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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서울시교육감 선거를 위한 진보진영 후보경선에 출마한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가 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내 한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서울교육감에 당선된다면 어떤 정책을 펼치겠냐는 질문에 "혁신교육 시즌2를 시작하겠다"며 "학교를 교육 행정적 지시에 따라 운영하기보다는 보다 창의적으로 교육을 해보려는 교사들의 집단 노력과 학생들의 새로운 자발성을 드러낼 수 있도록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6.4 서울시교육감 선거를 위한 진보진영 후보경선에 출마한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가 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내 한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서울교육감에 당선된다면 어떤 정책을 펼치겠냐는 질문에 "혁신교육 시즌2를 시작하겠다"며 "학교를 교육 행정적 지시에 따라 운영하기보다는 보다 창의적으로 교육을 해보려는 교사들의 집단 노력과 학생들의 새로운 자발성을 드러낼 수 있도록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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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팩, 텀블러 그리고 아이패드. 뒷모습만 보면 대학생인가 싶지만 그는 민주주의 전공자 사회학자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다. 민교협(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 의장으로 교육현장을 돌보던 그가 최근 지식인 조희연의 삶을 버리고 교육개혁운동가로 탈바꿈했다. 서울교육감 출마를 위한 것이다.

그는 6월 4일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선거를 위한 진보진영 후보경선에 참여했다. 장혜옥 학벌없는세상 대표와 최홍이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과 함께 경선을 치르게 된다. 그가 4일 서울시내 한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서울교육감 출마의 변을 밝혔다. 조 교수가 서울교육감에 출마하면서 언론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엇을 계승하고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마을만들기로 변화와 혁신이 한창인 서울시와 어떻게 연계해 마을과 학교가 연계된 지역사회를 구성해야 할 것인지 자신의 구상을 드러냈다.

조 교수는 '좋은 삶, 좋은 교육, 좋은 교육감'을 캐치프레이즈로 난생 처음 선출직 공무원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후진적 교육경쟁 시스템을 그대로 두고 선행학습만 금지한다고 만연한 교육문제가 해결될 수 있겠냐"며 "입시제도 전면개혁 같은 대대적인 혁신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조 교수를 포함한 진보 서울교육감 후보들은 5일부터 '좋은 교육감 시민 추진위'가 진행하는 지역별 토론회와 토크 콘서트 등에 참여할 예정이다. 추진위는 오는 14일부터 이틀간 실시하는 여론조사(40%)와 16일부터 사흘간 시민선거인단 투표(60%) 결과를 합산해 오는 18일 최종 후보를 발표할 예정이다.

다음은 조희연 교수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혁신학교·무상급식·학생인권조례 모두 계승할 것"

6.4 서울시교육감 선거를 위한 진보진영 후보경선에 출마한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는 "'좋은 삶, 좋은 교육, 좋은 교육감'을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6.4 서울시교육감 선거를 위한 진보진영 후보경선에 출마한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는 "'좋은 삶, 좋은 교육, 좋은 교육감'을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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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진영 서울교육감 경선이 본격 시작됐습니다. 사회학자로서 진보적 시민운동에 주로 몸 담고 게셨는데, 왜 서울교육감에 출마하게 되셨습니까.
"2년6개월간 민교협(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 의장 역할을 맡아오면서 거의 모든 교육현장을 다녔는데 이때 주로 다룬 게 충남 삼성고등학교와 영훈 국제중학교 문제였습니다. 충남 삼성고는 정원의 70%를 삼성의 임직원 자녀로 뽑기로 돼 있어 이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문제제기를 했습니다.

삼성 이재용씨의 아들이 관여된 영훈 국제중 문제도 마찬가지였지요. 어느 조리직 노동자의 굽은 손을 보면서 학교비정규직 문제는 정말 그냥 놔둬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저는 그동안 주로 비평가의 위치에 서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실천적 개혁가로 나서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겁니다."

- 만약 서울교육감에 당선된다면 어떤 정책을 펼치고 싶으십니까.
"혁신교육 시즌2입니다. 혁신학교 중심의 혁신교육을 계승하고 또 그것을 뛰어넘는 교육 시대정신을 대중들에게 알리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혁신교육 시즌1은 혁신학교, 무상급식, 학생인권조례였습니다. 저는 이 셋을 전부 계승할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학교 안에서 교사와 학생의 자발성과 주체성, 창조성, 역동성을 살려내는 일입니다. 학교를 교육 행정적 지시에 따라 운영하기보다는 보다 창의적으로 교육을 해보려는 교사들의 집단 노력과 학생들의 새로운 자발성을 드러낼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서울에 혁신학교가 약 60여 곳이 있지만 성과적이라는 평가는 못 받고 있습니다. 경기도 혁신교육에 비해 서울형 혁신학교는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지적인데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서울시내 혁신학교는 모두 67개교입니다. 문용린 교육감 이후 단 하나도 추가 승인하지 않았기 때문에 숫자에 아무런 변화가 없습니다. 문용린 교육감은 예산지원을 중단함으로써 혁신교육을 무력화 시켰습니다. 그러나 학교 현장의 역동성은 살려야 합니다. 혁신학교의 역동성을 살려야 교육에 역동성이 생기는 겁니다. 그런데 문 교육감은 이것을 죽였습니다."

- 조 교수께서 판단하시는 혁신교육의 상은 어떤 것입니까.
"서울에 있는 특수목적고등학교, 그러니까 과학고·예고·체고·마이스터고 빼고 외고만 서울에 6개가 있습니다. 자립형 사립고등학교는 27개입니다. 27개 중 2개가 일반고로 전환해 25개가 있는데요. 문제는 이같은 특목고나 자사고 때문에 일반고 슬럼화 현상이 일어난다는 점입니다. 슬럼화 된 일반고를 살리는 교육을 해야 합니다. 특목고나 자사고 같은 특권교육에 맞서 일반고의 슬럼화를 막고 일정 정도는 대학입시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교육개혁의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일반고의 슬럼화를 막고 교육개혁을 이루는 방법은 어떤 게 있을까요?
"저는 교사와 학생의 자발성만으로도 일반고의 슬럼화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특목고가 독특한 자기 역할을 확보했다고 평가받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지금 서울에 자사고가 15%나 됩니다. 이 가운데 혁신학교는 완전히 샌드위치처럼 돼 있습니다.

제가 서울교육감이 된다면 자사고나 특목고가 특권 학교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정책도 마련할 것입니다. 외고도 입시특권고가 아니라 외국어 전문고등학교로. 원래 자기 목적대로 돌아가야 합니다. 언어를 기반으로 외교분야를 특화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외고에 이과반을 편성해 운영하는 것은 제지해야 합니다."

- 현재와 같은 교육현실에서 자사고나 특목고만 재조정한다고 혁신교육이 활성화 될까요?
"현재의 입시경쟁시스템을 전반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체제 개편이 필요합니다. 통합 국립대학과 준국립-준사립 대학의 확대, 대학체제의 네트워크 재편 같은 안이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서울교육감 권한 밖의 일입니다. 그러나 민교협에서 꾸준히 교육개혁운동을 해온 사회운동가로서 판단할 때 지금과 같은 과도한 경쟁시스템은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960~1970년대 한국의 고도 성장기에 도입됐던 아주 후진적 차원의 경쟁방식은 이제 폐기해야 합니다. 국민소득 2만5천 달러 시대에 이렇게 미친 경쟁을 할 이유가 없습니다."

-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좋은 삶이 무엇입니까. 입시전쟁에서 승자가 돼도 루저가 되는 게 한국적 현실입니다. 우리 자녀들이 입시전쟁을 하는 이유는 사회적 경쟁에서 루저가 되지 않기 위한 몸부림입니다. 제 자식도 외고를 졸업했습니다. 좋은 대학을 가고, 그렇게 친구들과 경쟁해서 승자가 됐다고 칩시다. 좋은 대학을 졸업해도 취직이 안 돼요. 비정규직을 전전합니다. 설사 좋은 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에 취직한 친구가 있다고 칩시다. 금세 사오정이 됩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평생을 전쟁같이 살면서 경쟁하는 겁니다. 이것이 행복한 삶일까요? 좋은 삶일까요? 저는 전혀 행복하지 않고 또 좋은 삶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미친 경쟁 위주의 교육제도를 전면적으로 바꿔야 합니다. 아이들과 교사들이 행복으로 넘실대는 교육을 해도 됩니다. 우리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합니까."

"미친 경쟁 위주의 교육제도 전면적으로 바꿔야"

6.4 서울시교육감 선거를 위한 진보진영 후보경선에 출마한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는 "미친 경쟁 위주의 교육제도를 전면적으로 바꿔야 한다"며 "아이들과 교사들이 행복으로 넘실대는 교육현장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6.4 서울시교육감 선거를 위한 진보진영 후보경선에 출마한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는 "미친 경쟁 위주의 교육제도를 전면적으로 바꿔야 한다"며 "아이들과 교사들이 행복으로 넘실대는 교육현장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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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실은 끊임없이 냉혹한 경쟁만 부추기는 사회입니다. 과연 조 후보께서 꿈꾸시는 행복한 교실은 현실로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저는 우리 사회의 불평등한 경쟁구조의 평등한 재편이 요구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입시전쟁은 매우 무모하고 천박한 후진국 형태의 산물입니다. 이같은 문제의식을 공론의 장으로 끌고 나오면 아마 대개의 학부모님들이 고개를 끄덕이고 동의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학부모거든요. 이런 미친 교육이 계속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모님보다는 경쟁을 완화하고 아이들과 교사들이 만족할 수 있는 교육에 대해 함께 의논해보자 하면 공감할 분들이 훨씬 많다고 생각합니다."

- 얼마 전 국회에서 선행학습 금지법이 통과됐습니다. 공교육 규제는 있지만 학원규제가 없어 효과적이지 않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요. 조 후보께서는 이 법에 어떤 입장이십니까.
"후진적 교육경쟁 시스템을 그대로 두고 선행학습만 금지한다고 해서 만연한 교육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요? 미친 경쟁교육의 부작용을 전 국민이 체험하고 있는 가운데 뭔가 규제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정부가 내린 조치지요. 그러나, 기존의 경쟁체제를 그대로 둔 채 선행학습만 금지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될까요?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선행학습을 하지 않아도 되는 선진국적 교육개혁의 전환이 필요한 겁니다. 이제 우리는 대학평준화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프랑스식 통합국립대학안 같은 걸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 조 교수께서 그토록 강조한 행복한 학교는 가능할까요? 믿기 어려워하는 학부모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솔직히 제가 나서서 모든 입시부담을 줄여주는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주겠다고 하는 것은 헛공약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지금 너무나 왜곡된 시스템에서 고통 받고 살고 있습니다. 각자는 모두 합리적으로 경쟁한다지만 다들 너무 고통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이걸 해소하기 위해서는 1차적으로 공교육 개혁을 통해 바꿔줘야 합니다. 공교육은 그저 면허증을 따는 교육기관이고 승부는 사교육에서 본다면 그것은 잘못된 교육입니다. 공교육내실화를 꾀해야 하고 사교육 입시수요도 일정하게 방과후 과정에서 협동조합 형태로 흡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또 지역공동체의 많은 자원들과 연게해 지역과 학교를 연결하고 제도적으로 특권교육이 돼 있는 자사고나 특목고 정책에 대한 획기적 전환을 꾀한다면 그래도 뭔가 해볼만한 교육현장으로 바뀌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6.4 서울시교육감 선거를 위한 진보진영 후보경선에 출마한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는 "2년6개월간 민교협 의장으로 충남 삼성고등학교와 영훈 국제중학교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며 비평가의 위치에 서 있었는데 이제는 실천적 개혁가로 나서겠다"고 출마의 변을 설명했다.
 6.4 서울시교육감 선거를 위한 진보진영 후보경선에 출마한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는 "2년6개월간 민교협 의장으로 충남 삼성고등학교와 영훈 국제중학교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며 비평가의 위치에 서 있었는데 이제는 실천적 개혁가로 나서겠다"고 출마의 변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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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 안의 왕따 자살 여전히 심각합니다. 어떤 제도적 대책이 있을까요? 
"학교폭력은 과잉경쟁이 빚은 것입니다. 경쟁 때문에 학생과 학생 사이에 적대적 관계가 형성됩니다. 대개 학생들의 내면성을 파괴하지요. 이런 악순환의 구조를 거시적으로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저는 학생들의 정신건강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어른들도 이 거친 폭력적 경쟁사회에서 정신건강을 유지하기 어려운데 아이들은 오죽하겠습니까.

축구하면서 협동을 배우고, 육체적 에너지를 통해 발산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반폭력 평화교육을 해야 합니다. 우리는 폭력에 둔감한 사회입니다. 개패듯 팬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폭력에 대한 경각심이 교육돼야 합니다. 때리는 행위 자체가 반사회적이고 반도덕적이고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행위로 돼야 합니다."

- 어떻게 인권친화적 교권을 마련할 수 있습니까.
"문제행위의 범위가 정해지고 예고된 투명한 처벌도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최고의 징벌수단이 다른 학교로 전학 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요새는 조금만 아이를 잘못 다루면 즉각 학부모들이 학교로 출동합니다. 따라서 학생과 교사, 학부모까지 합의할 수 있는 명확하게 정의된, 인권이 존중된 훈육수단과 교권수단이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마을이 중요하고 마을이 학교교육 안으로 들어오는 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마을 지역공동체가 결합되면 학교현장의 교육 생태계가 꽤 협력적 관계로 변화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태그:#조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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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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