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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멀다하고 신문을 장식하는 이슈가 있다. 부모에게 제대로 돌봄을 못 받은 아기가 죽고, 초등학생들이 유괴와 폭행을 당한다. 청소년은 가출하여 길거리를 배회하다 범죄에 노출되곤 한다. 우리 아이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이다. 그런데 최근 불안해하고 답답해하기 보다는 직접 아이들이 안전하고 행복한 마을을 만드는 엄마들, 여성들이 생겨나고 있다.

마을이 함께 키워야 할 아이들

경기 구리시 인창동에서 어떤 아이도 혼자 두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진 <구리여성회> 엄마들이 안전안심 우리마을 활동을 펼치고 있다. 초등생의 안전을 돌보는 <애기똥풀센터>와 유아들을 위한 <꿈가득센터>를 운영한다. 

(사)구리여성회 회원들이 구리시 평생학습축제에서 오카리나 연주를 하고있다.
 (사)구리여성회 회원들이 구리시 평생학습축제에서 오카리나 연주를 하고있다.
ⓒ 구리여성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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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칠곡지구는 유흥업소가 많은 상업지구라 아동의 안전이 취약한 곳이다. <대구북구여성회>는 아이들 눈높이에서 안전문제를 모색했다. 아이들이 직접 골목골목 마을 탐사를 다닌다. 안전사각지대를 발견하기도 하고, 유사시 도움이 될 만한 어른을 찾아내 안전지킴이를 부탁한다. 2013년 한국여성재단의 '돌봄사업'지원으로 가능한 일들이다.

서울 상도동 <좋은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에서는 여러 가지 문제로 가출한 청소년을 위해 거리상담을 하고, 카페겸 드롭인(Drop-in) 센터인'나무'를 운영한다. 십대라면 누구나 와서 머물다 갈 수 있고 쉼터나 센터 등 안정적인 곳으로 연계해 범죄나 성매매의 길로 가지 않도록 도와준다.

마을에서 활동하다보니 텃세도 겪고 주민들이 못마땅해 하기도 하고 어려움이 많지만 '골목이 안전해야 우리 아이들이 안전하게 생활한다''성장통 겪고 있는 아이들이니까 지켜봐 달라'고 설득을 하며 서서히 관계를 형성해가고 있다. 마을 활동을 하다보니 소통이 안 되던 사춘기 내 자녀와의 대화도 잘 되고 자녀도 엄마를 존경하게 되었다고 한다.

[좋은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 박신연숙 사무국장과 홍경의 운영위원이 한국여성재단 100인 기부릴레이 이끔이로 활동하며  [딸들에게 희망을] 응원메세지를 보내고 있다.
 [좋은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 박신연숙 사무국장과 홍경의 운영위원이 한국여성재단 100인 기부릴레이 이끔이로 활동하며 [딸들에게 희망을] 응원메세지를 보내고 있다.
ⓒ 김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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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마을에 지금 기부바람이 불고 있다

도봉구 마을기업 김연순 인큐베이터, 면목동 <초록상상>, 상도동 <좋은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 <대구북구여성회>, <구리여성회> 등 마을을 기반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는 단체들이 2014 한국여성재단 100인 기부릴레이 <딸들에게 희망을> 이끔이로 나선 것이다. 4월 한달간 진행된다.

보통 마을 단체들은 회원들의 회비로 운영되기에 재정이 넉넉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한국여성재단의 기부릴레이에 동참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마을에서 여성주의 운동을 하거든요. 한국여성재단이 여성분야 지원을 많이 하기 때문에, 성평등사회실현을 위한 재단의 모금이 잘 이루어지도록 우리도 돕고 싶어요. 우리 사회의 여성들이 관심을 갖고 나서야 해요. 여성운동도 이제는 마을에 많이 주목하고 있어요. 우리 같은 풀뿌리 단체가 이 일에 관심을 가지고 기부하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해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이끔이로 활동하고 있는 <좋은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 박신연숙 사무국장의 말이다.

"어제 1명이 동창모임 갔다가 5명을 100인 기부릴레이에 참여하게 만들었어요. 이것이 나비효과고 이게 릴레이구나. 혼자 할 수 없는 일을 여럿이 하니까 되는구나 싶었어요. 마을운동의 보람이고 성과거든요. 하루에 한명씩 기부를 소개하면서 여성재단이 있다는 것도 알리는 계기도 되고요. 내가 내는 만원이 작은 돈이지만 [한국여성재단]이 그 이상의 더 큰일을 할 거라는 신뢰가 있어요."

<좋은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 홍경의 운영위원도 기부에 동참했다.

우리나라는 기부 문화가 조금씩 형성되는 단계이다. 더군다나 여성의 이름으로 기부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여전히 팍팍한 살림이고 작은 돈이지만 우리 딸들의 미래를 위해, 다른 사람과 함께 가치를 공감하며 기부할 수 있는 장이 있다는 것은 고마운 일이다. 세상에 한 발짝 다가가 해볼 만한 일이다. 작은 돌봄의 시작이요 마을을 지키는 마음과 다르지 않다.


태그:#한국여성재단, #100인기부릴레이, #좋은세상을 만드는 사람들, #딸들에게 희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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