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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5월 12일 EVENTO40에 다른 중남미 가수들과 함께한 공연에 온 콜롬비아 한류팬들
▲ 유키스 콜롬비아 공연- 유키스에 환호하는 한류팬들 2012년 5월 12일 EVENTO40에 다른 중남미 가수들과 함께한 공연에 온 콜롬비아 한류팬들
ⓒ 이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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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한류 열풍'은 과히 대단하다. 하지만 대륙마다 그리고 나라마다 한류에 열광하는 방식과 태도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최근 멕시코에서 최초로 열린 엠블랙 콘서트나 콤롬비아 유키스 내한공연 등 중남미에서 한류 열풍의 열기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 여파는 중남미에서도 여지없이 발휘됐다.

이런 분위기를 봐서는 중남미에 한국 뮤지션들이 당자이라도 진출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길거리를 지나가기만 해도 중남미 사람들이 "꼬레아 꼬레아" 하고 외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5년간 중남미에 체류하면서 보고 들은 것을 중심으로 중남미 '한류 열풍'을 바라보려 한다.

중남미인들에게 한류라는 것은 무엇일까

한국 드라마 중 중남미에서 가장 성공한 드라마 중에 하나는 현지에서 에스깔레라 알 씨엘로(Escalera al Cielo)라고 불리는 '천국의 계단'이다.
▲ 중남미에서 절찬리에 방영이 되었던 천국의 계단 한국 드라마 중 중남미에서 가장 성공한 드라마 중에 하나는 현지에서 에스깔레라 알 씨엘로(Escalera al Cielo)라고 불리는 '천국의 계단'이다.
ⓒ terra.com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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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인들에게 한류가 인기있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로는 다른 나라들에서와 마찬가지로 케이팝(K-POP) 가수들의 현란한 포퍼먼스와 영화·드라마의 알찬 줄거리 때문이라고 본다.

케이팝 가수들의 현란한 춤과 리듬은 안무를 따라하는 것만으로도 중남미 10대 청소년들에게는 즐거움이다. 또한 영화 <괴물>이나 <올드보이>와 같이 기존 할리우드 영화나 중남미 자국 영화에서 볼 수 없는 기발한 아이디어와 탄탄한 스토리에 중남미인들은 감동한다.

또 다른 이유는 중남미에 뿌리 깊게 스며들어 있는 '스페인 식민지 문화'다. 스페인 식민지 문화의 잔재로 남아 있는 것 중에 대표적인 하나는 백인과 유색인종간의 빈부격차다. 즉, 대부분의 백인이 부유층이며 유색인종, 특히 흑인들은 빈곤층의 상당수를 차지한다.

한국 드라마를 보라. '신데렐라붐'이 인기다. 계층간의 격차를 넘어선 사랑 이야기, 누구나 공부하고 노력하면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내용 등에 중남미 중하위층 사람들은 동경을 보낸다. 왜냐하면 사회구조상 하류층은 하류층, 상류층은 자식 대대로 상류층인 사회구조가 중남미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 드라마에서는 이런 구조를 넘어서 등장인물들이 사랑을 하고 출세를 한다. 이런 줄거리로 하여금 중남미 사람들은 '한국에 가면 신분이 평등하고 모두가 노력하면 출세할 수 있는 걸까'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 수 있다.

중남미인들은 한류를 처음에는 어디서 접할까. 중남미인들이 한류를 처음 접하게 되는 계기는 대부분 일본 애니메이션·일본 드라마를 접하면서부터다. 그리고 일본 콘텐츠에 빠지다 보면 자연스럽게 일본어를 배우게 되고, 일본을 넘어 동양문화에 관심을 갖게 된다. 이어 아시아에는 중국이나 일본이 아닌 한국이라는 나라가 있고, 지금 한류 열풍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한류 워너비(Wannabe)가 된 이들은 삼삼오오 그룹을 많들어 팬 집단을 형성한다.

'중남미 한류 열풍'에 상업성만을 생각한다면?

일단, 남미시장에 한류상품을 수출하는 데 관심있는 기업 혹은 개인이라면 생각해봐야 할 점이 있다. 비즈니스적 관점으로 남미 시장을 개척하려고 한다면, 소비자층이 누구이며 구매력이 있는지를 따져봐야 할 것이다. 또한 제품을 살 수 있는 유통업체가 있는지 그리고 미래 시장 가능성이 있는지도 알아봐야 한다.

그 이유는 앞에서 언급했듯이 중남미에서 한류에 열광하는 계층은 중하위계층이 많다. 그리고 대부분이 10대에서 20대 초반이다. 이들에게 가장 부족한 것은 바로 구매력이다. 즉, 제품을 팔았을 때 제값에 물건을 팔 수가 있느냐는 것이다. 한류가 아무리 인기가 많아도 정품 CD 한 장 사기가 힘든 구매층이 대부분이라면 시장 진출은 어렵지 않을까.

또한 화장품 회사나 서비스업 관련 한국 회사들이 지나치게 한국 배우들을 광고 모델로 삼아 진출하는 것 역시 역효과를 낼 수 있다. 오히려 한국 제품이지만 한국 배우와 그 나라 배우들을 광고 모델로 동시에 활용하는 게 더 좋을 것이다.

LG 콜롬비아의 경우가 한류를 잘 활용한 경우다. LG콜롬비아는 케이팝 경연대회를 개최해 매년 콜롬비아 한국 댄스그룹에 시상을 한다. 이런 경연대회가 LG제품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하나의 계기가 됐다.

과연, 이들은 한국문화에는 관심이 있을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은 크지 않다고 본다. 몇몇 한국에 빠져있거나 한국을 다녀온 중남미인들이라면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 그리고 한국에 대한 추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중남미인들은 한국문화에는 아직 큰 관심은 없어 보인다.
겨우 한국어에 어느 정도 관심이있지만, 아직은 중국어나 일본어를 배우려는 학생들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학생들이 한국어를 배우는 것을 보면 이를 알 수 있다.

중남미인들에게 알려야 하는 것은 단순히 '한류'가 아니라 대한민국이다.

우리가 최종적으로 가야 할 종착역은 한류뿐만 아니라 중남미인에게 대한민국을 알리는 것이다. 중남미인들에게 한국은 분단국가 혹은 북한 정도로만 생각된다. 10명 중 9명이 처음 동양인들을 보면 물어보는 게 '당신은 중국인입니까' 아니면 '일본인입니까'다. 한국인이라고 이야기하면 한국이 지도상에 어디 있는지 물어보는 사람이 많다.

세계로 뻗어 가는 한류 열풍은 중남미 사람들에게 즐길 수 있는 하나의 동양권 문화에 그칠까. 아니면 대한민국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을 기제가 될까. 이는 앞으로 우리가 풀어나가야 할 숙제가 아닐까.


태그:#한류, #중남미시장, #KP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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