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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저녁 고려대학교에서 '청년, 적록을 만나다' 토론회가 열렸다. '녹색' 청년과 '적색' 청년이 만나는 자리였다. 노동당 청년학생위원회, 청년 녹색당, 청년좌파, 청년초록네트워크가 참석했다.

노동당 청학위와 청년 녹색당은 각각 노동당과 녹색당의 청년당원모임이다. 청년좌파는 청년 세대의 정치활동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단체로 탈핵, 최저임금 1만 원, 기본소득 등에 관한 활동을 해왔다. 청년초록네트워크는 희망버스를 타고 밀양에 모인 청년들이 결성한 단체이다.

 4월8일 고려대에서 열린 <청년, 적록을 만나다> 토론회
 4월8일 고려대에서 열린 <청년, 적록을 만나다> 토론회
ⓒ 전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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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라는 단어 해체하자"

1부에서는 청년 정치에 대해 다루었다. 패널로 참여한 이태영 서울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서대문구의원 가선거구 예비후보)은 "20년 후에는 도시가 고향인 사람이 인구의 절반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도시에서의 녹색 정치에 집중해야 한다"며 "가장 먼저 도시의 정치가 생명에 대한 감수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여럿이 공유하는 공중전화에서 개인이 사유하는 핸드폰으로 넘어왔다. 동네의 평상 같은 공공의 공간이 사라지고 이제 카페에서 돈으로 공간을 구매해야 한다"며 도시의 공공성을 회복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청년'이라는 호명에 과도하게 몰입하고 익숙해져버렸을 때 우리 세대에 남는 다른 언어가 없다. 청년 세대라는 게 기성세대가 우리 세대를 이용하기 위한 알리바이에 불과한 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청년이라는 단어를 해체해서 도시 생활자, 비정규직 노동자, 세입자, 정주하지 않는 사람들 등의 다른 방식으로 호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또한 "운동에 참여하는 주체를 당사자만으로 규정하는 것은 우리 세대의 정치를 매우 좁은 영역으로 몰아넣는다"며 "서울 사람들이 밀양 송전탑 이슈에 관심을 갖고, 아이를 키우지는 않지만 안전한 학교 급식을 주장하는 것처럼 당사자운동을 넘어 넓은 오지랖을 가지는 게 정치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노동당 청년학생위원회의 패널인 박기홍씨는 "진보 세력은 계급과 보편성, 역사의 방향 같은 거대담론을 말한다. 그들이 부르는 노동자와 민중이라는 단어 속에서 20대 청년은 동원되는 대상이며, 활동의 주체이기 힘들다"며 "1980년대 이후 노동자와 연대하는 대학생, 민주화 투쟁에 앞서 나가는 대학생 이미지가 있어왔다. 그러나 1980년대와 지금 대학생들의 위치가 다르다. 요즘 대학생은 특권 계층이 아니라 청년 실업의 피해자로 존재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신자유주의의 다양한 억압이 존재한다. 비싸지만 열악한 청년주거시설, 높아가는 생활비, 불안정한 일자리가 그것이다. 요즘 수많은 멘토들에 열광하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안녕들하십니까' 현상 또한 청년세대의 불안에 기인한 것이라 생각한다. 불안감은 팽배해있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데 새로운 대안은 존재하지 않다. 청년의 이해관계는 특수한 것이 아니다. 청년실업의 심화 또한 신자유주의적 고용체제에서 기인하므로 청년 세대의 운동은 보편적인 운동이어야 한다. 당사자 운동과 보편적 운동의 경계를 허물고 하나의 운동으로 가야한다." 

적색-녹색 청년들 사이 연대의 씨앗, 밀양 송전탑

2부는 '적록 연대'를 이야기했다. 김성빈 청년초록네트워크 대표는 "밀양 송전탑 이슈는 국가폭력과 인권 침해, 여성과 농업, 생태와 자본주의 체제 등 모든 문제가 합쳐졌다. 밀양에서 적색과 녹색의 연대의 씨앗을 찾았고, 서로의 차이점보다 공통점이 많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또한 "창조경제와 공안통치로 무장한 새누리당, 말뿐인 새정치를 반복하는 새정치민주연합이 정치를 장악한 상황에서 사회적 경로의 전환을 현실로 만들 정치권력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며 "대안은 청년에 있다. 각자의 자리에서 만들어낸 운동들, 안녕치 못한 목소리들을 한 데 모아낼 그릇이 필요하다. 적색과 녹색이 지향하는 세계관의 공통점에서 그 가능성을 본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사안으로 "밀양 긴급연대나 기본소득 캠페인, 지방선거 시기에 청년 매니페스토 운동 등"을 들었다.

김대환 청년좌파 집행위원장은 "표현의 자유와 인권, 농민·노동자·민중의 경제적 안정, 탈핵 등 적색과 녹색 청년이 공유하고 있는 가치들이 있다. 미래의 청년정치는 적색과 녹색의 교집합 부분에 있는 사람들이 이끌어 갈 것이다. 민족주의와 국가에 열광하지 않는 대다수의 청년들이 여기에 속하기 때문이다"라며 "'합치고 보자'는 편의주의와 '따로 가야 한다'는 편협함을 넘어 교집합으로부터 적록 정치의 길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달래 청년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기본소득이나 무상복지와 같은 이슈에서 녹색당은 진보 정당과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녹색당은 풀뿌리 자치를 더 중요시한다는 차이점도 있다. 예컨대 지역화폐를 도입해 국가의 감시와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지역에 자급하는 경제공동체를 만드는 것을 지향한다"며 "적색과 녹색이 서로의 목표를 향해가는 중간과정에서는 밀양, 용산, 쌍용차 등 공유하는 의제가 많다. 함께할 수 있는 사안이라면 언제든지 함께해야 한다"면서도 "언젠가는 국회에서 이념 때문에 싸우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며 적색과 녹색의 차이점에도 주목했다.     

이번 토론회를 통해 적색과 녹색을 지향하는 청년들이 만나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였다. 서로의 많은 공통점을 발견했고, 차이점을 확인했다. 앞으로 적록 청년들이 함께 무엇을 할 것인지 논의가 더 필요했으나 그 출발점을 만들었다는 데 의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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