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슈퍼콘서트차 내한하는 폴 매카트니

현대카드 슈퍼콘서트차 내한하는 폴 매카트니 ⓒ 현대카드


1964년 2월 7일, 비틀즈가 미국 케네디 공항에 도착했다. 비틀즈의 첫 방문에 팬들은 열광했다. 역사는 이날을 비틀즈의 '세계정복'이 시작된 날로 기록했다. 그로부터 50년이 지난 2014년 5월 28일, 전 비틀즈 멤버였던 폴 매카트니(이하 폴)가 처음으로 내한공연을 한다. 비틀즈 한국 팬들에게 이 날은 또 하나의 비틀즈 역사로 기억될 것이다. 

한국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일지도 모를 라이브 공연이기에 '사전예매전쟁'도 치열했다. 기자 또한  티켓확보를 위해 광클릭을 위한 '손가락 풀어주기' 비밀권법을 틈틈이 수련했다. 티켓을 구하지 못할까봐 두근두근하던 심장은 시간이 흐를수록 쪼그라들었다. 티켓을 구입해 놓고 공연 날짜(5월 28일)만 기다리고 있는 지금은 행복 그 자체다.

(관련기사: "폴 매카트니, 왜 자꾸 우리한테 '싸이코'라는 거야?" / '비틀즈 비서' 프레다, 40년 침묵 깨고 입 열다)

단 3시간의 공연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폴의 내한공연을 학수고대해 오던 3만 명의 커뮤니티 '한국비틀즈매니아' 매니저를 맡고 있는 서강석 대표(43)를 지난 12일 저녁 서울에 있는 토즈 홍대점에서 만났다. 서 대표는 한국에서 손꼽히는 비틀즈 전문가다. 한국에서 출간된 비틀즈 관련 도서 중 상당수가 그의 손을 거쳤다.    

3시간 공연 제대로 즐기려면? 예습은 필수!

 3만 명의 회원들이 활동 중인 카페 '한국비틀즈매니아' 서강석 대표

3만 명의 회원들이 활동 중인 카페 '한국비틀즈매니아' 서강석 대표 ⓒ 오수용

서 대표는 "폴의 첫 한국공연은 큰 사건"이라며 "1960~70년대 어려운 시대를 겪으며 한국을 일궈온 기성세대에게 많은 위로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공연이 그의 공로는 아니지만 서 대표 또한 폴의 한국 공연을 성사시키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해왔다. 지난 2010년에는 폴과 인연이 닿는 사람들을 만나 한국 공연을 의뢰했다. 여의치 않자 그는 폴 매카트니의 음악출판 회사 '엠피엘 커뮤니케이션스'(MPL, McCartney Production Limited)에 도움을 청하기도 했다. 편지를 통해 '한국팬이 많으니 부디 와 달라'고 요청했다. 카페 내에서 내한기원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그는 '폴을 직접 만난다면?'의 질문에 "지휘자 카를 뵘이 '베토벤을 만나면 큰절을 올리고, 모차르트를 만나면 그 자리에서 기절할 것이다'라는 말을 했다"며 "나도 기절하거나 말문이 막힐 것 같다"고 말했다.

공연을 재미있게 즐기는 비법을 묻는 질문에는 "기존 팬이라면 미리 예습하고 음악 속에 얽힌 일화나 가사를 알면 더 즐길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몇 곡만 아는 팬이라면 그냥 기분 좋게 즐기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현재 '한국비틀즈매니아' 카페에서는 '폴이 꼭 불렀으면 하는 노래'를 신청 받고 있다. 서 대표는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통해 널리 퍼진다면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며칠간 더 취합한 후 여러 경로를 통해 우리의 뜻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비틀즈에 대한 추천도서로 <비틀즈 앤솔로지>와 <신화가 된 비틀즈>를 꼽았다. 비틀즈 관련 애장품 1호를 묻자 "불이 나면 가장 먼저 지금까지 만난 비틀즈 카페 회원들과 찍은 사진을 챙길 것"이라는 말로 카페 매니저다운 면모를 여실히 보여줬다.    

아래는 주요 인터뷰 요약 내용이다.

"폴 매카트니 직접 만나면? 기절할 것 같아요"

  지난 해 11월 15일, 비틀즈 멤버였던 폴 매카트니가 일본 후쿠오카 야후돔에서 공연하고 있다. 사상 첫 한국공연은 내달 28일 서울에서 개최된다.

지난 해 11월 15일, 비틀즈 멤버였던 폴 매카트니가 일본 후쿠오카 야후돔에서 공연하고 있다. 사상 첫 한국공연은 내달 28일 서울에서 개최된다. ⓒ 오수용

- 폴의 첫 한국공연 소감은?
"무척 감격스럽고 기쁘다. 폴의 첫 한국 공연은 큰 사건이다. 특히 '예스터데이(yesterday)'는 1960~70년대 어려운 시대를 겪으며 한국을 일궈온 기성세대에게 많은 위로가 될 것이다. 한국의 현재를 만들어 왔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본다." 

- 폴은 지난 해 일본 내 순회 공연을 한데 이어 올해도 한국 공연 전에 일본에서 3차례 공연을 한다. 왜 한국 공연은 1회만 하나?
"2002년 이후 한국의 공연문화가 성숙되기 시작했다. 이 시점에는 폴의 아시아투어가 없었다. 일본의 경우 1966년에 직접 비틀즈가 방문하기도 했었고, 존 레논의 부인인 오노 요코도 있다. 무엇보다 일본이 한국보다 음반시장이 큰 것도 영향이 있다."

- 이번 공연을 보다 재미있게 즐기는 비법은?
"기존 팬이라면 미리 예습하고 음악 속에 얽힌 일화나 가사를 미리 알고 가면 더 즐길 수 있다. 몇 곡만 아는팬이라면 가볍게 즐기는 의미에서 예상 셋리스트(목록표)를 참고해 들어보고 가면 좋을 듯 싶다. 일생일대 처음 듣는 라이브 공연이라 듣는 즐거움이 배가 될 것이다. 꼭 모든 곡을 듣고 가려 하기보다 기분 좋게 즐기면 좋을 것 같다."

- 한국비틀즈매니아 회원이 3만 명이다. 회원 중 공연티켓을 몇 명이나 샀나?
"예측이 안 된다. 티켓 판매가 시작되면서 하루 방문자가 1만 7000명에 달했다. 공연관람을 위해 예매표를 구하는 방법을 확인하거나 관심 있는 사람들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 카페에서 '폴이 한국에서 꼭 불렀으면 하는 노래'를 투표 중에 있다. 투표 결과가 폴 공연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트위터, 페이스북에 올려서 팬들의 요구를 널리 알려야 가능성이 있다. 며칠 동안 더 의견을 취합한 후 여러 경로를 통해서 우리의 뜻을 전달할 예정이다. 과거 우크라이나 공연 당시 팬클럽이 '미즈 벤데빗(Mrs. Vandebilt)'을 요청하여 폴이 처음으로 그 곡을 공연한 적도 있다. 한국팬이 정말 간절히 듣고 싶은 노래가 무엇인지 알리는 것도 나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 폴을 직접 만난다면 어떤 질문, 어떤 얘기하고 싶나?
"기절할 것 같다. 카를 뵘이 '베토벤을 만나면 큰절을 올리고, 모차르트를 만나면 그 자리에서 기절할 것이다'라는 말을 했다.  베토벤은 음악가로 존경하고 모차르트는 신적인 존재라는 표현 같다. 저도 그런 식의 반응을 보일 것 같다. 말문이 막힐 것 같다."

- 비틀즈 멤버 중 가장 좋아하는 멤버는?
"모두 좋아 한다. 폴의 노래를 들으면 폴이 좋고, 조지 해리슨의 노래를 들으면 조지가 좋다. 애착은 존 레논에게 있다. 누구 한 명을 꼭 집어 좋아한다고 하면 개인멤버를 좋아하는 팬들은 민감하게 받아들이기도 한다(웃음).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이 많은데 안 해줬으면 좋겠다.(웃음)"

- 서 대표를 '비틀즈 전문가'라고 칭한다. 한국의 비틀즈 연구 정도는?
"리버풀 호프대학 교수는 비틀즈관련 서적이 8000권이라고 했다. 그래도 100권 정도는 참고자료로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정도는 소화하고 글을 써야 올바르게 쓸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저보고 한국 비틀즈 전문가라고 하는데 솔직히 한국에는 비틀즈 전문가가 없다. 외국 연구결과를 가져오는 수준이고 아직 접근할 수 있는 역량이 안 된다." 

"비틀즈 초보들을 위한 대중 입문서 쓸 계획"

  지난 해 11월 15일, 비틀즈 멤버였던 폴 매카트니가 일본 후쿠오카 야후돔 공연당시 일본 내 포스터. 폴의 첫 한국공연은 내달 28일 서울에서 개최된다.

지난 해 11월 15일, 비틀즈 멤버였던 폴 매카트니가 일본 후쿠오카 야후돔 공연당시 일본 내 포스터. 폴의 첫 한국공연은 내달 28일 서울에서 개최된다. ⓒ 오수용


- 비틀즈관련 번역서 등 책을 많이 출간했다. 앞으로의 출간계획과 비틀즈 관련 추천도서는?
"올해 2권의 책을 쓸 계획인데 그저 그런 책이 될까봐 걱정이 되기도 한다. 비틀즈 초보들을 위한 입문서도 계획하고 있다. 마니아를 위한 책이라기보다 대중적인 입문서로 기획중이다.
추천하고 싶은 국내 책은 <비틀즈 앤솔로지>와 <신화가 된 비틀즈>다. 제가 공동 번역으로 참여한 <비틀즈 앤솔로지>는 비틀즈 자신들의 목소리로 쓴 책이기 때문이다. 자료량과 사진 또한 풍부하다. 한경식의 <신화가 된 비틀즈>는 비틀즈 초기역사에 대한 해외원서의 연구결과를 종합한 것이다. 논쟁부분, 흥미로운 부분에 대해 나름대로 여러 의견을 소개한 것인데 대충 보고 쓴 책이 아닌 힘들게 쓴 책이라는 것이 느껴진다." 

- 폴과 비틀즈 곡 중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곡은?
"폴의 곡 중 차분한 발라드곡을 자주 듣는 편이다. '정크(Junk)' '썸바디 후 케얼스(Somebody who cares)' '웜 앤 뷰리폴(Warm and Beautiful)'을 좋아한다.  비틀즈 곡은 올해는 <리볼버(Revolver)> 앨범이 감긴다. 지난해는 <러버 소울(Rubber Soul)> 앨범을 자주 들었다."

- 비틀즈 관련 소장품 중 가장 애착 갖는 보물1호는?
"불이 났을 때 가장 먼저 무얼 갖고 나올까 생각해 봤다. 가격보다는 비틀즈 팬클럽 활동시절 회원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챙길 것 같다. 추억을 되새김질 할 수 있는 사진들이라 소중하다. 그래도 진짜 불난다면 가장 비싼 것 들고 나올려나...(웃음) 소장품은 책 종류다. 비틀즈와 관련된 궁금한 점을 해결하기 위한 많은 자료가 원서라 책을 열심히 모으고 있다."

- 비틀즈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런 질문에 답변할 위치는 아닌 것 같다. 함께 음악을 즐기고, 비틀즈를 연구하고, 평생 함께 할 수 있는 팬이고 싶다.  소원이 있다면 영국 리버풀(비틀즈 고향)을 가는 것이다. 8월 마지막 주에 '비틀즈 음악 페스티벌'을 하기 때문에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많아 그 시기에 맞춰 꼭 가보고 싶다."

비틀즈 폴메카트니 내한공연 서강석 한국비틀즈매니아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