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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 진주외국어고등학교에서 열 하룻만에 학교폭력으로 2명의 학생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고영진 경남도교육감의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참교육학부모회 진주지회와 민주노총 경남본부 등 단체들은 학교폭력 근절 대책을 촉구하면서 고 교육감의 사과까지 요구했다. 진주외국어고는 고 교육감의 부인이 1993년부터 이사장을 맡았으며, 이번 사건으로 논란이 되자 14일 사임서를 냈다.

진주외국어고에서는 지난 3월 31일과 4월 11일 학교폭력으로 1학년과 2학년이 사망했다. 가해 학생 1명은 구속됐고, 경찰은 11일 발생한 폭력과 관련해 가해 학생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

진주외고 이사장은 경남교육감 부인... 논란되자 14일 사임

경상남도교육청.
 경상남도교육청.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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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교육학부모회 진주지회는 14일 "학교폭력 결국 연쇄 폭행치사 사건 전국 혼란에 빠뜨리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단체는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진주교육장을 면담할 예정이다.

학부모들은 "같은 학교에서 열하루 간격으로 두 차례의 비극적인 일이 발생했다"며 "채 피우지 못하고 부모 곁을 떠난 두 학생의 명복을 빌며, 자식 키우는 부모로서 유가족에게 심심한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진주외고는 반성종합고에서 1997년 교명을 진주외국어고로 2010년 교육부 지정 기숙형 고교로 선정됐으며, 고영진 교육감의 부인이 1993년부터 이사장으로 취임해 재단을 운영해 오고 있다"면서 "이번 사고는 부모들이 학교를 믿고 맡기는 기숙사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해당학교는 관리감독 기관으로서의 소임을 다하지 못한 결과 고귀한 생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고영진 교육감은 탁상행정이 아닌 경남 교육의 수장으로서 경남 학부모와 학생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가 필요하다"면서 "관계자 몇 사람 문책하고 옷 벗기는 것으로 그 역할을 다했다고 착각하는 어리석음은 범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참교육학부모회 진주지회는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과 점검도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공황상태일 해당학교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의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등 정신과적인 처치도 반드시 있어야 한다"며 "부디 두 학생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폭력 없는 학교현장 분위기 조성해 좀 더 적극적인 실천의지를 보여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도 이날 "유례없는 학교폭력 사망사고에 대하여 고영진 교육감은 경남도민에게 사죄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냈다.

이들은 "더 경악할 일은 현재 경남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고영진 교육감의 부인이 이 학교의 이사장이라는 사실"이라며 "이 학교는 고영진 교육감의 부친이 설립하여 고 교육감 역시 이 학교에서 교사, 교감, 교장을 지냈으며 현재는 그의 부인이 이사장으로 있는 곳으로 사실상 고영진 교육감이 책임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학교"라고 밝혔다.

이어 "학생 사망이라는 엄청난 사고가 같은 학교에서 연이어 일어났다는 것은 상상조차하기 힘든 일이며 이는 단순한 사고로 볼 수가 없다"며 "학교폭력과 생활지도에 대한 후속조치가 소홀했음은 물론 또 다른 사고를 대비한 긴장감조차 없었다는 것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박종훈 후보 "일시적 선거활동 중단" 선언

진주외국어고등학교에서 최근 잇따라 학교폭력으로 학생 2명이 사망한 것과 관련해,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예비후보는 14일 오전 경남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슴 아픈 우리 제자들의 희생은 이제 멈추어야 한다"며 일시적 선거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진주외국어고등학교에서 최근 잇따라 학교폭력으로 학생 2명이 사망한 것과 관련해,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예비후보는 14일 오전 경남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슴 아픈 우리 제자들의 희생은 이제 멈추어야 한다"며 일시적 선거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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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훈 경남도교육감 예비후보는 이날 오전 경남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가슴 아픈 우리 제자들의 희생은 이제 멈추어야 한다"며 일시적 선거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박 후보는 "교사는 학생을 위해 존재하듯 교육감 역시 우리 아이들의 행복한 교육을 위해 존재한다"며 "교육자로서 그리고 경남교육을 책임지고 새롭게 혁신하겠다고 나선 후보자로서 자괴감을 느끼며 개인 일정을 제외한 모든 공식 활동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애석하게도 학생 사망 사고가 두 번이나 일어난 곳이 다름 아닌 현 교육감의 부인이 이사장으로 있는 학교"라며 "학생 사망이라는 엄청난 사고가 일어난 학교는 뼈아픈 각성을 하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 마련과 새로운 학교 문화 만들기에 심혈을 기울여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이번 애도와 성찰의 기간 동안 단속과 규제를 강화하는 보여주기식 폭력근절대책을 넘어서는, 근본적인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더 깊이 고민하며 많은 사람들과 함께 대안 마련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박종훈 후보는 오는 23일 오후 4시 '학교폭력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위한 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박 후보는 "우리나라의 징벌적 규제를 넘어서는 근본적인 학교폭력에 대한 대책을 연구하고 있는 스웨덴의 청소년 카운슬러 황레나 연구원과 전 서울연구정보원장을 지낸 황선준 박사를 초빙해 우리가 가진 학교폭력에 대한 대책의 한계와 회복적 교육으로서의 대안을 듣고 토론해 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고영진 교육감 부인, 이사장 사임

한편 고영진 교육감 부인은 진주외국어고 이사장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경남도교육청은 이날 사임서를 배포했다. 고 교육감 부임은 "안타까운 일이 본교에서 또 발생했고, 깊은 책임을 통감하면서 귀한 자녀를 가슴에 묻게 된 학부모님께 먼저 사과와 조의를 전한다"며 사과했다.

고 교육감 부인은 "이번 사안에 대해 일부나마 스스로에게 책임을 묻고자 이사장직을 사임하고자 한다"며 "물론 그 이전에 피해학생에 대한 장례를 예를 다해 치루고 학내분위기의 빠른 수습을 통한 학생과 교직원의 안정화를 이루어내는 일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학교장 사임에 대해 고 교육감 부인은 "본인의 의사표명과 함께 도교육청에서 학교법인에 학교장 직위해제를 요구해 온 상태"라며 "학교안정화에 대한 책임 역시 교장의 몫이자 책임인 만큼 학교 안정화 이후 학교장 사임에 대한 제의도 수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 교육감 부인은 "이사장으로서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을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점에 대해 책임을 다시 한 번 통감하며 가족에 대한 죄스러운 마음과 함께 고인에 대한 명복을 빈다"며 머리를 숙였다.


태그:#학교폭력, #경남도교육청, #고영진 교육감, #진주외국어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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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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