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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리더들이 생각하는 우리나라 '성장의 한계'는 무엇일까? 박근혜 대통령은 성장 동력이 실종됐다며 기술 혁신 등 '창조경제'를 앞세웠지만 정작 국내 오피니언 리더들은 경제민주주의와 복지·분배 문제를 비롯한 '사회 통합' 문제를 더 심각하게 보고 있었다.

KAIST 미래전략대학원(원장 이광형 교수)은 3일 오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성장의 한계와 재도약'을 주제로 심포지움을 열고 국내 오피니언 리더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성장 동력'보다 '사회 통합'이 문제... '성장지상주의' 비판도

KAIST 미래전략대학원은 3일 오피니언 리더 대상으로 진행된 '성장의 한계'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 결과를 분석한 결과 사회 구성원 전체보다는 정부와 지도층의 책임을 강조했고 성장의 한계 원인은 성장지상주의와 성장동력 상실이 비슷하게 나타났다.
 KAIST 미래전략대학원은 3일 오피니언 리더 대상으로 진행된 '성장의 한계'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 결과를 분석한 결과 사회 구성원 전체보다는 정부와 지도층의 책임을 강조했고 성장의 한계 원인은 성장지상주의와 성장동력 상실이 비슷하게 나타났다.
ⓒ KA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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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전략과 과학저널리즘을 전공하는 미래전략대학원생들은 3월 한 달간 국내 정치인·언론인·교육자·기업인·공무원 등 74명을 대상으로 대한민국 성장의 한계 원인과 해결책을 조사했다. 설문 대상자는 사회·기술·환경·인구·정치·경제·자원 등 미래를 변화시키는 7대 요소(STEPPER)를 중심으로 선정했다.  

이들 가운데 '성장의 한계' 원인으로 경제민주화, 복지와 분배, 남북 분단 등 '사회 통합'(60%)을 꼽은 사람이 기술 혁신, 인적 자본 등 '성장 동력'(27%)보다 2배나 많았다. 새로운 성장 패러다임 부재(9%)나 환경 문제(4%)를 거론한 사람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들 가운데 55명의 응답 내용을 원인과 책임으로 나눠 분석해 본 결과 원인은 '성장 지상주의'(26명)와 '성장 동력 상실'(29명)이 비슷하게 나타났지만, '전체 구성원'(19명)보다 '정부와 사회 지도층'(36명)의 책임을 지목한 사람이 더 많았다.

'정부와 지도층 책임'을 지적하면서 '성장 지상주의'를 원인으로 꼽은 사람이 20명으로 가장 많았다. 한 정치학 교수는 "재벌 경제 체제에서 다원성과 다양성이 축소됐다"고 지적했고, 한 사회학 교수는 "성장 중심 국가 정책에서 불평등이 커졌다"고 밝혔다.

'정부와 지도층 책임'을 지적하면서도 '성장 동력 상실'을 원인으로 꼽은 사람이 16명으로 뒤를 이었다. 다만 한 중견그룹 CEO는 '좌파 리더십'을 문제 삼은 반면, 한 파워 블로거는 '박정희 정부 이래 산업화 세대의 기득권'을 꼽는 등 방향은 달랐다.

'사회구성원 전체의 책임'을 지적하면서 '성장 동력 상실 문제'를 지적한 사람은 13명이었고 '성장지상주의 문제'를 지적한 사람은 6명이었다. 한 중견 언론인은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한 과학기술연구기관 간부는 '남북 분단' 때문에 성장 동력이 상실됐다고 봤다. 반면 한 초등학교 교사는 "이미 많이 성장했다"고 봤고 한 대기업 간부는 "다양성을 무시하고 한 가지 목표만 추진해온 과거 성공 DNA가 문제"라며 성장지상주의를 비판했다.

지난해 4월 열린 KAIST 미래전략 심포지움에서 발표한 대한민국 미래상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국민들은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선결 과제'로 '경제성장'(20.4%)이나 '일자리 확대'(18.7)보다는 '정치 선진화'(22.6%)와 '빈부격차 해소'(22.3%)를 더 많이 꼽았다.(관련기사: 박근혜 '창조경제' 시각차... 국민은 "성장보다 분배" )

에너지-환경-양극화... 미래 위협할 '3인조 악당'

KAIST 미래전략대학원이 3일 오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연 '성장의 한계와 대도약' 심포지움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광형 미래전략대학원장, 짐 데이토 하와이대 교수, 제2회 미래전략대상 수상자인 데이비드 반 잔트 미 퍼즌스더뉴스쿨 총장.
 KAIST 미래전략대학원이 3일 오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연 '성장의 한계와 대도약' 심포지움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광형 미래전략대학원장, 짐 데이토 하와이대 교수, 제2회 미래전략대상 수상자인 데이비드 반 잔트 미 퍼즌스더뉴스쿨 총장.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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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심포지움은 제2회 미래전략대상 시상식을 겸해 열렸다. KAIST에서 미래학과 미래전략 분야 발전 공헌자에게 주는 상으로, 올해는 데이비드 반 잔트 미국 뉴스쿨 총장이 선정돼 상금 1000만 원을 받았다.

지난해 수상자이자 세계적 미래학자인 짐 데이토 미 하와이대 교수는 이날 특별 강연에 미래를 위협하는 요소로 '3인조 악당과 하나'를 제시했다. ▲ 값싸고 풍부한 에너지가 존재하지 않는 미래 ▲ 기후변화가 극심해지고 물과 식량이 매우 부족하고 환경오염이 진행되는 미래 ▲ 세계 인구는 증가하면서도 지역인구는 감소하고 부의 분배가 제대로 되지 않는 미래, 그리고 ▲ 정부 능력이 매우 약화된 미래다.

짐 데이토 교수는 "3인조 악당의 도전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꿈의 사회는 실현되지 않을 것이며 정보사회나 산업사회마저 사라져버릴 것"이라면서 "획기적 기술이 개발돼 지속가능한 성장을 열어줘야 아름다운 세상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그:#성장의 한게, #KAIST, #미래전략, #창조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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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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