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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산포 등대와 황포돛배 선착장. 번성했던 옛 포구의 모습은 찾을 수 없다. 다만 옛 영광을 되찾으려는 몸부림은 조금씩 보인다.
 영산포 등대와 황포돛배 선착장. 번성했던 옛 포구의 모습은 찾을 수 없다. 다만 옛 영광을 되찾으려는 몸부림은 조금씩 보인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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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영산포는 옛날 호남 최대의 포구였다. 바다에서 연결되는 영산강 뱃길을 따라 홍어와 젓갈이 모여들었다. 선창도 북적거렸다. 그러나 1970년대 후반 영산강하구언 건설이 시작되면서 뱃길이 끊겼다. 영산포도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영산포의 옛 영화를 영산포등대가 증명하고 있다. 등대는 일제강점기인 1915년 세워졌다. 우리나라 내륙 하천가에 선 유일한 등대다. 등대 앞 포구에 황포돛배가 정박해 있다. 영산강을 오가는 관광용 유람선이다. 영산포가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는 상징물이다.

기존의 철길이 옮겨진 옛 영산포역에는 철도공원이 들어섰다. 일부 구간의 폐철도가 그대로 남아있다. 증기기관열차도 전시돼 있다. 더 이상 기차가 지나지 않는 철길을 하늘거리며 옛 영산포를 추억하기에 제격이다.

 영산포 철도공원. 철도가 옮겨지고 옛 역에 공원이 조성됐다.
 영산포 철도공원. 철도가 옮겨지고 옛 역에 공원이 조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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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을씨년스러운 영산강변. 페인트가 벗겨진 길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을씨년스러운 영산강변. 페인트가 벗겨진 길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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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영산포에 갔다가 '석관황포길-녹색길' 안내판을 봤다. '석관정'과 '황포돛배'를 연상케 하는 석관황포길은 영산포에서 가까운 나주시 위생처리장관리소에서 시작됐다. 영산포에서 강변을 따라 정량마을을 지나면 위생처리장관리소와 만난다. 호기심이 생겼다.

자연스레 발길이 정량마을로 향했다. 강변에서 맞는 바람결이 시원했다. 꽃을 시샘하는 추위가 있었지만 걷는데 불편할 정도는 아니었다. 강물이 흐르며 만든 곡선도 유려했다. 퇴색된 강변의 억새도 요란하지 않아 좋았다. 깔끔한 느낌은 없었지만 그래도 정감이 있었다.

 도로변 반사경에 비친 도로. 영산포에서 석관황포길로 가는 길목이다.
 도로변 반사경에 비친 도로. 영산포에서 석관황포길로 가는 길목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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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야산 길목의 정자. 석관황포길로 가는 길에 만난 유일한 볼거리다. 영산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자리하고 있다.
 가야산 길목의 정자. 석관황포길로 가는 길에 만난 유일한 볼거리다. 영산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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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량마을을 지나면서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갔다. 도로변에 순국열사 나월환 장군 기념비가 서 있었다. 나월환 장군은 광복군 대장을 지냈다. 가야산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니 정자가 하나 서 있다. 구진포 앞으로 굽이도는 영산강물이 내려다보인다. 강 건너편으로 미천서원이 자리하고 있다.

정자에서 내려와 다시 도로를 따라 걸었다. 나주시 위생처리장관리소가 오른편에 자리하고 있다. 길은 아스팔트 도로변을 따라 진부마을로 이어졌다. 그동안 동행했던 강변 자전거도로는 진부마을 입구에서 갈라졌다. 죽산보까지 5㎞ 남았다는 이정표가 현재의 위치를 짐작케 했다.

진부마을을 오른편에 두고 걷는데, 구린 냄새가 바람에 실려 왔다. 냄새가 더 고약해졌다. 들녘에서 나는 두엄냄새가 아니었다. 미간을 찡그리며 두리번거렸더니 축사가 보였다. 그것도 한두 군데가 아니다. 축분 냄새가 진동을 한다.

 말문을 막히게 하는 석관황포길. 잡풀이 무성한 도로변 인도가 '녹색길'로 지정된 석관황포길이다. 파란색 지붕의 축사도 보인다.
 말문을 막히게 하는 석관황포길. 잡풀이 무성한 도로변 인도가 '녹색길'로 지정된 석관황포길이다. 파란색 지붕의 축사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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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산강 자전거도로. 석관황포길 옆 영산강 둔치를 따라 이어져 있다.
 영산강 자전거도로. 석관황포길 옆 영산강 둔치를 따라 이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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뾰족한 방법이 없었다. 걸음을 재촉할 수밖에. 그렇다고 길이 좋은 것도 아니었다. 도로를 따라 블록을 깔아놓은, 도시의 인도와 똑같았다. 게다가 인도엔 잡풀이 무성했다. 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는 길이었다. 정리하거나 다듬는 손길도 미치지 않아 보였다. 이런 길을 '녹색길'이라고 예산을 들여 조성했다니 어이가 없었다.
 
영산강 둔치의 자전거 도로는 말끔하게 정비돼 있었다. 차라리 자전거 도로를 따라 걷는 게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강물에 황포돛배도 떠다니고 있었다. 황포돛배는 천연염색박물관 앞에서 뱃머리를 돌려 다시 영산포로 향했다.

석관황포길의 도착지점인 포두마을도 황량했다. 오가는 사람도 없었다. 그러고 보니 황포돛배는 봤는데, 석관정도 보지 못했다. 석관정은 포두마을에서도 꽤나 떨어져 있다. '석관정'도 없는 석관황포길이었다. 길도 실망스러웠지만 석관정을 보지 못한 것도 못내 아쉬움으로 남았다.

 영산강 황포돛배. 영산포에서 한국천연염색박물관 앞을 오가고 있다.
 영산강 황포돛배. 영산포에서 한국천연염색박물관 앞을 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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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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