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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연설 마친 이명박 대통령 퇴임을 앞둔 이명박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고별회견을 마친 뒤 웃으며 연단에서 내려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런 저런 이유로 생각을 달리하고 불편했던 분들도 계시리라 생각합니다"고 한 뒤 "옳고 그름을  떠나 국정의 책임을 내려놓는 이 시점에서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라고 밝혔다. 또한 "퇴임 후 꽃피는 계절이 오면 4대강변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우리 강산을 한 번 둘러보고 싶습니다"고 말했다.
▲ 퇴임 연설 마친 이명박 대통령 퇴임을 앞둔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2월 19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고별회견을 마친 뒤 웃으며 연단에서 내려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런 저런 이유로 생각을 달리하고 불편했던 분들도 계시리라 생각합니다"고 한 뒤 "옳고 그름을 떠나 국정의 책임을 내려놓는 이 시점에서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라고 밝혔다. 또한 "퇴임 후 꽃피는 계절이 오면 4대강변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우리 강산을 한 번 둘러보고 싶습니다"고 말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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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73) 전 대통령은 퇴임 직후인 지난 2013년 5월 편지 한 통을 받았다. 이 전 대통령 소유의 건물에서 중국집을 운영했던 이아무개(57)씨가 보낸 일종의 '내용 증명'이었다. 이씨는 편지에서 "제가 귀하의 재산에 기여한 비용과 기회비용의 정당한 반환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은 이씨에게 아무런 답변도 보내지 않았다. 이씨는 지난해 9월경 이 전 대통령을 상대로 6억 원 상당의 부당이익 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재판은 일사천리로 진행됐고, 지난 3월 20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6부(부장판사 이정호)는 이씨가 아닌 이 전 대통령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 결과를 받아든 이씨는 "너무나 억울하다"며 눈물을 삼켰다. 이씨는 현재 항소를 준비 중이다. "이 전 대통령을 증인대에 세우겠다"는 것이다.

도대체 이씨와 이 전 대통령 간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거액 들여 건물 증축했더니... 2년 만에 "나가라!" 청천병력

최근 이씨와의 두 차례에 걸친 인터뷰와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사건의 요지는 이렇다. 이씨는 지난 1994년부터 이명박 전 대통령 소유의 서초동 1층 건물에서 '희래등'이라는 중국집을 운영했다. '맛집'으로 소문이 나면서 손님이 늘자, 식당 규모를 늘리기로 마음먹은 이씨는 2000년 6월경 이 전 대통령을 찾아간다.

자신의 돈을 투자해 1층 건물을 2층으로 증축하겠다고 요청하기 위해서였다. 이 전 대통령으로부터 허락을 받은 이씨는 빚까지 내서 약 6억 원을 들여 2개월 만에 공사를 마쳤다. 공사에 따른 각종 부대비용은 물론 이 전 대통령의 재산 증식에 따른 세금까지 이씨의 돈으로 납부했다.

문제는 2년 후에 벌어졌다. 건물관리 책임자였던 이 전 대통령의 처남 고 김재정씨가 이씨에게 계약기간이 만료됐으니 식당을 비우라고 한 것이다. 당연히 재계약이 될 것으로 기대했던 이씨로서는 청천벽력 같은 통보였다. 못 나가겠다고 1년여를 버텼다. 그러나 재계약이 안 됐다는 소문이 퍼졌고, 빚쟁이들이 식당으로 몰려오면서 손님까지 끊겼다.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던 이씨에게 김재정씨가 1억3300만 원을 줄 테니 건물에 대한 명도를 넘기라고 제안했다. 거액의 빚에 허덕이던 이씨는 그 돈을 받고 건물에 대한 일체의 권리를 포기한다는 합의서를 써줬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2009년 이 건물을 청계재단에 기부했다.

빚쟁이에 쫓겨 외국을 떠돌던 이씨는 지난해 한국으로 돌아와 이 전 대통령을 상대로 '부당이익 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건물을 신축할 때 들어간 비용 6억 원을 돌려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지난 20일 이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이씨가 이 전 대통령에게 써준 합의서가 주요한 원인이었다.

"'슈퍼 갑'이 믿으라는데... 별 도리 없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1717-1번지에 위치한 이명박 후보 소유 건물. 1층과 2층에는 '대명주'라는 중국음식점이 들어서 있다. 이 후보의 처남 김재정씨가 가족과 함께 자주 들렀던 곳이라고 한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1717-1번지에 위치한 이명박 후보 소유 건물. 1층과 2층에는 '대명주'라는 중국음식점이 들어서 있다. 이 후보의 처남 김재정씨가 가족과 함께 자주 들렀던 곳이라고 한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1717-1번지에 위치한 이명박 후보 소유 건물. 1994년부터 2003년 말까지는 '희래등', 2004년 3월부터 2006년 초까지는 '강희제'라는 중국음식점이 운영됐다. 이곳은 이후 '대명주'라는 중국음식점이 됐다가 지금은 '타워차이'라는 중국음식점으로 바뀌었다.
ⓒ 오마이뉴스 안윤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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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의 쟁점은 두 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이씨가 왜 장기임대계약도 맺지 않은 채 거액을 들여 건물을 증축했느냐는 것이다. 이씨는 "샐러리맨의 성공신화이자 미래 대업을 꿈꾸고 계신 이 전 대통령의 인격과 약속을 믿었다"고 했다.

"장기 임대계약을 해 달라는 요청에 대해 이 전 대통령은 재산관리 원칙상 불가능하다고 했다. 대신 법률상 보장된 2년 단기 계약 연장을 통해 상식적으로 장기 임대가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본인이 그래도 세상이 다 아는 공인인데 모든 일은 상식선에서 처리될 것이니 믿고 해보라'고 말했다. 그쪽은 '슈퍼 갑'이었기 때문에 별 도리가 없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 이명박이 원고에게 임대차계약은 비록 2년이지만 실제 10년 가량의 재계약을 통해 중식당 운영을 약속했다는 점을 인정할 충분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씨는 "증서 하나 받지 않은 제가 잘못한 것은 인정하지만, 그러나 그 판단이 잘못됐다고해서 정당한 내 재산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상식적으로 2년 만에 나갈 사람이 왜 6억 원을 들여서 증축을 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내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 이 전 대통령은 나를 '무고죄'로 고소하라"고 항변했다.

두 번째 쟁점은, 이씨가 왜 돈을 받고 자신의 권리를 포기하는 합의서에 서명을 했느냐는 점이다. 이씨는 "가족의 생사조차 위험한 지경에 처한 저에게 김재정씨가 비밀리에 거래를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미 건물은 쇠사슬로 봉쇄돼 있어 현실적으로 권리 행사가 어렵고 빚에 쪼들리고 가족이 죽어가는데 무슨 힘으로 이 전 대통령과 맞서 제 권리를 보전할 수 있었겠나. 거역하기 어려운 강제된 상황에서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합의를 해줄 수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원고(이씨)는 합의가 궁박한(몹시 가난하여 구차함) 상태에서 체결되어 그 내용에 대해 법률상 무효라고 주장하지만, 유효한 법률행위를 궁박을 원인으로 취소할 수 있는 법률상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씨는 "합의를 하면서 받은 돈은 임차인의 권리로서 받은 것이고, 그렇게 명도는 넘겼더라도 건물을 증축한 것에 대한 내 권리는 남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씨는 특히 문제의 건물에서 자신이 나온 뒤에 곧바로 김재정씨가 부인 명의로 간판만 바꿔 단 채 다른 중국집을 운영한 점에 주목했다. 그는 "권력과 부를 움켜쥔 강자 일방이 힘없고 가난한 약자 일방에게 가한 파렴치하고 치졸하고 악랄한 행위였다"고 분개했다.

"합법을 가장한 강탈행위... 법 이전에 상식"

이씨는 "합의서를 써주는 등 법적으로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 건물은 제 돈을 들여서 지은 것 아닌가, 손 하나 대지 않고 재산을 증식한 이 전 대통령이 보상을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씨는 현재 일용직 노동일과 대리운전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희래등'이 공중 분해된 뒤 저희 가족도 풍비박산이 나 패가망신했다. 제 아내는 화병으로 오랫동안 투병하다 2년 전 50세도 못 살고 죽었고 제 딸은 고학으로 학업을 계속하나 매우 고달프게 꾸려가고 있다. 가장인 저는 아내도 여의고 빚에 시달리고 신용불량자로 집도 절도 없이 희망 없는 인생을 살고 있다."

이씨에게는 항소 비용도 만만치 않은 부담이다. 그래서 자신을 도와줄 변호사들을 찾고 있다. 그는 "1심에서 너무 허무하게 패소했기 때문에 2심에 가서 반드시 보상을 받아내겠다"며 "이 전 대통령을 증인으로 신청해 법정에서 대질 신문이라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건 누구에게 물어보아도 합법을 가장한 일종의 강탈행위다. 힘없는 약자에게 가한 패륜이다. 어떤 합법적인 행위로 위장하여도 진실은 그대로 살아있다. 일제 시대에 저질러진 패악도 5·16 후 자행된 정수장학회 문제도 법적으로는 문제 없다하나 지금도 논란이 된다. 법 이전에 상식의 문제다."

그는 "차라리 이 전 대통령이 법정에 직접 나와서 나와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없다고 얘기하면 내 속이라도 편할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은 "임대차 계약서에 따라 진행된 일이기 때문에 문제는 없다"며 "재판부가 적절하게 판단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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