"고 맞섰다.

다만 김 위원은 "부위원장 호선은 긴급한 사안이 아니었지만 시간에 쫓기는 정책 사안이 있을 때는 (회의에 계속 불참할지) 고민"이라고 타협의 여지를 남겼다. 다만 김 위원은 "야당 추천 위원이 올 때까지 회의에 참석 안 하겠다는 게 아니라 1주일이든 열흘이든 서로 방통위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 보자, 그때가 되면 나도 고집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면서 "그런 마지막 호소에도 동의도 안 구하고 일방적으로 회의를 개최하고 호선을 강행하는 게 민주주의는 아니다"라고 거듭 따졌다.

최성준 "반대하더라도 회의 참석해서 말해야"

3기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성준)이 16일 오전 야당 추천 김재홍 위원이 불참한 상태에서 첫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3기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성준)이 16일 오전 야당 추천 김재홍 위원이 불참한 상태에서 첫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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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준 위원장도 이날 회의 직후 이어진 출입기자단 상견례에서 "(김재홍 위원 말대로) 한 명 채워지는 게 중요한 건 맞다"면서도 "그 부분을 해결하려고 조금 늦췄는데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예상하기 힘들고, 일은 해야 한다"고 털어놨다. 김 위원에게도 "반대 목소리는 좋지만 위원회 내에서 말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다만 고삼석 위원 자격을 둘러싼 정치권 논란에 대해선 "위원장이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임명권자와 국회 간의 문제"라면서 "행정부 관료로 일하는 사람이 개입하는 건 한계가 있다"고 말을 아꼈다.

방통위에서 법제처 유권해석을 들어 국회에 재추천을 요구한 게 월권 아니냐는 지적에는 "질의가 들어왔을 때 법령 해석에 의문이 생기면 행정부는 법제처에 문의하는 것"이라고 원칙적 입장을 밝혔고,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통과했기 때문에 무조건 임명해야 한다는 야당과 국회 입법조사처 해석에도 "국회에서 선출하는 것도 있고 추천하는 것도 있다"면서 "(이번 경우는)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부위원장 호선과 관련해서도 최 위원장은 "1기 때부터 법안 문구 해석, 소위원회에서 논의된 것까지 갑론을박 논의하다 (여야 위원들이) 합의한 것"이라며 '관례'를 따라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태그:#방통위, #김재홍, #최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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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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