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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티브사의 새 헤드폰 오르바나 라이브2.
 크리에이티브사의 새 헤드폰 오르바나 라이브2.
ⓒ 김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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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수정: 18일 오전 10시 18분]

헤드폰을 쓰고 재생버튼을 누르자 귀를 온전히 덮어주는 푹신한 이어패드 안으로 풍부한 저음이 흘렀다. 세세한 악기 소리를 잡아내는 능력에 다시 한 번 가격표를 보게 된다. 가격대비 성능으로는 최강급이다. 다른 성능에 비해 밋밋한 타격감은 아쉽다.

음향기기 제조사인 크리에이티브(creative)사가 지난 2월 출시한 밀폐형 헤드폰 '오르바나 라이브2'가 음악 동호인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헤드폰은 국내 헤드폰 사용자들 사이에서 지난 4년간 부동의 '10만 원 대 추천 헤드폰 1위'를 지켜왔던 '오르바나 라이브'의 후속 모델이다.

전작의 '착한 가격'은 그대로 이어받았지만, 소리 성향은 크게 달라졌다. 특별히 강조되는 음역대가 없는 '플랫'한 성향을 가졌던 전작과는 달리 저음이 많고 고음이 강조되는 'V자 형' 음색을 내세웠다.

전작 약점이던 디자인·편의성 강화... 저·고음 강조

오르바나 라이브2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디자인이다. 안쪽 직경 5cm의 둥그런 이어캡(헤드폰의 소리를 내는 부분) 위로 삼각형 모양의 하우징(이어캡 바깥쪽, 로고가 들어간 부분)과 헹잉(헤어밴드와 이어캡을 잇는 부분)을 얹었다. 디자인만 봐서는 크지 않아보이지만 실제로는 귀를 완전히 감싸는 '어라운드 이어 타입'의 헤드폰이다. 무게는 255g으로 다소 묵직하지만 착용감은 매우 좋은 편이다.

왼쪽 이어캡 하단부에는 케이블을 연결하는 단자가 있다. 케이블 중간에는 마이크가 탑재되어 있고 그 뒤에는 막대식 음향조절기와 스마트폰 통화 시 사용할 수 있는 '통화/통화 끊음' 버튼이 달려 있다. 케이블은 납작한 칼국수 면 모양으로 뭉쳐놔도 잘 엉키지 않는다. 전반적으로 전작인 오르바나 라이브의 단점으로 지목됐던 디자인과 편의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보인다.

헤드폰의 핵심 부품인 드라이버는 전작과 같다. 40mm 네오디뮴 마그넷 드라이버와 바이오-셀룰로오스 다이어프램 진동판이다. 그러나 음색은 크게 달라졌다. 전반적으로 플랫(평탄)한 재생 성향을 가지고 있었던 오르바나 라이브와는 달리 오르바나 라이브2는 저음역대와 고음역대가 강조된 V자형 콘셉트다.

오르바나 라이브2의 주파수 응답(Frequency Response, FR)특성.
 오르바나 라이브2의 주파수 응답(Frequency Response, FR)특성.
ⓒ 골든이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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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파수 응답(Frequency Response, FR) 특성 측정에서도 이를 확인해 볼 수 있다. 주파수 응답특성이란 헤드폰이나 이어폰 등 음향 기기가 출력하는 소리가 인간의 가청 대역 주파수인 20Hz~22KHz 범위 내에서 얼마만큼의 음량으로 출력되는지를 측정한 값을 말한다. 측정에는 음향기기 전문 사이트인 '골든이어스'의 장비를 이용했다.

그래프의 가로축 왼쪽은 저음, 오른쪽은 고음역대를, 세로축은 해당 음역대의 강조 정도를 뜻하는 것이다. 세로축 0값은 원래 소리가 발생했던 곳과 동일한 수준의 소리를 의미한다. 오르바나 라이브2의 경우 80~200Hz 영역과 8000~10000Hz 영역은 강조되어 있는 반면 3000Hz~5000Hz 사이에서는 재생능력이 감소된다.

평이한 타격감, 단단한 느낌 없는 저음은 아쉬워

제조사는 '잘 나가던' 전작의 소리 콘셉트를 왜 변경했을까? 오르바나 라이브2가 채택한 V형 음장은 대중적인 음악을 즐겨 듣는 국내 사용자들이 선호하는 소리로 알려져 있다. 메탈, 락, 재즈 할 것 없이 거의 모든 음악 장르와 궁합도 대체로 좋은 편이다. 입문용 헤드폰이니 보다 폭넓은 설정을 취했다는 해석이다.

대부분의 V형 콘셉트를 가진 제품은 설정상 단점이 하나 있다. 음악 속 가수의 목소리가 뒤편으로 밀려있는 것처럼 들리는 '보컬 백킹'이다. 사람 목소리는 대부분 중음역대에 속하는데 애초 설정에서 이 부분을 움푹 깎아놓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다. 이 제품 역시 심하지는 않지만 여성 보컬이 노래하는 부분에서 미세하게 보컬 백킹이 나타난다.

한 가지 더 단점을 꼽으라면 해상력, 음분리도 등 헤드폰의 다른 성능에 비해 타격감이 평이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아래 그래프는 오르바나 라이브2의 주파수 감소 경향(Cumulateive Spectral dacay, CSD)을 측정한 것이다. 주파수 감소 경향이란 음이 재생된 후 시간이 지나면서 소리의 크기가 감소되는 경향성을 말한다.

오르바나 라이브2의 주파수 감소 경향(Cumulateive Spectral dacay, CSD).
 오르바나 라이브2의 주파수 감소 경향(Cumulateive Spectral dacay, CSD).
ⓒ 골든이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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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프에서 언덕처럼 보이는 부분이 고르고 급격한 경사를 그릴수록 해당 이어폰은 해상력이 좋고 타격감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게 된다. 오르바나 라이브2의 경우 저음은 풍부하지만 단단한 느낌이 부족하기 때문에 장시간 듣다 보면 다소 밋밋하다는 느낌을 준다.

리뷰 기간 들어본 노래 중 이 헤드폰의 특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곡은 김동률 2집의 '벽'이었다. 이 곡의 특징 중 하나는 충분한 여백을 두고 연주되는 하이헷(고음역대의 소리를 내는 드럼의 구성악기) 소리인데 이 소리는 상당히 인상적으로 잘 재현하는 반면 쿵쿵거리는 킥드럼(저음역대 소리를 내는, 발로 치는 드럼) 소리는 대조적으로 빈약한 모습을 보인다.

기계적 성능·가격대 성능비는 여전히 '우월'

제품을 받고 일주일 간 써 본 기자의 느낌은 '의외'와 '아쉬움'이었다. 재생되는 소리의 질 자체는 여전히 제품의 가격에 비해 높았지만 세부적인 부분들이 아쉬웠다.

우선 V형 설정으로 만들어졌다기엔 그 특유의 강렬한 맛이 덜했다. 전작의 장점으로 꼽히던 명징한 타격감은 평범해졌다. 전작인 오르바나 라이브를 인상깊게 썼던 실사용자 입장에서는 호평받던 소리 콘셉트를 굳이 바꿀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의문도 들었다.

그러나 그 이후 일주일 동안 스마트폰에 달려있는 이퀄라이저(Equalizer, 통칭 EQ. 주파수별로 소리 크기를 조절하는 장치)를 이용해서 여러가지 실험을 해 본 이후로는 국내 시장에서 이 제품이 점유하는 위치에 대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애초 설정된 소리 이외에 사용자가 입력하는 설정을 재생해내는 이 헤드폰의 '기계적 성능' 때문이었다.

오르바나 라이브2. 왼쪽 이어캡 하단에 착탈식 케이블이 보인다.
 오르바나 라이브2. 왼쪽 이어캡 하단에 착탈식 케이블이 보인다.
ⓒ 김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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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평소 드럼의 타격감이 다소 적다고 판단되면 이퀄라이저를 이용해 주파수 3000Hz대의 재생을 강조한다. 그러나 모든 기기가 이런 설정을 소화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르바나 라이브2의 경우 비슷한 가격대에 있는 다른 헤드폰에 비해 이런 능력이 월등했다.

이 제품의 국내 출시가는 14만9000원이다. 오르바나 시리즈의 국내 유통을 맡고 있는 제이웍스는 오르바나 라이브2의 상위 모델인 오르바나 골드와 오르바나 플래티넘도 출시할 계획이다. 오르바나 라이브2보다 드라이버 크기가 50mm로 더 큰 이 모델들에는 블루투스와 노이즈캔슬링(소음제거) 등의 기능이 기본 탑재된다.


태그:#오르바나 라이브2, #오르바나, #크리에이티브, #헤드폰, #오마이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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