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볼 다툼을 펼치는 인천과 상주 지난 9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펼쳐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1라운드 상주 상무와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 중 양 팀 선수단이 치열한 볼 다툼을 펼치고 있는 모습.

▲ 치열한 볼 다툼을 펼치는 인천과 상주 지난 9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펼쳐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1라운드 상주 상무와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 중 양 팀 선수단이 치열한 볼 다툼을 펼치고 있는 모습. ⓒ 이상훈


인천 유나이티드가 2014시즌 첫 경기에서 승점 1점을 획득했다. 인천은 지난 9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펼쳐진 상주 상무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1라운드 개막 원정경기에서 후반 막판 2골씩 주고받는 난타전을 펼친 끝에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예열을 마친 전반 중반 무렵부터 시종일관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펼치던 양 팀은 후반 30분부터 42분까지 약 12분간 도합 4골을 주고받는 시원한 골 폭죽을 연달아 터트리며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에게 최고의 볼거리를 선사했다.

경기 후 김봉길 감독은 "비록 승리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나쁘지 않은 출발"이라며 애써 웃어 보였다. 선제골을 넣은 뒤 내리 두 골을 내주면서 패배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투지를 발휘하며 승점 1점을 획득했기에 나쁘지 않은 출발이었음 분명하다. 결과적으로 이날 인천은 크게 세 가지 정도의 숙제를 발견했다고 판단된다.

[숙제 1] '이적생' 김진환의 부진... 아쉬운 안재준의 부상 공백

김봉길 감독은 이날 센터백 이윤표의 파트너로 고심 끝에 김진환을 선택했다. 올 시즌 인천으로 이적해온 김진환은 지난 2011년 강원FC 입단을 통해 프로에 데뷔한 선수로, 김 감독은 괌 전지훈련 중 가진 UTD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훈련에 임하는 김진환의 성실한 자세에 대해 엄지손가락을 추어올렸을 정도로 김 감독의 큰 신뢰를 받아왔던 선수이다.

기대치가 컸다. 하지만 이날 김진환이 보여준 플레이는 냉정히 말해 실망스러웠다. 그라운드를 누볐던 90분 내내 잔 실수가 계속해서 이어지며 전체적인 수비 조직력에 큰 흠집을 내는 모습이 이어졌다. 특히 전반 23분에는 어이없는 헤딩 미스를 범하며 실점 위기를 자초하기도 했다. 하태균의 슈팅이 크로스바에 맞고 나가서 망정이지 실점과도 다름없는 상황을 내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전방으로의 볼 배급 또한 매끄럽지 못했다. 볼을 컨트롤 한 이후에 넓은 시야로 아군을 찾기 보다는 전방을 향해 냅다 멀리 차내기에만 바쁜 모습이었다. 심지어 롱 프리킥 상황에서도 타점을 잘못 맞추면서 상대에 어이없게 볼을 내주며 역습을 허용하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하였다. 물론, 선수 본인이 이적 후 치르는 첫 경기였고, 거기에 시즌 개막전이었기 때문에 부담감이 컸다는 변수가 있었겠지만 안재준의 공백이 커 보였던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었다.

그렇다고 김진환이 자책할 필요는 없다. 이적 후 첫 경기였고, 개막전이었기에 심리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는 점은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날 자신의 실수들을 거울삼아 독하게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는 점이다.인천의 다음 경기는 '닥공 축구' 전북 현대와의 맞대결이다.

이동국, 레오나르도, 한교원 등 최고의 공격진을 보유한 전북의 막강 화력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그 무엇보다도 안정된 수비가 가장 중요한 필수 조건이다. 물론, 판단은 김봉길 감독의 몫이겠지만 김진환의 심리적인 회복 상황이 여의치 않는다면 이윤표의 파트너로 임하람, 배승진 등 다른 자원의 활용도 검토할 수 있을 전망이다.

[숙제 2] 2% 아쉬운 니콜리치... 커 보이는 김남일이 떠난 자리

경기 전 김봉길 감독이 가장 큰 기대를 가진 선수는 바로 최전방 공격수 니콜리치였다. 몬테네그로 태생의 니콜리치는 194cm의 큰 키를 지닌 장신 공격수로서 확실한 골 게터를 찾던 김 감독의 레이더망에 걸려 인천의 검푸른 유니폼을 입게 된 선수이다. 강력한 헤딩 슈팅이 가장 큰 무기인 니콜리치는 밝은 성격으로 팀에 시너지 효과를 넣고 있기도 하다.

지난 상주전은 니콜리치의 K리그 무대 데뷔전이었다. 이날 그는 후반 39분 교체되어 나오기까지 거의 풀타임에 가까운 시간을 소화했다. 비록 득점을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김 감독이 요구했던 포스트 플레이에서는 일단 합격점을 줄 만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볼을 향한 적극성과 투지 면에서는 빛났지만, 발 밑 기술과 스피드 면에서는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또 하나의 아쉬운 점은 바로 지난해까지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했던 김남일의 공백이 고스란히 느껴졌다는 점이다. 김남일이 지난 2년간 인천에서 차지했던 비중은 그야말로 엄청났던 것이 사실이다. 김남일은 풍부한 경험 속에서 우러나오는 여유를 바탕으로 운동장 안에서 뿐 아니라 밖에서까지 후배들을 손수 이끌면서 리더로서의 덕망을 함께 보여준 바 있다.

그런 김남일이 전북으로 떠났고, 이날 구본상과 문상윤이 더블 볼란치로 나서서 풀타임 활약하며 무난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수비 가담 및 볼 커팅 등 기존에 김남일이 보여줬던 모습과 비교했을 때 세밀함의 차이가 느껴졌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날 이들의 활약이 나쁘지 않았기에 새로운 중원 콤비로서 그들만의 새 트렌드를 개척해나가길 기원한다.

[숙제 3] 11년째 이어지는 고질병... "순간 집중력 결여"

올해로 창단 11년째로 접어드는 인천의 고질병은 크게 두 분류로 나뉜다. 하나는 극심한 골 결정력 부족 문제이고, 또 하나는 바로 순간 집중력 부족에 관한 부분이다. 지난 세월동안 인천은 집중력이 결여되는 찰나에 어이없는 실점을 허용한 장면이 수두룩하다. 어찌 보면 이 부분은 K리그 대부분의 팀이 지닌 문제, 더 나아가 대한민국 축구 전체의 문제이기도하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인천은 팽팽한 흐름 속에 후반 30분 터진 남준재의 선제골로 어렵사리 승기를 잡는 듯 했다. 하지만 홈팀 상주의 반격은 매서웠고, 이내 두 골을 내리 내주는데 이르고 말았다. 이번에도 역시 순간 집중력 부족이 발목을 잡았다. 공교롭게도 두 골 모두 코너킥 세트피스 상황에서 상대 마크맨을 놓치는 데 말미암아 이어진 부분이었다.

첫 번째 실점 상황에서는 박태민의 맨투맨 미스였다. 우측 코너에서 양준아가 날카로운 코너킥을 문전으로 붙였고, 헐거워진 마크맨을 피해 나온 이정협이 지체 없이 헤더로 골네트를 흔들었다. 이어 두 번째 실점 상황에서는 이효균의 반응 속도가 아쉬웠다. 우측면에서 이상호가 낮고 빠르게 연결한 크로스를 이호가 앞으로 잘라먹는 감각적인 힐킥으로 골문을 흔들었다. 이 장면에서 이효균이 빠르게 쇄도하는 이호를 마크하지 못해 아쉬움을 자아냈다.

이날만 봐도 이러한 순간적인 집중력 결여 문제는 특히 체력적인 부담감이 극도로 상승하는 경기 막판에 자주 연출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올 시즌 상위 스플릿 진출이라는 1차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 부분이 분명히 짚고 넘어갈 부분임에 분명해 보인다. 부디 올해만큼은 이러한 집중력 문제로 인해 어이없이 목전의 승리를 날리는 일이 없기를 바라본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인천 유나이티드 상주 상무 김진환 K리그 클래식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