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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8일부터 4월 6일까지 열흘 동안 프랑스 파리에서 '제1회 한국 다큐멘터리 페스티벌'이 열렸다. 이 기간 17개의 한국 독립 다큐멘터리가 Le Saint Andre des Arts(셍 앙드레 데 자르), Le Studio des Ursulines(우슬린 소극장), Le Cinema des Cineastes(르 시네마 데 시네아스트, 영화인들의 극장이란 뜻) 등 파리 시내에 위치한 5개의 유서 깊은 소극장과 파리 7대학 대강당에서 상영됐다.

4개의 경쟁 외 작품을 제외한 13개의 다큐멘터리는 주로 북한 탈출기, 위안부 문제, 미혼모, 어부들의 생활, DMZ 주민 이야기 등을 다뤘다. 사실 이런 소재들은 프랑스 기존 미디어에서는 잘 볼 수 없는 것들이라, 파리지엥들에게 한국인들의 새로운 모습을 새로운 각도로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이 페스티벌은 ICTV-SOLFERINO 프로덕션을 운영하고 있는 미셸 놀(Michel Noll)씨가 주관했다. 미셸 놀씨는 프랑스에서 이사아 영화 공동제작과 배급에 주력하고 있는 사람이다. 이미 파리에서 중국 영화 페스티벌도 주관했다.

"좋은 한국 다큐 많은데, 배급 잘 안 돼 페스티벌 주관"

 '제1회 한국 다큐멘터리 페스티발'을 주최한 미셸 놀씨
 '제1회 한국 다큐멘터리 페스티발'을 주최한 미셸 놀씨
ⓒ 한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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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현지시각), 폐막식을 1시간 앞두고 주관자 미셸을 만나서 이번 페스티벌에 관한 얘기를 들어보았다.

- 파리에서 한국 다큐 페스티벌을 주관한 이유는 뭔가요?
"그동안 우리 프로덕션에서 한국과 공동으로 투자해 만든 좋은 다큐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프랑스에선 배급이 잘 안 되었고 그래서 프랑스 관객들을 만날 기회가 별로 없었습니다. 프랑스 관객들에게 다큐를 알리기 위해 페스티벌을 주관하게 됐습니다."

- 어떤 관객층을 타깃으로 삼았나요.
"한국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 파리 지성인들, 파리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이 해당되겠지요."

- 영화 주제 중 한국 분단에 대한 것이 많은데, 관심이 많나요?
"네, 25년 전에 북한에 1주일간 머무른 적이 있는데 그때 보고 들었던 것들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고 있어요. 한국을 생각하면 우선 떠오르는 게 외부 세력에 의해 분단된 두 나라이기 때문에, 자연히 거기에 대한 주제가 많았나 봅니다. 그러나 그것 말고도 한국의 다른 모습도 많답니다."

- 제1회 페스티벌을 무사히 마치셨는데 결과에 만족하나요?
"사실 제1회 페스티벌이고 한국 정부나 프랑스 정부 등 어디에서도 지원금을 받지 않은 상태로 진행한 터라, 커뮤니케이션도 많이 이뤄지지 않았고 생각처럼 많은 관객들이 찾지 않았습니다. 내년부터는 이 점에 조금 더 신경을 써야겠습니다. 한국에서 감독 3명을 초대해 영화 상영 후 관객들과 대화를 나눴는데, 좋은 기회가 됐습니다.

"한국, 어디서도 찾기 힘들 미를 갖고 있는 나라"

- 이 페스티벌을 진행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뭐였나요?
"위에서도 얘기했지만 지원금 없이 운영하느라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많았어요. 한국측에 지원금을 요청하자, 왜 프랑스인이 영화제를 열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지원금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미셸 놀씨는 내년엔 북한 영화도 소개하고 싶다고 했다. 프랑스 국적을 가지고 있어서 북한과의 접촉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1년에 2~3번 한국을 방문한다는 미셸 놀씨는 "한국은 다른 어느 나라에서도 찾기 힘든 진정한 아이덴티티와 미(美)를 갖고 있는 나라"라면서 "풍부한 문화를 갖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중국과 일본 등 강대국에 끼여 있고 또 한편으로는 분단된 상태여서 그 진정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5년 전 북한 체류 시 보았던 북한시민과 수시로 접하는 남한 시민이 기본적으로 동일한 민족임을 느낀다며 진정한 한국을 프랑스에 알리기 위해 이 페스티벌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60년 동안 서로 다른 체제 하에서 살고 있는 남과 북. 그는 한반도의 분단 상황을 세계에 많이 알릴수록 '분단'이라는 불구적 상황이 '통일'이라는 정상적인 상황으로 갈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했다. 또 그 과정에서 북한의 정치체제는 비판을 받아야 하고 민주화를 이룬 남한도 미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그는 한국이 미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독창적인, 한국 고유의 문화를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프랑스서 대상 받은 영화, 한국선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제1회 한국 다큐멘터리 페스티발에서 대상을 받은 이홍기 감독
 제1회 한국 다큐멘터리 페스티발에서 대상을 받은 이홍기 감독
ⓒ 한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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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6시 라틴 구역에 있는 소극장 Le Desperado(르 데스페라도)에서 열린 폐막식에서 원호연의 <강선장>, 이학준·고동균·석혜인의 <천국의 국경을 넘다>, 이홍기의 <순천> 등 세 편의 영화가 상을 받았다. 대상을 받은 <순천> 이홍기 감독에게 소감을 물었다.

"제1회 한국 다큐 페스티벌에서 대상을 받아 매우 기쁘고 동시에 책임감도 느낍니다. 제 1회인만큼 어려움이 많았는데 미셸씨의 노고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겁니다.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

- 이번 페스티벌에 초대되어 파리에 오셨는데 느낌이 어떤가요?
"유럽의 심장부인 파리에서 파리 관객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돼 아주 좋았습니다. 이들에게 한국을 어느 정도 이해시킬 수 있었다면 다행이지요."

- 파리 관객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어떻던가요?
"파리 관객들의 수준이 무척 높다는 것에 매우 놀랐습니다. 대부분 일반인들이었는데, 문화적 깊이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역사가 길고 문화가 다양한 나라여서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큐 영화는 관객들에게 다른 세상으로 향하게 하는 문이고, 감독들은 관객들을 안내하는 안내자들인데, 프랑스 관객들의 높은 수용력과 다양성을 인정하는 환경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이 감독의 <후쿠시마의 미래>도 이번 페스티벌에서 같이 소개됐다. 이 감독의 두 영화는 5~6월에 한국에서 개봉될 예정이라, 프랑스에서는 아방-프르미에로 선보인 셈이다. 프랑스에서 대상을 받은 영화가 한국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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