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2005 동아시아컵 여자축구대회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한국의 박은선이 일본의 이소자키 히로미의 태클을 제치고 있다.

대구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2005 동아시아컵 여자축구대회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한국의 박은선이 일본의 이소자키 히로미의 태클을 제치고 있다. ⓒ 연합뉴스


'성별 논란'에 시달린 여자 축구 공격수 박은선(28)이 4년 만에 다시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박은선은 15일 대한축구협회가 발표한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대표팀 최종 명단 23명에 이름을 올렸다. 박은선이 태극마크를 단 것은 2010년 4월 아시안컵을 대비한 훈련 이후 4년 만이다.

박은선이 다음 달 베트남에서 막을 올리는 아시안컵에 출전하게 되면 2005년 8월 일본과의 여자 동아시아대회 조별리그 경기 이후 9년 만에 A매치 무대를 밟게 되는 것이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태극 마크를 달았던 박은선은 2005년 한국 남녀 선수를 통틀어 처음으로 국제축구연맹(FIFA)이 선정하는 '올해의 여자 축구선수'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뛰어난 체격 조건과 골 결정력을 갖춘 박은선은 한국 여자 축구를 이끌어갈 공격수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어려운 가정 형편과 부상으로 방황했고, 잦은 팀 이탈로 선수단과 마찰을 일으키며 대표팀과 멀어졌다.

지난해 마음을 다잡고 소속팀 서울시청에 복귀한 박은선은 19골을 터뜨려 WK리그 득점왕에 오르며 새로운 전성기를 열었다. 하지만 다른 구단 감독들이 박은선의 성별에 의혹을 제기하면서 엄청난 파문을 겪어야 했다. 이미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참가를 위해 성별 진단을 받았던 박은선은 타팀 감독들의 악의적인 요구에 깊은 상처를 받았고, 서울시청은 강하게 반발했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성별 진단 요구에 가담했던 일부 감독은 사과의 뜻을 전하며 자진 사퇴했다. 그리고 지난 2월 국가인권위원회가 이를 성희롱으로 규정하고 관련 기관에 피진정인에 대한 징계와 재발방지 대책을 권고하면서 일단락됐다.

박은선-지소연 투톱 앞세워 아시안컵 우승 도전

오랜 방황과 논란을 이겨내고 박은선이 복귀하면서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영국 첼시 레이디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지메시' 지소연과 함께 강력한 투톱 공격진을 갖추게 됐다.

박은선은 올 시즌에도 6경기에 출전해 7골, 2도움을 기록하며 변함없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영국 무대에 진출한 지소연도 지난 15일 공식 데뷔전에서 경기 시작 1분 만에 골을 터뜨리며 강렬한 인상을 심었다.

5월 14일부터 베트남 호치민에서 열리는 여자 아시안컵은 4개팀씩 두 개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로 치른 뒤 각 조 1, 2위가 4강에 진출하며, 3위 팀끼리 5·6위 결정전을 거쳐 상위 5개 팀에 내년 여자월드컵 출전권이 주어진다. 중국, 태국, 미얀마와 함께 B조에 속한 한국은 15일 미얀마와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르며, 우승과 함께 2003년 미국 여자월드컵 이후 12년 만의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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