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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장하나 기자) "순수 미술관으로는 한계를 느꼈어요. (공개는) 잘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문화재의 우수성을 알리라는 것이 할아버지의 유지였으니까요."

1년에 단 두 번 전시를 통해서만 일부 소장품을 선보였던 간송미술관이 문을 활짝 열었다.

간송미술문화재단은 오는 21일 개관하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3년간 전시를 열 계획이다. 최근에는 네이버와 협약을 맺고 간송미술관이 보유한 소장품을 네이버를 통해 온라인에 공개하기로 했다.

간송미술관이 주도하는 외부 전시는 사상 처음이다. 외부에 작품 관련 정보를 직접 제공하는 것도 물론 처음이다.

18일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배움터 내 디자인박물관에서 '간송문화전 : 문화로 나라를 지키다' 개막을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인건 간송미술문화재단 사무국장이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간송문화전'은 오는 21일 개막한다. 전 사무국장은 간송 전형필의 장손이다.
 18일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배움터 내 디자인박물관에서 '간송문화전 : 문화로 나라를 지키다' 개막을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인건 간송미술문화재단 사무국장이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간송문화전'은 오는 21일 개막한다. 전 사무국장은 간송 전형필의 장손이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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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송 전형필의 장손 전인건 간송미술문화재단 사무국장은 18일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40여 년간 계속 전시를 해 왔는데 많은 분이 그동안 워낙 불편해했다"며 "여러 변화 상황에 맞춰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1년에 두 번 열리는 전시를 보러 간송미술관 주변으로 길게 줄을 늘어선 모습은 이미 흔한 풍경이 됐다.

전 사무국장은 "문화 예술을 괴로워하면서 고행할 게 아니지 않느냐"며 "편안하고 좋은 환경에서 문화재를 감상할 수 있게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공개에 대해서는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포털사이트의 온라인 전시를 통해 미리 작품 해설을 읽고 공부해서 미술관 전시에 오면 더 좋지 않겠습니까?"

오는 21일부터 열리는 '간송문화: 문화로 나라를 지키다' 1부 전시에서는 훈민정음 해례본(국보 제70호) 등 수집 내력이 정확히 밝혀진 작품을 위주로 선보인다.

일제 시대 우리 문화재를 지키는데 평생을 바친 간송의 다양한 수집 일화를 함께 접할 수 있는 자리다.

전 사무국장은 인터뷰에 앞서 열린 간담회에서 "새로운 방식의 전시를 여는 부분도 고민했지만 결국 최우선적으로 고려한 것은 유물의 보호, 보전이었다"고 설명했다.

배석한 백인산 간송미술관 연구실장은 "그동안 간송이 소장하는 주요 유물은 대부분 다 소개가 됐지만 아직 미술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화첩 등 공개하지 않은 작품도 있다"며 "비공개된 작품을 앞으로 다양한 전시를 통해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간송미술관의 변화를 두고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DDP라는 전시 공간이 간송 소장품의 성격과 맞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40여 년간 무료로 전시를 열었지만 이번에는 부득이하게 입장료도 받게 됐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상업화로 가기 위한 중간 단계가 아니냐"라는 문제 제기도 나왔다.

전 사무국장은 "기존 전시는 익숙한 공간에서 내부 인력을 활용했기 때문에 무료 전시가 가능했지만 이번에는 새 공간에서 하다 보니 인건비 등이 소요됐고 DDP와 공동 전시라 어느 정도의 유료화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양해를 구했다.

그는 이어 "대신 기존 대형 전시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관람료(일반 8천원)를 책정해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배려하려는 노력도 잊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최근 6∼7년간의 변화가 이전 30년보다 훨씬 크더군요. 민족 문화에 대한 관심도 그만큼 커졌어요. 이런 관심을 수용하려다 보니 발생하는 비용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기존처럼 운영하긴 어렵지만 그래도 상업화로 가기 위한 중간 단계는 아닙니다. 보다 많은 사람이 편안하게 아름답고 우수한 문화재를 즐겼으면 합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태그:#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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